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함께 해 주신 김지은, 김윤정, 김현경, 문은희, 박진선, 유선희, 이인미, 정미형, 조윤미, 한문순, 홍혜경선생님 만나서 참 반가웠습니다. 오늘은 저의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잘 들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저도 서울사람이었는데, 이제 농촌에서 지낸 지 10년정도 되다보니 도시분들 시선에 맞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좀 애를 써야 하게 되네요. 혹시 제가 정보를 다 전달하지 않아 이해되지 않은 부분이 있으시다면, 편하게 질문해 주세요. 제가 아는 한 혹은 찾을 수 있는 한 답을 하겠습니다.
농업과 기후위기 이야기를 할 때, 참 많은 생각이 들어요. 지금 현실은 우리 농사 현장이 에너지를 사용하는 구조거든요. 사람이 떠나간 자리를 기계들이 대신하고 있으니까요. 규모가 없으면 농업인(농사로 생계를 이어가는 분들)이 되기 더 어렵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농사짓는 사람들이 늘어나길 바래요. 자연환경에 가까이 있다보면 배우는 것이 참 많거든요. 또 특별한 노력없이 하늘에서 주는 선물도 많고요.
오늘 미쳐 이야기 하지 못한, 제가 농사지으면서 배웠던 마음 2가지를 소개할께요.
2015년도에 W시의 땅이 골프장업자에게 넘어가는 일이 있었어요. 그 부지 인근의 땅을 갖고 있던 주민들은 환호했지만, 인근에서 친환경 농사짓는 분들은 좌절했었지요. 골프장을 유기하는 분들을 보면, 대부분 농약을 사용하니까요. 그 땅이 산지였는데, 나무도 베어내야 하고, 윗쪽땅과 물이 오염되면, 당연히 그 아랫쪽도 쉽게 오염되니 친환경농사를 짓기 어려운 것이지요. 이 사안에 대한 표결이 있던 날 저도 반대 주민들과 함께 시의회에 있었어요. 굳이 비밀투표를 했고, 찬성표가 앞도적으로 많아 친환경농민분들은 좌절하셨었지요. 그런데, 어떤 분이 항의하는 주민들을 향해 "골프장 손님한테 고사리나 팔지 말아라~" 하더라고요. 너무 화가나서 한바탕 싸우고 싶었지만, 저의 행동이 농민들에게 해가 될까 아무것도 못하고 돌아왔었어요. 그리고 우리 밭에서 괭이질을 하면서 그 분노를 쏟아냈지요. "우리 밭에 있는 풀한포기도 당신들에게 주지 않을꺼다! 무릅꿇고 빌어도 안줄꺼다!"하면서요. 그런데 그 때 누가 제게 말을 걸더라고요. 아주 따뜻하게요.
"희정아~ 넌 인태가 어떤 환경에서 자라면 좋겠어요?"
"당연히 좋은 환경에서지. 사랑많고, 평화롭고."
"그런데 넌 지금 뭐 하고 있어? 수 많은 생명이 자라고 있는 이곳에서~"
그제서야 제 눈에 주변에 있는 작물들이 들어왔어요. 제 분노의 에너지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고요. 제가 저를 돌아보게 하는 귀한 시간이었지요. 농민으로 사는게 부당하다고 느낄 때마다 "밥 한끼"를 나누는 이야기들이 나오는지. "밥은 하늘입니다! 하늘을 혼자 못가지듯이 밥은 서로서로 나누어 먹습니다!라는 노래가 왜 있는 것인지 되집어 보게 되었어요.
두더지와 싸운일이 있었어요. 고추를 심었는데, 자라는 모습이 너무 비정상적인거예요. 이상하다 왜이러지 하면서 살피다가 두더지 굴을 보게 되었지요.두더지굴을 따라가다보니 고추뿌리 바로 아래에 긴 굴을 파서 고추들이 다 들려있는거예요. 당연히 잘 자랄 수가 없는거지요. 땅을 밟아 굴을 무너뜨리고, 그 때부터 어떻게 하면 두더지를 잡을 수 있을까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이내 마음을 접었지요. 신랑이 "얘들이 여기 아니면 어디가겠어?" 라는 이야기부터 시작해 "어쩌면 얘들이 우리보다 여기에 더 먼저 살기 시작했을지도 모르는데, 여기가 우리땅이니 다 없애야돼라는 생각을 갖는게 맞을까?" 라는 생각들을 이야기 하더라고요. 그렇지요. 저도 땅을 빌려서 필요한 양식을 얻어내는 것이지 제것이라 할 수는 없으니까요. 또 제 이익을 위해서 살고있는 애들에게 다 떠나버리라고 하는 것도 그렇고요. 그렇지 않아도 제 손길이 닿으면서 그들의 터전이 망가져버릴 수도 있는데, 더 욕심내면 안되겠다!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하지만, 저도 농사를 지어야 하니 두더지가 굴을 파면, 저는 그 땅을 밟아서 굴을 없애는 정도의 갈등상태를 유지했었지요. 어느 날 보니, 두더지들이 굴을 깊게 파서 제 작물에 큰 영향을 안주더라고요. 가끔은 두더지굴로 뱀이 들어가서 적절히 수를 조절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덕분에 미약하지만, 저는 그들과 적정거리를 유지하며 땅을 공유하는 것을 배웠지요.
