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부터 오로지 전자 악기들만을 사용하는 댄스음악 레코드판들이 점차 인기를 얻게 되었다. 이같은 경향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져, 이 시대 전세계의 나이트클럽들(=클럽)은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lectronic dance music: EDM)을 정규적으로 틀고 있다. 이제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은 너무도 대중적이어서, 이 장르만을 방송하는 라디오 방송국들 및 TV 채널들도 존재할 정도이다.
* 역자 설명 :
오늘날의 전자음악(일렉트로닉 뮤직)에 있어서,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은 가장 주류적 음악이자 대명사와도 같은 위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이 별도의 게시물들을 통해 상세하게 다뤘다.
(동영상) 매년 여름에 진행되는 '일렉트릭 데이지 카니발'(Electric Daisy Carnival)은 북미 최대 규모의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페스티발이다. 이 동영상은 라스베가스에서 진행된 2011년 제15주년 행사를 홍보하기 위한 트레일러 동영상이다.
(동영상) 한국 최대의 일렉트로닉 뮤직 축제였던 '울트라뮤직페스티발 코리아'. '울트라뮤직페스티발'은 미국 마이애미에서 시작되어 올해로 15주년을 맞이한다. 한국에서는 2012년 8월 잠실에서 아시아 최초로 개최됐으며, 이틀 동안 총 8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 행사는 2013년에도 6월14일부터 양일간 잠실 주경기장, 보조경기장, 주차장 공간을 모두 활용하여 개최될 예정이다. 금년 행사에도 2012년 세계DJ순위 1위를 차지한 아민 반 뷰렌(Armin Van Buuren)을 비롯한 세계적인 DJ들이 초청될 예정이다.
5.2. 그 밖의 진전들
1990년대부터 쌍방향(interactive) 컴퓨터의 지원을 받아 연주를 하는 방식이 가능하게 되었다. 다음은 그 중 한 사례에 관한 묘사이다.
멜로디(음정)에 대한 실시간 자동 화음 구성 시스템(Automated Harmonization of Melody in Real Time): [베네수엘라 출신] 플류티스트이자 작곡가인 페드로 에우스타체(Pedro Eustache: 1959~ )와 공동으로 개발한 쌍방향 컴퓨터 시스템으로서, 멜로디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그에 대해 화음을 수반시키는 체계이다. 에우스타체가 고안해낸 기발한 화음화 체계에 기반하여, 소프트웨어가 이어지는 음계들의 선율적 함수를 분석하여, 그와 동시에 선율에 대한 오케스트라적 화음을 연주해준다. 에우스타체는 원래 이 소프트웨어를 '야마하'(Yamaha) 사에서 개발한 윈드 콘트롤러(Wind controller: [역주] 관악기 방식으로 연주하는 신디사이저)인 '야마하 WX7'(Yamaha WX7) 기종을 위해 설계했고, 1999년 3월 캘리포니아 주의 얼바인(Irvine)에서 초연된 자신의 작품 <테텔레스타이>(Tetelestai: 다 이루었도다)에서 사용했다.(주112)
또 다른 발전에는 파리의 '이르캄'(IRCAM: 음악·음향 연구센터) 소장을 역임하고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미디어랩'(Media Laboratory) 창립 교수인 토드 매코버(Tod Machover: 1953~ )가 하이퍼 첼로(hypercello)를 위해 작곡한 <비긴 어게인 어게인>(Begin Again Again: 계속해서 다시 시작하라)이 있다. 하이퍼 첼로는 새롭게 개발된 장비로서, 전통적인 첼로와 더불어 첼리스트의 움직임을 물리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센서들을 설치한 쌍방향 시스템이다.
(사진) 첼리스트 요요마(Yo-Yo Ma, 馬友友)가 1991년 8월 14일 하이퍼 첼로를 사용하여 토드 매코버의 <비긴 어게인 어게인>을 초연하는 모습.
맥스 매튜스(Max Mathews: 1926~2011)는 '컨덕터'(Conductor: 지휘자)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미리 입력된 전자 악보를 연주하면서 그 박자나 강약, 그리고 음색을 실시간으로 조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모톤 서보트닉(Morton Subotnick: 1933~ )은 쌍방향 장비를 통한 콘서트를 녹음한 멀티미디어 CD 앨범 <나의 모든 벌새들은 알리바이를 갖고 있다>(All My Hummingbirds Have Alibis)를 발매했다.
