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부쟁이의 전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옛날 가난한 대장장이에게 많은 자식이 있었는데 그 아내는 알수 없는 병에 걸려서 죽고 말았다.
그래서 맏딸이 엄마를 대신하게 되어서 매일 쑥을 뜯어서 가족을 돌보았다.
동네 사람들은 대장장이 딸이 쑥을 뜯는다해서 쑥부쟁이라고 불렀다.
<하략>
그저께 도동 서원 은행나무를 보러 갔다가
서원 지붕 위에 핀 쑥부쟁이를 보자...
김소월의 <초혼>이 생각났다.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그리고 또 연상되는 것은
유행가 가사였다.
살아서는 갖지 못하는
그런 이름 하나 때문에
그리운 맘 눈물 속에
난 띄워 보낼 뿐이죠.
장윤정이가 불렀던 <초혼>이라는 노래다.
우리 전통 장례 예식에서
사람이 죽으면 평소 입던 옷을 가지고 지붕 위에 올라가 아무 날 몇 시에 누가 죽었다고
복(復)! 복! 복!을 세 번 외친다.
그것이 초혼 의식이다.
은행나무 단풍이 보고 싶어서 급하게 달려간
도동 서원의 기와 지붕 끝에 핀 쑥부쟁이를 보는 순간
난 '초혼' 떠 올랐고..그 생각은 집에 돌아와 잠자리에 누워서도 좀체 떠나질 않았다.
지붕 위에 올라가 죽은 사람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망자의 옷가지를 흔들고 있는 어떤 애통함이 떠 올랐다.
**
소년 김소월은 이웃집 3살 많은 연상의 누나를 좋아했다.
처음엔 누나였지만 둘은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김소월의 할아버지는 김소월이 14살 되는 해
집안에서 정혼한 여인에게 장가를 보냈고..소월의 첫사랑 연인은 소월이 19살 되는해
22살의 젊은 나이로 요절하고 말았는데...
그때의 심정을 읊은 것이 이 <초혼>이라고 들었던 기억이 있다.
소월 역시...33<?> 하여간 서른 초반에 아편 중독으로 자살하고 말았는데...
이런 저런 잡다한 기억들이 겹쳐서 쑥부쟁이에게서' 초혼'이 연상되었다.
첫댓글 이름의 유래도 슬프고 안스럽고...
오늘 자유님이 떠 올린 느낌들도 쓸쓸하고 좀 서글프고...
다음에 보면 더 예쁜 눈으로 바라보아 줘야 겠습니다.쑥부쟁이...
은행나무 대신에 양산군자 쑥부쟁이를 담으셨습니다.
좋은글 수고하신 작품 잘 감상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