덕분에 일중독 처럼 재미없게 땅만 보고 일을 하던 제가, 밭에 가면, 허리를 펴서 하늘도 보고, 찾아오는 새들소리도 듣고, 햇살도 바람도 즐기고, 그곳에 살고있는 다양한 생명들과 인사하며 "같이 살아 좋다!"라는 풍성한 마음을 갖게 되었지요.
그래서 농사 지어보세요~라는 말을 오늘은 강조해서 하고 싶었는데, 서두에 힘들다는 이야기만 했던 것 같네요. 나누지 못한 이야기들이 아쉬워서 이렇게 글로 남겨봅니다.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마지막으로 오늘 함께 보고싶었던 영상 링크 걸어 두겠습니다.
잡식가족의 딜레마
https://youtu.be/onwh-5m7a64
쓰레기 없이 장보기
https://youtu.be/pKT9Fka18Cc
첫댓글 들을 얘기가 많겠다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모르는 경험이 많았을 테고요. 이런 경험을 여기에 계속 올려주면 고맙겠어요. 같이 생각해 볼 수 있으니까요. 기후변화 공부하면서 알게 되지만 우리가 사실 같이 알고 고민하고 풀어가야할 일을 모르고 있어 이 사단이 났단 생각이 들거든요. 공부 모임이 끝나도 말이죠. 희정씨만 괜찮다면.
아~ 네 선생님! 틈틈히 공유할께요~
우선은 제 블로그를 공유할께요~ 요즘에는 글을 잘 못쓰고 있지만, 틈틈히 쓸 글들이 있어요~
물론 그 때생각과 지금은 달라진 것들도 있겠지만요~ ^^;;;;
https://similre.tistory.com/entry/%EC%A7%80%EC%97%AD%EC%97%90%EC%84%9C-%EC%B9%9C%ED%99%98%EA%B2%BD%EB%86%8D%EC%82%B0%EB%AC%BC-%EA%B5%AC%EC%9E%85%EC%9D%B4-%EB%8D%94-%EC%96%B4%EB%A0%B5%EA%B5%AC%EB%82%98?category=872762?category=872762
사람만 잘 먹고 잘 살아야 하는 것 아니고 모든 생명있는 피조물이 잘 살아야 하고 환경도 건강해야 하는 것이 하나님 뜻인데 사람 중심이어서 문제가 생긴 것임을!!
현**라는 농구인이 한자리에서 소고기 10인분을 먹으면서 소를 사랑한다고 하더라구요. 광우병이 한창인 때 영국에 있었지요. 그런데 방목하는 스코트랜드에서는 소에게 병이 없었지요. 공장식 사육의 문제예요. 장마에 소를 잃은 분들이 "자식같이 길렀는데.."하는 말에 한심했어요. 자식도 잡아먹나요?
