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예보에 23일(토)에 비가 온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새벽에 비 그치고 20도나 되는 따뜻!화창!한 날이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2주만에 얼굴 뵈서 반가웠어요^^ 오로라와 해바라기는 못 오셨네요. 다음에 뵈요~~
아침에 평상에 모여서 그동안 지낸 이야기 나누고, '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를 비름의 발제로 공감하면서 살짝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했습니다. 살리 밭을 쭉 둘러보고 개인 밭을 정하기로 했었는데, 사과는 오늘 빨리 가셔야해서 개인 밭을 먼저 뽑으셨고 사과의 밭부터 둘러보기 했습니다. 많은 생명들이 겨울을 이겨내고 자라고 있었어요. 광대나물, 봄까치꽃(큰개불알풀), 별꽃, 돌나물, 클로버, 냉이, 부추, 쪽파, 당근, 치커리, 배추꽃, 달래, 밀, 딸기, 로즈마리, 레몬밤, 박하, 앵두나무 등이 정말 신기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선배님들께서 그동안 밭을 잘 가꾸어 주셔서 건강한 흙과 생명들을 볼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먼저 공동밭에 감자를 심었습니다. 싹이 난 일반 감자와 수미감자를 잘라서 재를 묻혀 심었어요~ 여럿이 하니까 금방 끝났습니다. 아이들이 감자에 재를 묻히고 심는데 큰 몫을 했습니다^^
그리고 기대 가득한 개인 밭을 정하기 위해 뽑기를 했습니다!
저는 살리학숙 밭 이웃인 2번 밭을 뽑았어요~ 각자 밭을 확인하고 애정을 듬뿍 담아서 밭모양을 다듬고 정리하였습니다. 그리고 보원님이 엄청 많이 가져오신 데이지를 살리정원에 심었어요.
시간가는 줄 모르고 밭을 보고 있다가 아이들이 배가 고파서 어서 모여서 점심을 먹었어요. 열심히 움직이고 밥을 먹으니 어찌나 밥맛이 좋던지요! 각자 가져온 반찬을 나눠먹는 맛도 일품이었습니다^^
점심 먹고 비름이 가져오신 씨앗 나눔을 했어요. 귀한 씨앗을 나눠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엄나무가 '텃밭 달력 농사 일지' 읽고 써보는 것을 추천해주셨고, 모눈 종이에 밭을 그려보면 구체적으로 어떤 간격으로 어떤 작물을 심을지 생각할 수 있어서 씨앗과 모종을 사는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주셨습니다.
각자 밭에 퇴비 주고 마무리되는 대로 인사하고 헤어졌습니다.
저는 밭에 자라고 있던 쪽파와 달래를 가져와서 쪽파무침, 달래된장국 끓여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음 4월 6일에는 11시에 시농제가 있다고 합니다. 9시에 모여서 간단한 삶 나누기 하고, 개인 밭에 씨뿌리실 분은 씨 뿌리기 한 후 시농제에 참여해요~ 4월에 뵐게요!
* 각자 밭 사진 찍은거 올려서 소개 한번 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제가 뽑은 2번밭에 밀과 딸기가 자라고 있어요. 딸기꽃이 폈던데 곧 딸기가 열릴거예요~ 보시는 분 누구나 얼른 따서 드세요^^
*** 윤슬, 두부가 카톡에 올려주신 사진도 같이 올립니다~
첫댓글 토끼~ 따뜻하고 정성스러운 글 고마워요^^
저는 밭에 가면 우선 밭 산책부터 해요. 이밭저밭, 이풀저풀, 요즘은 이꽃저꽃 작은 꽃이 많아 꼭 쪼그려 앉아 보게 되요, 한참을. 어떤 기분인지 아시죠^^
오늘은 밭에서 어제 꽃밭에 같이 심은 생생한 데이지 앞에 앉아 있었어요.ㅎ
밭을 둘러보니 이미 농부님이 다녀간 곳도 있더라구요.
정성 쏟은 살리밭이 또 얼마나 이뻐질지 기대가 됩니다!
토끼님께서 올려주신 글을 보니 처음 텃밭에 가며 들떴던 마음이 되살아나요. 감사합니다!
텃밭에서 노란 배추꽃과 줄기, 개불알꽃을 그 자리에서 먹어보고 박하와 로즈마리를 손으로 한껏 쓰다듬고 숨을 크게 마신 경험이 어색하면서도 신기하고 황홀했어요.
엄나무 선생님이 불러주신 씨감자 노래도 가사가 재밌어서 곱씹게 되고, 아이들이 박하 잎을 코에 넣거나 열심히 감자 단면에 나무 재를 바르던 모습은 너무 사랑스러워서 자꾸 눈에 밟힙니다. 점심 때 각자 가져온 반찬을 나눠먹은 것도 무척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벌써부터 다음 모임이 너무 기다려집니다!
토끼 후기 나눔 감사합니다. 토요일 하루 있었던 일들이 하나하나 기억이 되살아나네요:) 여러 이름 모르던 풀꽃들의 이름을 배우게 되어 좋았습니다. 이름을 알고나니 세상에 없던 것이 떡하고 제 세상에 발을 들인 것 같아요. 새로운 관계가 생겼구나 싶기도 했어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상상할 때 떠올릴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서 풍성해진 것도 같고, 앞으로 내가 이 밭의 풀꽃들이 잎을 내고 꽃을 피워올리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커다란 설레임과 기쁨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밭에 무얼 심을지 고민하고 '이걸 심을거야'하고 가족들에게 말하는 일들도 너무 행복해서 이 느낌도 공유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