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의 대학생들이 레포트를 위해 가장 많이 찾는 사이트는 무엇일까? 바로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http://www.wikipedia.org)이다. 이들이 이제는 한술 더 떠서 2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 제공하는 정보의 양을 단 5년만에 앞지르는 기염을 토했다. 과연 위키피디아가 무엇이길래 사람들이 이렇게 열광하는 것일까?
Web 2.0 시대의 새로운 생각, 위키피디아
위키피디아는 하와이어로 ‘빨리 빨리’를 뜻하는 단어 ‘wiki wiki’와 백과사전 ‘encyclopedia’의 합성어이다. 2001년 처음 문을 연 위키피디아 홈페이지는 현재 250개 언어, 700만여개 이상의 백과사전 항목을 서비스 중에 있다. 이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영어판 위키피디아에 실린 항목은 무려 170만 가지나 된다. 현재 한국에서는 위키백과라는 이름으로 약 3만7천여 개 항목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누구나 정보를 작성할 수 있다는 것. 한 사람이 정보를 게시하면 다른 사람들이 잘못된 정보 등에 대해서 자유롭게 고치는 이른바 ‘집단 지성’의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위키피디아는 이런 ‘개방, 공유, 참여’라는 특징으로 웹 2.0을 가장 잘 구현하고 있다는 평을 받아 왔다.
위키피디아, 과연 믿을 수 있는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기여하고 얻어가는 위키피디아에도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바로 신뢰성 문제가 그것이다. 일례로 <Essjay>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면서 위키피디아 편집에 활발히 참여해 온 한 종교전문 칼럼니스트가 신학대학교 종교학 교수라는 그의 주장과 달리 24살의 대학 중퇴생임이 밝혀진 것을 들 수 있겠다.
또 다른 문제는 익명성을 이용해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나 거짓 정보를 의도적으로 유포하는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예로 위키피디아에서 전혀 의외의 인물을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범으로 묘사하는 게시물이 올라온 해프닝이 있기도 했다.
포기하기엔 너무나 신선하다.
그러나 위키피디아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이 문제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네이처>지에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과 위키피디아를 비교분석 한 결과 위키피디아는 항목당의 부정확한 진술이 평균 4개인데 반해, 브리태니커는 3개라고 발표했다. 이 결과를 가지고 브리태니커는 위키피디아의 오류가 심각하다고 공격했지만, 오히려 오류 수정에 있어서는 불가능할지도 모를 브리태니커에 비해 위키피디아의 수정 속도가 더욱 빠르다는 것은 위키피디아의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재미있는 점은 위키피디아가 일반 신문보다 더욱 자세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점이다. 지난 4월에 발생한 버지니아 공대의 참사 사건에 대해서 위키피디아는 어느 다른 매체보다 자세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자극적인 보도를 통해 경쟁에만 신경을 썼던 타 언론들과 달리 그들은 희생자 32명에 대해서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는 의미로 사진 등을 공개하지 않는 등의 배려도 하고 있었다.
위키피디아의 공동개발자 지미 웨일스와 래리 생어는 현재의 위키피디아에 대해서 신뢰와 불신이라는 극단적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더 타임스>에서의 인터뷰에서 지미 웨일스는 “위키피디아의 신뢰성은 날로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고, 래리 생어는 “위키피디아는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이 파괴되어 버렸다”고 주장했다. 또한 래리 생어는 위키피디아를 나가서 독자적으로 시티즌디엄(citizendium.com)이라는 홈페이지를 새로 개설했다. 실명 사용과 전문가들의 승인을 거쳐서 자료를 최종으로 올리는 형식이다. 위키피디아의 미래는 이제 어떻게 될 것 인가. 이들의 차후 행보가 주목된다.
손일영 기자 silkyguy.hgu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