그러게요. ㅠㅠ 전 반대질문들을 하다가 정신이 번쩍들때가 많아요~ㅠㅠ 예를 들어"내 이웃을 내 몸과같이 사랑하라~" 는 말에 "내가 나는 사랑하나??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해 이웃도 사랑못하나???" 뭐 이러면서요~~^^;;;;
(전에 김희정 선생님과 통화하면서도 이야기했지만) local food에 대한 고민, 계속됩니다. 계속~~~~
네~ 고민을 많이 해야지요~~^^
어제 나눈 이야기에서 농사짓는 분들 이야기 아버지 관련해서 생각되요. 오리친환경 농사지을 때 엄마가 마을사람들이 아빠 미쳤다 얘기한다 전했거든요. 남들처럼 농사짓지 않는다고요. 농사현장에서 사람이 없으니 기계를 쓰는데 그 기계도 사람이 조립하고 쓰는거잖아요. 제가 25살지나 늙은 아버지가 30분도 넘게 여기저기 옮겨가며 기계조립을 힘겹게 하시고 밭을 갈았어요. 기계가 굉장한 '수'가 아니더라고요. 제가 없었음 아마 한시간은 조립하셨을지도요. 무겁고 혼자하기 힘든 농사일이었지요. 그런데도 농사지을까 하는 제게 "농사만으론 먹고살기 힘들어" 하셨고요. 농민농촌의 현실을 제 경험과 연결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사람이 비중상 지구의 5%인데 지구의 30%를 소비한다는 동영상내용도 계속 생각해봅니다. 비중으로 따질 수 없을만큼 인간이 책임져야할 위기앞에 있는 거잖아요. 내가 이렇게 살면서, 위기구조를 살피며, 저의 욕망에 대해서는 우울해하지 않게 되었어요. '아! 내가 이 정도로 바라고 있는게 많았구나!' 그게 악하다는 판단에 괴롭지만, 그 욕구만을 따르지 않을 수 있다 생각되어요. 이 위기 앞에서 같이 어떻게 살려낼까 집중하게 됩니다. 책이 영상보다(?!) 더 잘 읽히는, 작가의 어린시절과 자기 얘기가 있어서 읽기 좋은 책이에요. 알트에서 구입해 같이 읽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래요. 2015년도에 사회적경제에 대한 수업을 들으면서 "조작된 욕구"를 처음 인식했어요. 우리가 갖고싶었던 많은 것들이 실제 원했던 것보다 "광고의 힘"인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물건이야기 소비편을 보게되면 그것에 대해 자세하게 나와요. ^^
@김희정농부 마음을 전달하지 못하면 물건으로 허전함을 표현하지요.그러면서 소비하게 되고, 광고에 말려들지요.
@문은희 또 누군가는 자신의 욕구를 채우려고 소비하기도 하지요. 마치 유명 연예인이 사용하는 화장품을 하면 같은 피부를 갖지 않을까? 같은 패션을 하면, 똑같이 예뻐지지는 않을까, 등등...모든 어린이들이 공주,왕자가 되는걸 원하지 않을텐데, :"공주님, 왕자님"불러주며 그렇게 꾸며주는 것으로 만족하기도 하고요~ 그게 내 욕구인지, 남의 욕구인지, 구분도 안되게 현란한 광고들이 만들어지고요~ 그래서 마케팅에서 심리학자를 고용해 마케팅한다고 하더라고요~~
@김희정농부 실제의 욕구는 소비로 채울 수 없는건데 세상에서 물건으로 채우게끔 하는거죠. 내가 무엇을 바라는지, 내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 사람인지 집중하기 어려웠어요. 소비로 채워나가지 못하는게 실패가 아닐까 하는 내 안에 들어와 있는 가치들 때문에요. '실패'라는 말을 쓸만큼 소비와 성공에 대해 바랐구나 하는 마음을 인정했어요. 세상에서 내가 바랐던게 소비와 성공이였구나 생각되니, 이제 다른 길도 보여요.
@지은 김 와~ 멋지십니다! ^^
@김희정농부 결국 자신의 마음이 비어있어서 광고에 넘어가는 거지요. 그럴 수록 부풀려져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거구요. 돌림병으로 술집에 가지 못하고, 놀러다니고 여행 가지 못한다니 우울증 걸린다는 것도 같은 현상이지요. 한가위에 부모님 만나러 가지 말라는데 여행을 간다니! 우리가 모두 헛것에 홀려살고 있지요.
충격의 연속입니다. 얼마나 무신경하게 살았는지 놀라고 있어요. 쓰레기없이 장보기를 보다 냉장고없이 일주일 살기라는 동영상도 보게 되었어요. 미니멀리스트 동영상도 보고. 현재 내가 살림하고 사는 걸 보니 어디서부터 손을 봐야할지 대략난감하다 장보기를 최대한 늦춰보기로 했습니다. 냉장고와 냉동고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파악하고 집에 무슨 물건들이 왜 있고 진짜 필요한 것이었는지를 되묻고 이 참에 정리할 건 해봐야겠어요. 광고를 봐서 욕구가 생성되기도 하지만 마음이 허해서 이리저리 쇼핑을 할 때가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건강한 마음을 만드는 것이 기후위기와도 연결되어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 스테인레스 도시락통을 사려다가 찬장을 정리해보니 그 비슷한 것이 있기에 구매를 포기했습니다. 내 삶의 방식이 조금씩 바뀌는 기후위기공부, 좋습니다.
알맹이만 구매하려면 수서역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로 갈아탈 때 상추, 고구마, 호박잎 등등을 파는 분들께 사면 군더더기 없이 살 수 있음을 알았어요. 장바구니는 매번 들고 다니니 검은 봉다리에 담지 않아도 되더라구요. 모든 걸 그리 살 수는 없지만 하나라도 바꿀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려합니다.
와~~ 바로 빈성하고 실천까지 훌륭하십니다!!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