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성인 4위 서짓골 안장지 성역화 기념사
Ⅰ
1866 병인년의 대 박해 시 보령 충청수영의 갈매못 해변에서 치명하신 성인 다섯 분 중, 황석두 루카 성인의 유해는 그분의 가족들에 의하여 부여군 홍산면 삽티 산골에 수습 안장되었고, 당시 제5대 조선 교구장이셨던 안토니오 다블뤼 치명성인 주교와, 선교사 루카 위앵 및 베드로 오매트르 치명성인 사제들과, 평신도 지도자 장주기 요셉 치명성인의 유해는 여기 서짓골에 안장되었습니다.
Ⅱ
이 서짓골에 숨어 살던 이화만 바오로와 그 가족 및 인근 신자들이, 갈매못 해변에서부터 낡은 삯배로 험난한 항해를 거쳐 웅천 완장 포구에 이르러 산길을 넘어 12일간의 비장한 운송 여정으로, 안토니오 다블뤼 성인 등 4위의 유해를 여기 안장하였습니다. 그 신자들의 신심어린 고초로써 4위 치명성인 유해의 안식처가 여기 16년 동안 비밀리에 보존 되었다가, 교회의 조처에 의하여 1882년 그 유골 일부가 발굴 수습되어 여러 과정 후에 서울에 모셔져 순교의 증거로 공경 받고 있습니다만, 여기 서짓골은 그 순교성인들의 육신이 진토 되어 이 마을의 흙이 되어 있습니다.
Ⅲ
그간의 교회 여건상 본 안장지를 성역화 하지 못하던 차에, 금번 이시우 시장님을 비롯한 보령시 당국의 고매한 조처에 의하여 경건한 성역으로 조성하게 됨을, 하느님께 찬미 올리며 보령시에 뜨거운 마음으로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이러한 서짓골 성역화의 거룩한 업적은 보령 시민들의 영예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위대한 순교자들의 고결한 넋을 이 땅 보령 지역에 길이 보전하여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며, 그들의 기도로써 이곳은 하느님 은총의 땅이 될 것입니다.
Ⅳ
우리 천주교 신앙인들은 여기 찾아와서, 진토 된 성인들의 위대한 순교신앙을 가슴에 담을 것이며, 특별히 비장한 여정으로 성인들을 안장하여 드린 서짓골 신자들 또한 끝내 치명한 사실을, 믿음의 후예로서 영원한 감동으로 간직할 것입니다. 그 용감한 믿음의 신자들로 인하여 여기 보령 지역은 영예로운 땅이 되었고 더불어 그들의 위대한 신앙은 온 세상을 복음의 광채로 채울 만합니다.
Ⅴ
이곳 성역화를 기념하여, 하부내포 지역의‘서짓골’이 천주교회의 주요 성지임을 천주교 대전 교구장으로서 만방에 선포하며, 보령시장님과 보령 시민들에게 거듭 깊은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천주강생 2013년 10월 31일
천주교 대전교구장 유흥식 라자로 주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