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50...
머리엔 서리가 흐드적 내려앉기 시작한지 오래고
마트에서 간장이라도 사려면 안경을 벗어 이마에 붙여야하는
그런 나이가 어느 절에 되었다.
초등학교 4학년 초여름
난 공연차 유관순기념관을 처음 가게 되었고
교정 잔디밭에 삼삼오오 앉아있는 여고생 언니들의 모습에
난 홀딱 반해버려 엄마한테 물었다.
“엄마, 나 이 학교 다니고 싶어."
엄마는 공부를 열심히 하면 다닐 수 있다고 하셨는데
난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았지만
운 좋게, 사람들이 말하는 뺑뺑이로 이화에 당당히(?)
들어오게 되었다.
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
그 당시 여러 시련을 겪고 있던 나는
이화가 준 또 다른 선물 내 친구들이 있었고
그 친구들이 묵묵히 아무 조건 없이 나를 이끌어 주었기에
난 지금도 '이화인'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요즘 행복하다.
내 친구들에게 따뜻한 밥과 차를 살 수 있어서...
내 친구들 또한 행복해 한다.
그런 나를 볼 수 있음에...
그리고 난 또 행복하다.
33년 전 버스 안 라디오에서
고등학교배정 발표를 듣고 뛸 듯이 기뻤던
그 시절로 돌아 갈 수 있어서...
졸업 30주년!
벌써 우린 그런 나이가 되었다.
5월 16일, 다시 한번 이화가 준 선물들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아마도 그 선물들은 열아홉의 나를 지금의 나와
우리들을 아무조건 없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첫댓글 ㅎㅎㅎ 서서히 타오르고 오래토록 식지 않는 너의 성격을 알고있지…
은경아 ~^^
나두 너를 알게되어 많이 좋타
우울했던 고등학교시절과 친구들과의 행복했던 시절이 함께 하지만
친구야~
늘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