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p.186)
균형이 깨진 틈새
저희 집에는 오래된 빨래대가 있습니다.
가끔 청바지같이 무거운 빨래를 균형감 없이 널어 무너질 때 딸아이는 갖다 버리라고 성화지만
대개는 많은 빨래도 다 커버합니다.
이 빨래대는 양쪽을 이어주는 받침대가 없습니다.
하나 새로 사는데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고
사실 버리려고 접어놓았다가도 굳이 버리지 않는 것은 그것이 내게 미묘한 균형의 힘을 상기시키기 때문입니다.
이쪽저쪽 균형있게 빨래를 널기만 하면 아무리 청바지를 산더미같이 널어도 넘어지지 않습니다.
빨래대가 무너질 때는 제가 감각 없이 좌우 균형을 무시했을 때뿐이지요.
사람들이 이러니저러니 나에 관련된 시비를 하게 될 때는
내가 먼저 뭔가 생각에 휘둘리고 갈팡질팡할 때입니다.
내뜻이 분명할 땐 다른 사람들도 어찌하지 못합니다.
몸.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균형이 깨진 틈새에서 병이나 감정적인 반응이 오기 시작합니다.
첫댓글 적절한 비유로 쉽게 풀어낸 글이네 가슴깊~이 공감됩니다
휘둘리고 갈팡질팡하는 마음을 다잡는데, 내 뜻이 분명하면 좋겠지만... 마음다짐 의지로 어쩌지 못하는 신체반응들이 많기도 합니다. 신체반응에서 시작해 마음다짐까지 이어지는 방법은 어떤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