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우리 집도 두란노 이야기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
며칠 전 '가인과 아벨'의 이야기를 읽고 아빠가 예찬이에게 질문을 했다.
아빠 : 아담과 하와에게서 태어난 아들은 누가 있지?
예찬 : 가인과 아벨요.
아빠 : 그 다음 아들이 또 있는데?
예찬 : 셋이요.
여기까지는 참 좋았다. 아빠는 만족해하며 이번에는 응용 문제를 냈다.
아빠 : 예찬아, 그럼 셋의 형은 누굴까?
예찬 :넷?
바로 튀어나온 예찬이의 엉뚱한 답변에 우리 식구는 웃음보를 터뜨렸다.
셋 다음에는 넷. - 뭐, 이정도는 4살 예서 수준의 답변이다.
그때까지도 예찬이는 식구들이 웃는 이유는 이해 못하고 있었다.
예찬이를 위해 아빠가 다시 질문을 했다.
아빠 : 가인과 아벨의 동생은 누구지?
예찬 : 셋!
아빠 : 그럼 셋은 가인과 아벨에게 뭐지?
예찬 : 동생.
아빠 : 그럼, 셋의 형은 누구지?
성경을 읽고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져보면 가끔 생각지도 못한 엉뚱한 대답이 튀어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읽은 성경 내용이나 질문 자체를 이해 못해서 엉뚱한 답을 하는 경우도 있고
그냥 아이다운 기발함 때문에 특별한 답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아니, 이것도 모른단말이야 하면서 화를 낼 수도 있지만
학교에서 시험보는 것도 아니고,
누구랑 경쟁하는 것도 아니기에 그냥 식구들끼리 '와르르' 한 바탕 웃고 지나간다.
그런 경우들을 기록해 두면 두고 두고 재미있으련만,
그것도 열심과 부지런함이 있어야 가능한 일.
나는 맨날 '그 때 무슨 일로 웃었지? 예찬이가 뭐라고 말해서 우리를 웃겼지?'
흐릿한 기억만 더듬는다.
우리 아이들은 성경 읽기를 마친 후 아빠의 질문 시간을 좋아한다.
아빠가 읽어주시는 내용을 주의 해서 들었다면 쉽게 대답할 수 있는 내용들을 주로 질문하고
칭찬을 듬뿍해주기 때문이다.
4살 예서에게 던지는 질문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조건 '예'라고만 대답하면 되는 것들이었다.
예를 들자면
오늘 읽은 성경 이야기의 제목은 '가인과 아벨'이 맞습니까?
예서는 우렁차게 '예'라고 대답하고
온 가족은 박수로 환호하며 정답을 말한 예서를 칭찬해 준다.
사실 예서는 문제의 뜻도 이해 못하는 것 같은데 마냥 자신감에 차서
'아빠, 예서 또! 예서 또!" 를 외친다.
"아니, 질문은 하나만 하는 거야. 내일 또 질문할 테니, 내일도 잘 들어야 해."
예서는 최근에 말문이 트이면서 답변도 '예' 이상을 하고 싶어한다.
그런 예서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아빠는 또 머리를 짜낸다.
그래서 개발해 낸 것이 다음 방법이다.
'오늘 이야기에서 하나님이 받으시는 제사를 드린 사람은 가인일까 아벨일까?'
눈치 빠른 예서는 두 누나들의 입을 보고,
때로는 귀에다 소곤소곤 들려주는 누나의 말을 듣고 자신있게 답을 외친다.
그 답이 무엇이 되었든, 예서의 어눌한 발음은 그냥 우리 식구 모두에게 기쁨이다.
예서 못지 않게 우리 식구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 또 예찬이다.
단순한 내용 확인 질문에서는 꽤 적중률이 높지만
약간의 학습적인 면이 고려된 응용 문제에서는 여지없이 우리의 엔돌핀을 뽑아내준다.
그럴 때면 무안해진 예찬이는 간혹,
"아~~ 왜 나한테는 맨날 어려운 것만 물어 봐?
나도 예서처럼 쉬운 것 좀 물어 보지~~~"
하며 투정을 부린다. 그 모양도 얼마나 귀여운지....
하는 짓이 아직도 애기다.
"누나들도 예전에는 그랬어.
큰 누나도 작은 누나도 8살 때 그거 몰랐거든. 괜찮아.
예찬이도 13살 되면 다 알게 돼."
그렇게 웃음 한 바탕과 격려 한 움큼으로 매일의 가정예배 시간이 채워져 간다.
첫댓글 넷~ 부분에서 저도 캬르르.. 넘어가게 웃었습니다. ㅋㅋㅋ
저희 아이에게 셋을 설명할때 제가 손가락 3개를 펴보였던걸 생각하면서...
아이들에게 재밌는 성경질문를 저도 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