근년에 이르면 컴퓨터 기술이 더욱 더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었고, 음악 생산 기술과 상호작용 할 수 있는 음악 소프트웨어(music software)도 더욱 진화됐다. 그에 따라 이제는 음악 연주의 전통적인 방식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수단들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주113) 예를 들어 노트북 컴퓨터(laptop: 랩탑)를 악기 삼아 연주하는 '랩트로니카'(Laptronica)(주114)라든지, 즉흥적으로 상호작용적 프로그래밍 작업이 가능한 '라이브 코딩'(live coding)(주115) 같은 방식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노트북 컴퓨터를 이용하든, 신디사이저나 여타 장비들을 사용하든 상관없이, 일렉트로닉 뮤직을 라이브로 공연하는 모든 활동을 '라이브 피에이'(Live PA 혹은 LivePA)라고 부르고 있다.
지난 10여년 사이에, 수많은 소프트웨어에 기반한 가상현실 스튜디오 환경들도 출현했다. 스웨덴 기업 '프로펠러헤드 소프트웨어'(Propellerhead Software) 사가 2000년 12월에 출시한 프로그램 '리즌'(Reason)이나 독일 기업 '에이블톤'(Ableton) 사가 2001년 10월에 최초로 출시했던 '에이블톤 라이브'(Ableton Live) 같은 프로그램은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주116)
(사진)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윈도우즈 7'(Windows 7) 상에서 가동시킨 '리즌 4'(Reason 4) 프로그램의 작업용 화면들. 실제의 장비와 유사한 느낌을 주어 편의성을 극대화시켰다.
이러한 수단들은 하드웨어들에 기반을 둔 전통적인 스튜디오들을 보다 실용적이고 비용 면에서도 저렴한 방식으로 대체할 수 있게 해주었다. 또한 마이크로 프로세서(microprocessor) 기술의 발전에 힘 입어, 이제 노프북 컴퓨터 1대보다 조금 큰 정도의 장비만 사용하고도 고음질의 음악 창작과 녹음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러한 발전은 음악 창작 행위를 민주화시켜,(주117) 가정에서 제작된 일렉트로닉 뮤직이 인터넷을 통해 일반 대중들에게 전파되는 일을 급속도로 팽창시켰다.
오늘날의 아티스트들은 소프트웨어화된 신디사이저나 이펙트 모듈들, 그리고 다양한 작곡용 장비들을 [컴퓨터 속에 내장형으로] 개인적으로 갖춘 상태에서 자신들의 창작활동이나 연주활동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과거 오로지 스튜디오에서만 사용되던 장비들이 이제는 가상현실 속에서 매우 용이하게 설치되고 소유될 수 있게 되었다.
일부 소프트웨어들은 그러한 목적에 맞춰 보다 인기를 얻으면서 출시됐다. 그러한 제품들 중 상업적인 제품으로는 디지털 음향신호 실시간 편집기인 '맥스/엠에스피'(Max/Msp), 아티스트가 자신만의 악기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듈러 소프트웨어인 '리액터'(Reaktor) 같은 장비가 있다. 그리고 '오픈 소스'(open source: 무료배포) 형태로 공개된 소프트웨어들로는 사운드 편집기인 'C 사운드'(Csound), 컴퓨터 음악용 비주얼 프로그래밍 언어(visual programming language: VPL)인 '퓨어 데이타'(Pure Data), 프로그래밍 언어인 '슈퍼 콜라이더'(SuperCollider)나 '척 케이'(ChucK) 등이 있다.
(주113) Emmerson, Simon (2007), Living Electronic Music, Aldershot (Hants.), Burlington (VT): Ashgate, pp.111~113.
(주114) Emmerson, Simon (2007), 앞의 책, pp.80~81.
(주115) Emmerson, Simon (2007), 앞의 책, p.115.; Collins, Nick (2003), "Generative Music and Laptop Performance", Contemporary Music Review22 (4): pp.67~79.
(주117) Chadabe, Joel (2004), "Electronic Music and Life", Organised Sound9 (1): 3–6, pp.5~6.
(동영상) 라이브 DJ가 컴퓨터 상에서 '무랩 5'(MuLab 5)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음악을 변용시켜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컴퓨터 모니터 화면.
