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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잎미국나팔꽃 |
인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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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식물의 감는 줄기.
왼쪽 감기(sinistral) |
오른쪽 감기(dextral)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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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메꽃 |
마 |
사진 2. 감는 줄기 방향: 왼쪽 감기, 오른쪽 감기(http://en.wikipedia.org).
2) 덩굴손
하늘타리, 왕머루, 호박, 포도 등은 줄기가 변형되어 덩굴손을 만듭니다. 덩굴손은 곧게 뻗어 있다가 물체에 닿으면 용수철처럼 꼬이면서 줄기를 지탱는데, 덩굴손과 줄기를 함께 이용합니다(사진 3).
왕머루 |
호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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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덩굴손.
3) 부착형 줄기
담쟁이덩굴의 덩굴손은 자라면서 점점 끝이 납작한 빨판으로 변합니다. 부착기인 빨판이 건물벽 같은 곳에 붙었을 때, 붙은 줄기를 떼어내면 덩굴손은 끊어지고 빨판만 남아있기도 합니다. 또 송악이나 능소화는 줄기에 잔털처럼 생긴 공기뿌리를 내서 달라붙습니다. 이러한 공기뿌리는 물이나 양분을 빨아들이지는 못하지만 줄기를 지탱시켜 주는 역할을 합니다(사진 4).
한편, 며느리배꼽 줄기의 가시는 지탱식물에 가시를 박고 생장하여, 지탱식물 사이에서 햇빛을 충분히 받으며 광합성을 합니다(사진 5).
담쟁이덩굴 |
송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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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부착형 줄기.
4) 기타
덩굴식물 중에는 다래나 덩굴장미처럼 감는 성질이 약하고 덩굴손이나 빨판이 없어 그냥 물체에 기대기만 하는 특성이 가진 식물도 있습니다.
한편, 엽록소가 없어 광합성을 못하는 덩굴성 기생식물 중에 새삼이라는 식물이 있습니다. 새삼은 줄기가 다른 식물을 감으며 그곳에서 뿌리를 내어 양분을 흡수합니다. 이렇게 새삼의 몸을 지지하며, 양분을 제공하는 지탱 식물은 이중으로 피해를 보는 셈이지요. 광합성을 하지 못하는 새삼의 잎은 퇴화되어 비늘 모양으로 남아 있으며, 열매는 '토사자'라 해서 약으로 사용합니다(사진 5).
며느리배꼽 |
새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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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5. (좌)줄기의 가시: 며느리배꼽, (우)기생 줄기: 새삼
갈등(葛藤)과 덩굴식물의 관계
여러분은 ‘갈등’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갈등'란 개인 또는 여러 집단 사이에서 다른 의견이나 정서로 인해서 서로 충돌하여 대립을 벌일 때 사용하는 것입니다. 갈등이라는 단어는 덩굴식물의 특성에서 유래된 것으로 한자인 칡 갈(葛)과 등나무 등(藤)의 한자가 조합된 것입니다. 칡은 왼쪽으로 덩굴을 감으며 내려가고, 반대로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덩굴을 감으며 내려갑니다. 그러므로 칡과 등나무가 얽히게 되면 아주 풀기 어려운 모습이 되고 또 칡과 등나무는 서로 질기고 자르기도 힘들고 뿌리까지 뽑기도 질긴 나무인지라 질기고 자르기 힘들다는 뜻으로 갈등이란 말이 생긴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갈등에 대해 알았으니 친구와 의견 충돌이 생기면, 즉시 문제를 해결하면 좋겠습니다. 갈등이 쌓인 채 오래되면, 더 이상 해결할 수 없는 깊은 갈등이 될 수도 있지요(사진 6).
칡(왼쪽 감기) |
등나무(오른쪽 감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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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6. 갈등(葛藤): 칡과 등나무.
이웃에 피해를 주는 덩굴식물
여러분은 들에 나갔을 때, 가시박이나 환삼덩굴이 다른 식물을 뒤덮은 모습을 본 적이 있나요(사진 7).
가시박이라라는 이름은 열매 모양이 흰색의 뻣뻣한 가시털로 덮여 있어 붙여졌습니다. 가시박은 고향이 북아메리카인 한해살이풀로 1980년대 우리나라에 오이 등 채소의 접붙이용으로 수입한 외래식물입니다. 가시박의 줄기는 길게 뻗으며 자라는데 줄기 마디에서 나오는 덩굴손으로 주변의 다른 물체를 감고 자랍니다. 줄기에서 어긋나게 달리는 잎은 오각형 모양으로 5~7갈래로 갈라지는데 호박이나 박의 잎처럼 생겼습니다. 그러나 가시박은 생명력이 강하고 번식력이 좋아 강가 주변의 들판이나 비탈진 강변에서 수십미터 높이의 큰 나무까지 뒤덮으며 자라기 때문에 지탱식물이 햇빛을 받을 수 없어 말라 죽게 합니다. 또한 가시박은 타감작용(allelopathy)을 하여, 다른 식물을 죽이는 물질이 분비합니다. 그러므로 가시박은 우리나라의 토종식물을 위협하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식물입니다. 그러므로 2009년 6월, 환경부는 생태계 보호를 위해 가시박을 생태계교란 야생식물로 지정하여 대대적인 퇴치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편, 환삼덩굴은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며, 원기와 잎자루에 밑을 향한 잔 가시가 있어 지탱식물의 줄기에 잘 붙습니다. 생장 속도가 빠른 한해살이풀이므로 주변의 다른 식물을 뒤덮어 피해를 줄 수 있기에 제거작업 대상 식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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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박으로 뒤덮인 전경과 가시박 꽃 |
환삼덩굴이 뒤덮인 모습과 줄기의 가시 |
사진 7. 가시박과 환삼덩굴.
지금까지 우리는 덩굴식물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무더운 여름날이지만 선선한 바람이 부는 저녁 시간에 들길을 걸으며 다양한 덩굴식물의 줄기를 관찰하는 것은 어떨지요.
더 알아보기
들에 나가 다양한 덩굴식물의 감는줄기의 생김새를 살펴봅시다. 같은 종류의 식물이라도 일정한 방향으로 줄기를 감지 않으면, 그 식물이 사는 환경, 주변 식물, 그리고 덩굴식물이 어떠한 관계을 형성하고 있는지 알아봅시다.
※ 이글은 권희정센터장님이 LG사이언스랜드>척척박사연구소> 따끈따끈 과학에 연재한 글의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