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작스럽게 줌으로 해야 했어요
그래도 모처럼 소설이라 편힌게 읽을 쉬 있었어요
구슬:'인생이라는 싸움에서 슬퍼하면 진다'는 베트남 속담처럼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담담하게 그려낸 이야기
구름:
다큐멘터리 같은 글이었다. 자전적 이야기라기엔 너무 많은 베트남 사람들의 이야기가 얽히고 섥혀 있었다.
베트남의 일에서 우리의 한국전쟁을.. 나의 부모와 조부모의 이야기가 오버랩되었다.
양공주, 양민학살, 미쳐버린 사람들, 마침내 살아서 상처를 딛고 살아낸 사람들. .
문장이 유려했다. 그런 한편 부르주아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이아몬드와 금을 챙겨서 나올 수 있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난민도 결국 돈과 권력줄이 있어야 가능했구나 싶고, 현재도 다르지 않다는 사실..
늘보:붉은 진흙이 하얀 카펫으로,
밀려 오는 구더기들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며, 파리들의 노래를 들으며, 관절이 굳어 가며 넘실대는 오물통이 넘나드는 배 안에서 몇 달을 버텼다. 인도네시아 난민 좁은 수용소에서 20명이 깡통을 들고 비를 받는다. 음악이 되는 순간, 영화장면 같이 펼쳐지는 순간들~ 한번도 써먹지 못 한 영어를 배우는 순간, 캐나다에서의 환대의 순간들, 사랑으로 사람이 된다.
말로 다 표현되지 못해도 이해되는
때로는 전부 다 알지 않는 것이 좋은.
캐나다에 도착한 바다에서 15분만에 타고 온 배가 싱크로나이츠를 하는 광경을 겪으며
세상적인 물건에 집착이 없게 되는 경험들.
"머리카락이 긴 사람들만 겁날 게 많다.
머리카락이 없으면 잡아당길 사람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알게 되는 사랑.
알았다면 낳지 않았을 사랑
다섯명의 아이를 각기 다른 배에 태워 살리고자 했던 사랑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아이에게 설탕 심부름을 시키고 문 뒤 렌즈로 아이를 지켜보는 사랑
옴딱지가 가득한 아이에게 자장가를 불러줬던 사랑
그리고 총소리
아이가 달려갔던 길을 따라 달리는 어미의 사랑
그것으로 사는 것이 아닐까.
원뿔모자를 쓴 30년간 펴보지 못한 허리를 가진 연꽃속으로 사라진 삶.
100달러 지폐를 줍기 위해 허리를 굽히는 여전히 펼 수 없는 삶.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삶, 경험을 한 사람들의 내공, 초연함, 이렇게 담담한 투로 응축된 문장으로 써 낼 수 있음이 부럽다. 응축된 아름다운 문장을 해체하게 되고 곱씹게 만든다.
깨비:남편들과 아들들이 등에 무기를 지고 다니는 동안 여인들이 베트남을 짊어지고 있었다 남자들이 정글에서 나와 논두렁을 걸어 다니기 시작한 뒤에도 여자들의 등에는 여전히 소리 나지 않는 베트남의 역사가 얹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