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남았다 등 뒤 모랫벌 가득 발자국은 모두 내게서 떠난 이들의 방향으로 찍혔다 다 피해 갔으나 나는 나를 피할 수는 없다 끝이다 노란 구명튜브 하나로 저 바다를 건널 수는 없다 남은 것은 우산 하나 아무리 지붕이 넓다 할지라도 천지간에 나 하나 가릴 수가 없구나 우리는 하나라고 말해왔지만 뭍과 바다처럼 너는 너고 나는 나인 시간이 왔다 이윽고 밤이 오리라 먼 등대가 불을 켜겠다 끝은 끝이므로 다시 시작점이다 돌아가 떠난 그대들을 향해 불 하나 밝히겠다
첫댓글 ※ 복효근
1991년 계간 [시와시학]으로 등단했다.
지난 6월 ‘디카 시집’ [허수아비는 허수아비다]를 출간해 주목받았다.
현재 전북 남원시 대강중에서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