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산 임 상빈 평론-
-미술평론가 신 항섭-
그는 기존의 준법에 얽매이지 않는다.
다만 어떻게 하면 자연이 가지고 있는 형태적인 아름다움과 그 정취를
남김없이 전할 것인가에 충실하고자 한다.
그의 작품은 크게 두 가지 형식으로 나뉜다. 하나는 농묵을 위주로 하는
대담한 운필과 속도감 넘치는 문인화풍의 작업이요,
다른 하나는 섬세하면서도 서정성을 추구하는 설경 중심의 작업이다.
이 두 가지 형식은 모두 실경산수의 범주에 드는 것이다.
그럼에도 두가지 형식은 서로 이질적이다. 이는 기법의 차이와 함께
재료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일반적으로 설경은 눈이 내린 후의 고적한 이미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반해
그의 설경은 폭설이 내리는 듯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다.
눈 내리는 정경이 그처럼 실감나게 표현될 수 있는 것은 묘사기법에만 기인하는 것이 아니다.
수묵산수화가 분명한데도 그는 설경작업에서 특이하게도 캔버스를 사용한
다. 물론 캔버스는 한지와 호분을 섞어 만드는 바탕작업을 떠받치기 위해
필요로 한다. 즉 견고한지지판 으로서의 역할 에 그치는 것이다.
아무튼 캔버스 위에 오톨도톨한 질감의 바탕작업을 한 뒤 그 위에 흙으로 만든 천연
채색과 수묵을 사용하여 그린다. 그 바탕작업이 눈의 이미지와 딱 맞아 떨
어지는 것이다. 그의 설경은 눈의 무게를 느끼게 할 정도로 실제적이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그 속에 자신이 들어가 있는 듯 한 착각에 사로잡힌
다. 포근하고 아늑하다는 느낌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눈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마저 일어난다. 그리고 그의 설경을 보고 있노라면 박
목월의 '이별의 노래' 의 한 구절을 연상케 하듯이 서정적이다. "산촌에 눈
이 쌓인 어느 날 밤에 촛불을 밝혀두고 홀로 울리라" 는 구절이 나타내고
있는 서정적인 이미지가 그의 그림 속에 녹아 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그의 설경은 산촌의 눈 내리는 날의 정서를 가장 적절히 표현하
고 있다.'동강' 의 깊고 깊은 비경을 하나의 전설처럼 들려주고 있다고 할
까. 그의 설경은 그처럼 깊고 깊게 이 시대의 전설을 만들어가고 있다...
-미술평론가 신 항섭 글 중에서-
첫댓글 묵산 임상빈 작가는 중국 북경 아트엑스포와 청도 비엔날레 초대 작가로 출국 하셨습니다.
10월 7일 이나 8일 귀국 예정입니다.
많이 기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