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문화학교의 인문학기행으로 다산생가와 실학박물관이 있는 남양주에 다녀왔습니다. 도서관소식지를 통해 알게되어 저희 보라매독서동아리 회원 4명이
함께하는 이번 강좌는 8회에 걸쳐 진행됩니다.
우리는 소풍이라도 가는양 도시락까지 싸서 즐겁게 버스에 올랐어요. 한강을 따라 쭉
올라가면서 200년전의 실학자들과 영 정조의 꿈을 다시 생각 해 봤어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백성의삶은 이루 말 할수 없는 지경이었으나
성리학자들은 위신과 위계질서만을 내세우며 당쟁으로 치열히 싸우며 자신들의 자리보존만을 위해 더욱 부패하고 착취만을 일삼았지요. 이에 합리주의
사고와 실사구시의 실학으로 백성중심의 농업 상업 천문 지리로 새세상을 꿈꾸었던 조선의 르네상스는 정조의 이른 죽음으로 끝나버리는 안타까움이
있었죠.
어느새 정약용선생님의 생가에 도착해서 내리니 "여유당"이라 직접 지으신 소박한 집 마당에 섰어요. 항상 조심하는 마음으로 백성을
살피고 함께 하고자 한 선생의 마음이 느껴져 숙연해 졌어요.
생가의 뒷언덕엔 그 분의 무덤이 한강을 바라보며 큰소나무의 호위를 받고 조용히
있었어요. 소나무의 깊은 향기가 퍼지듯 무심히 강이 흐르는게 보였어요. 인간중심 백성중심의 생각에 오늘까지도 편치 않으실것 같더군요.
생가 앞쪽의 실학박물관은 책에서 봤던 실학자들과 그들의 저술이 함께 잘 정리되어 있고, 어린이도 쉽게 알도록 영상자료도 있었어요.
많은 전시물들 중에 다산의 유배 13년째 결혼 25년째에 부인이 결혼식때 입었던 붉은 여섯 폭 치마를 보내니, 이것을 서첩 네 책을
만들어 두 아들에게 주고, 나머지로 작은 족자를 만들어 어린딸의 결혼선물로 보냅니다. 여기에 딸에게 준 "매화쌍조도"족자가 있었어요.
유배생활로 딸의 성장도 지켜보지 못한 아버지의 마음이 아주 작은 두마리의 새와 겨울의 시련을 견딘 매화가지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소박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려져 있어요.
매화에는 다산의 선비로써의 향기가 서려 있는듯 하고, 두마리의 작은 새는 딸과 사위를 바라보는
다산의 눈길과 마음이 세세한 붓터치로 표현돠어 있습니다. 화가로서의 완성도 보다는 그분의 당시 마음이 절절하게 와 닿았어요.
입구에
청백리 기획전까지 보고 나오니 실학박물관 뒷뜰에서 도시락 펼치고 먹는 점심은 그야말로 꿀맛이었어요. 과실수들이 쭉 심어져 있었는데 오디가
주렁주렁 하나씩 따서 맛도 보고, 돗자리에 누워 하늘을 보니 200년전 이들의 고민과 꿈이 있었기에 오늘에 우리들이 살고 있는 것이구나
우리는 어떤 연결성과 정체성으로 후대에 비칠까 생각하게 되었어요.
함께 한 도서관 인문학기행팀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사진을 보니 새록새록 그날의 행복했던 기운이 다시 전해지네요.
첫댓글 글 읽고 도서관 기행 안 가신 분들 너무 후회하실 것 깉아요... 부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