(동영상) 자신의 집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라이브 PA 세팅으로 음악을 연주해나가는 DJ의 모습.
(동영상) 디제이 숏컷(DJ Shortkut)이 '페스탁스 스핀 DJ 콘트롤러'(Vestax Spin DJ controller)와 '알고리딤'(Algoriddim) 사의 '디자이 포'(djay 4)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스크래칭을 하는 모습. 스크래치 기법은 과거에 DJ들이 LP 디스크용 턴테이블을 이용해 플레이하던 것에서 유래했지만, LP 레코드판과 턴테이블이 사라진 시대가 되면서, '스핀 DJ 콘트롤러'가 새로운 입력 방식의 신디사이저로 진화하면서 그 자리를 대체했다.
'서킷 벤딩'(Circuit bending: 회로 변용)이란 전자 장비들 속의 회로나 기판을 창의적으로 변형시켜 일종의 특별 주문제작 제품처럼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저전압 건전지 이용하는 기타 이펙터(guitar effects)나 아동용 장난감, 혹은 소형 디지털 신디사이저 같은 장비들에 적용되며, 음악적으로나 시각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악기나 음향 장비를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다.
세킷 벤딩의 테크닉은 자연발생적 특성과 우연성을 강조하는 특성을 지니며, 오늘날 많은 수의 뮤지션들이나 음악 그룹들이 '벤트'(bent: 변용된) 악기들을 이용하여 실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노이즈 뮤직'(noise music: 소음 음악) 부문에서 가장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테크닉이다.
서킷 벤딩을 하는 방식은 일반적으로 어떤 기계를 분해한 후, 그 안에 회로를 변용시켜주기 위한 스위치나 가변저항기(potentiometer: 포텐셔미터) 같은 부속품을 추가로 장착하는 방식이 채택된다. 많은 수의 실험적 뮤지션들에게 있어서, 아날로그 신디사이저에 대한 관심을 다시금 복원하는 일이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아날로그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저비용의 해법이 되었다.
오늘날에는 '아타리 펑크 콘솔'(Atari Punk Console: APC)이나 '덥 사이렌'(Dub Siren) 같은 노이즈 발생기에서 그러한 회로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유명한 장난감인 '스픽 앤 스펠'(Speak & Spells)은 서킷 변용을 아동용으로 단순하게 적용시킨 것인데, 서킷 벤더들은 종종 이 장난감을 또 다시 변용시켜 사용하기도 한다.
20세기가 기타리스트나 아이돌, 그리고 거물 뮤지션들과 같은 '플레이어'(player) 영웅들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DJ로 상징되는 '에디터'(editor) 중개인들의 시대이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21세기는 DJ라는 존재들을 매개로 하는 전방위적 대중적 공유의 시대이다.
오늘날의 일렉트로닉 음악은 바로 그러한 패러다임 대변혁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바로 그것이 '크메르의 세계'가 <21세기 대중음악 사전>의 편집과 발행에 착수한 이유이기도 하다.
'플레이어의 시대'에서 '에디터의 시대'로의 전환은 '크메르의 세계'가 추구하는 학문적 이념인 '정보가공 예술학'(the Art of Information)의 이상과 정확히 일치한다.
하나의 지식이나 정보를 알게 되는 것은 작은 것을 아는 일이다. 하지만 어떠한 종류의 지식이나 정보를 대할지라도, 그것을 총체적으로 조망하고 적절하게 해석하여 보다 포괄적인 세계관 속에 안착시키는 일은 보다 커다란 과제이며, 그것이 바로 21세기 학문이 지향할 목표이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크메르의 세계'가 주로 다루는 주제인 '동남아시아' 역시, 우리의 학문활동에 있어서 단지 여러 소재들(stuffs) 중 하나일 뿐이다. 소재들은 언제나 변화할 수 있으며, 하나의 소재는 또 다른 소재와 연관된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그것을 '바라보는 자'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통합되고 있는 바, 주어진 지식의 단편들을 "어떤 방식으로" 통합할 것인가는 '바라보는 자'의 몫이자 '공부하는 자'에게 던져진 영원한 화두일 것이다.
따라서 독자들이 이러한 시각을 이해해주길 바라면서도, 앞으로 추가적인 여러 항목들이 공개될 때마다 기분좋은 가벼움으로 즐겨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