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수의식
📮 우주의 비의 :
어느새 저녁이 됐다. 산돌뱅이 영감이 뭔가를 준비하더니 구운 인절미와 향이 짙은 더덕주와 조청 (엿을 묽게 만들어 꿀처럼 만든것), 그리고 말린 쇠고기 포를 가지고 들어왔다. 술잔에 향이 짙은 더덕주를 따라 천천히 음미하며 인절미를 조청에 찍어 먹으니 갑자기 어렸을 때 생각이 가슴 아리게 떠오른다.
밤이 깊었다. 이 우주에 빛나는 보석인 지구란 행성의 여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자 애쓰는 마지막 비의인 '순수의식'을 그냥 비켜 갈 순 없을 터!
"영감님. 수 많은 수행자와 탐구자들의 궁극처가 '순수의식'이라고 봅니다만, 이를 설명하는 교의나 전승이 참 복잡 다단해 헷갈리리게 합니다."
"우리의 여정에서 만나게 되는 많은 관념 중에 '순수의식'이 가장 중요하지. 이것은 불교 유식사상과 힌두사상의 영향을 많이 받아 지나치게 사변적으로 치우쳐 일반인들이 이해 하기에는 무리가 있네. 이를 몇가지로 나눠 압축해 보세.
힌두의 '투리야' - 힌두철학에서 순수 의식은 네번째 의식으로 간주 한다네. 그렇다면 세가지 의식은 무엇 일까?
(1) 깨어있는 상태(states)
(2) 꿈꾸는 상태(states)
(3) 깊은 수면 상태(states)로서
이 세가지는 실제가 아닌 성질이 변화 하므로 '상태(a state)'라고 부르지만 네번째 투리야는 이 세가지 의식이 나오는 근저로서 이들을 초월해 있는 '의식 그 자체'로 지고의 의식이라 한다네."
산돌뱅이가 더덕주 두잔을 원샷으로 연거푸 들이켠다. 아유 아까와라. 좀 천천히 들지. ㅎ
"불교의 '일념의 무념처' - 삼매에 들어 의식은 있되, '너와나' '선과악'이라는 분별심이 일어나기 이전의 투명한 의식을 말하지. 불멸의 느낌이며 아무런 느낌이 없는 것으로 에고인 개체의식의 탄생처이기도 하지."
"사실 이런 사변적 사유는 복잡한 삶을 영위하는 현대인에게 오히려 장애물로 작용하리라 봅니다. 이를 현대적인 용어로 설명할 수는 없을까요?"
📮 근원의 마음자리 :
"좋은 지적일세. 그래서 양자역학을 먼저 공부하는게 많은 도움을 주리라 보여지네. 양자물리학에서는 모든 만물은 고도의 지능을 가진 소립자로 만들어 졌으며 소립자는 '의식 그자체'라고 말한다네."
"소립자의 탄생인 빅뱅으로 거슬러 올라 가면 더 쉽게 이해하리라 봅니다."
"우주만물은 하나의 근원적 초에너지 로부터 생겨 났는데, 빅뱅의 순간은 원자핵보다 작은 우주 씨알로부터 폭발이 일어나 이때 형성된 소립자가 확산돼 우주몸을 만들고 우리의 몸을 이루는 소립자를 만들었지. 소립자들은 고도의 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이의 결합체인 몸의 전체적 의식이 결국 순수 의식이 되는거지."
"순수의식이란 결국 빅뱅 전 우주 씨알의 의식이로군요."
"그렇게 이해하면 쉬울걸세. 소립자는 순수의 초에너지 상태이자 의식체로서 진동을 하는데, 전자에 깃든 순수의식이 세상의 환경과 작용하고 변형되어 개체화된 순수의식이 된다고 봐야겠지. 양자 에너지로 구성돼 있는 자연계의 모든 물질은 순수의식에 바탕한 개별화된 순수 의식이며 이는 진동에 의해 변화하지."
"이를 정리해 볼까요?
우주만물은 빅뱅에 의한 초 에너지 체이자 의식체인 우주 씨알로 부터 탄생한 것인데, 빅뱅에 의해 우주로 확장돼 우주몸을 만들고, 우리들 몸의 소립자 역시 우주의 소립자가 우리의 몸을 이루고 몸의 의식체로 작용하고 있어 이를 '순수의식'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정리하면 되겠습니다."
"암튼 알아서 정리하게. 우리몸의 외형은 감각작용과 인지 작용에 의해 사물을 파악하고 분별하는 기능이 생기는데 이를 일러 에고라고 부르며 에고는 바로 우리몸의 순수의식으로 부터 생겨나네."
"순수의식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실증을 통한 근거만 받아 들이려는 과학자도 이 순수의식의 체험을 하네. 이들만 아니라 인간은 누구나 순수의식 상태를 체험 할 수 있는데, 명상을 통해, 기도를 통해, 만트라를 통해, 일념의 염원을 통해 이 순수의식을 체험할 수 있다네."
"순수의식은 결국 우주 근원이 가지고 있는 의식이자 신의 마음이기도 하죠."
"그렇지. 그러나 신과 근원은 다른 개념 임을 유의해야 하네."
⏰ 바람을 타고 낙엽 한닢이 창문을 선듯 녹크를 하곤 저 멀리 도망가 버렸다. 깨어있는 밤은 만물의 작은 움직임 마저 감각 너머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