첫 직장생활을 시작한지 1년 반의 시간이 지나갑니다. 고등학교, 대학 시절 나름의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직장 생활이었지만, 매일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에서 ‘직장생활은 어떤 마음으로 해야하는 것 일까?’ 질문이 수시로 떠올랐습니다. 이전에 대학으로 놀러온 직장에 먼저 간 선배들의 지친 얼굴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답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계속되는 야근에, 출장에 직장 구하며 품었던 마음, 생명력, 소명은 잃어갔고 몸과 마음은 지쳐 체념하게 됬습니다. 그 때 때마침 기청아에 ‘직업과 소명’ 강의 소식이 있어 반가운 마음에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첫 강의에서는 ‘나름의 부푼 꿈’을 해체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꿈, 비전, 소명’이란 단어가 내 안에 어떻게 이해되고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저에게는 꿈, 비전, 소명이 장래희망과 결부된 ‘어떤 직장’으로 이해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소명은 ‘어떤 직장’이 아닌 ‘하나님의 현존을 누리며 있는 상태’에 가까웠습니다. 내 기준이 중심이 되어 ‘소명이다, 소명이 아니다’를 구분했던 생각을 돌아보았습니다.
두번째 강의에서는 ‘그럼 어떤 직업과 직장을 선택해야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첫 강의에서 소명을 재정의하니, ‘직업’과 ‘소명’을 조금은 떼어서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오히려 직장이란 구조를 객관적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강의에서 직장의 선택 기준을 ‘나’ 중심이 아닌 돈을 주는 ‘너’에 맞춰 생각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직장을 선택해야하는지는 ‘너(고객)’를 확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직업과 소명’이 만나는 지점은 정성을 다하여 만나고 싶은 고객에 달린 것 입니다.
저는 토양 조사하는 업체에서 일하고 있는데, 생각해보았을 때 저의 고객은 공공기관 직원, 넓게는 국민, 더 넓게는 환경이었습니다. 고객을 중심으로 보니 직장에 대해 이전보다 명확하게 보게 되었습니다. 일하면서 막연하게 당장 처리해야 할 일을 하게되면 목표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일이 끝나면 멍해지고 허무감과 공허함이 밀려오는 경험을 했었습니다. 목표-얼, 정신을 차리게 하는 힘은 하는 일이 ‘누구를 위해 하는 것인지’ 명확하게 하는 것이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성실히, 정직하게, 전문성을 키워 일 하는 것-섬겨 가는 것이 바로 소명을 이루는 직장 생활이란 걸 마음에 담았습니다.
세번째 강의는 보다 더 구체적으로 나아갔습니다. 기업 운영을 재무제표를 통해 살펴보는 시간 가졌습니다. ‘질’을 올리거나 ‘양’을 늘리거나 하는 것이 기업 이윤과 직결되었습니다. 한정된 자원에서는 양보다는 질을 올리는 것에 기업 운영의 건강성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기업 안에서 연봉의 격차가 공정한가 의문도 있었습니다. 아무리 정성을 다해 일해도 허무해지는 지점은 부조리한 구조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의 길을 정직하게 걸어가야겠지요!
지금까지의 강의를 돌아보니 ‘돈 벌이’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얼마를 벌어야 만족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강의 때 1인당 GDP로 가정의 재정 규모를 그려봤습니다. 혼인하게 되면 2배, 아이낳으면 3배, 4배 계속해서 1인당 필요한 돈으로 배로 늘어가는 과정을 보았습니다. 한국의 평균을 따라가는건 엄청나게 벅찬 일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그저 돈을 더 많이 버는 직장을 찾아 다니는 사람들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불안을 조장하는 사회는 생기없는 노동을 ‘하게 하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합니다.
그렇다면 어쩌면 생기있는 직장 생활은 ‘소비하는 생활양식’에 달려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홀로 바꿔가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세번째 강의에서 재무제표를 통해 배웠듯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상황은 부동산, 가구, 가전, 놀이, 식품 등 소비 고객(판매량)이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는 개체화를 부축입니다. 사회는 욕망을 조장하고, 불안은 배가됩니다. 여기에서 성경의 지혜를 갖고, 함께 살면 욕망과 소비하는 생활양식은 크게 바뀌게됩니다. 그런 변화 속 자신의 삶에 만족이 있을 때 고객(다른 생명)을 만나는 노동(품)도 기꺼이 넓어지겠지요. 돈을 쓰게하는 너(지출)는 돈을 벌게하는 너(수입)와 함께 가는 거였습니다.
이제 3번째 강의를 지나갑니다. 강의를 통해서 새롭게 알아가는 것이 유익합니다. ‘가니까 가는’ 체념하는 직장 생활이 아니라, 마음을 지키고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하는 직장생활을 새롭게 만나가고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현존, 소명을 이루는 시간입니다. 공부하면서 깨닫고 삶으로 들이는 과정이 곧, 소명을 이루는 삶임을 깨닫습니다. 어느새 직장 생활에 대해 체념하고 머무르고 싶은 마음 훌훌 털어내고, 어떤 마음으로 직장 생활을 해갈지 고민하는 저를 보게 됩니다. 함께하는 공부를 통해 정성껏 고민하며 이후 강의도 들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