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萬物皆備於我(만물개비어아)
【뜻】: 만물이 모두 나에게 갖추어져 있다. 만물의 이치를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나의 본성에 구비되어 있다는 뜻.
【훈음】: 일만 萬, 만물 物, 다 皆, 갖출 備, 어조사 於, 나 我
【관련어】: 天上天下唯我獨尊(천상천하유아독존)
【출전】: 孟子曰 萬物皆備於我矣 反身而誠 樂莫大焉 强恕而行 求仁莫近焉(『孟子․盡心上4』)
【해석】: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만물이 모두 나에게 갖추어져 있도다. 내 자신을 돌이켜보고 성실하게 하면 즐거움은 그보다 더 큰 것이 없고, 힘써 서(恕)를 실천하면 인(仁)을 구하는데 그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맹자․진심상4』)
【여담】: 여기서 맹자는 “만물이 모두 나에게 갖추어져있다.”고 선언하고, 그 조건으로 성(誠)과 서(恕)를 제시한다. 우주의 원리를 誠으로 인사의 원리를 恕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중용』에는 “誠은 하늘의 도요, 誠하려고 하는 것은 사람의 도다.(誠者 天之道也 誠之者 人之道也)”라는 말이 있다. 우주는 잠시도 쉬지 않고 낳고 낳으며 변화하고 또 변화한다. 이것을 생화(生化)라고 한다. 만물 또한 우주의 원리를 본받아 끊임없이 생화한다. 우주와 만물의 이치에는 생화만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사멸(死滅)이라는 것은 애초부터 없다는 말이다. 이러한 생화의 실체가 誠이기 때문에 성을 실천하면 이보다 더 큰 즐거움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죽음도 즐거움으로 승화된다. 이것이 유교의 종교성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恕는 仁과 관련이 깊다. 『논어』에서 공자는 “인(仁)이 멀리 있다더냐? 내가 인을 하려고 하면 인은 곧 다가온다.(仁遠乎哉 我欲仁 斯仁至矣-<述而7>)”라고 하셨다. 仁은 사람과 사람이 아름답게 어울리기 위한 실천원리라 할 수 있다. 내가 하기 싫은 것을 남에게 시키지 않는 것이 인이다. 그렇게 하려면 먼저 恕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다. 恕란 ‘如+心’ 즉 ‘같은 마음’이다. 상대의 마음을 내 마음과 같게 여기는 것이 恕다. 상대의 마음과 나의 마음이 같은 상태가 되면 상대를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용서(容恕)한다.’라는 말은 恕를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이렇게 인간사회와 우주 만물에 두루 통하는 원리인 誠과 恕가 우리 모두에게 갖추어져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천명한 맹자의 탁견은 우리의 자존감을 한 없이 높여준다. 이 글을 읽을 때마다 석가모니가 이 세상에 나와 처음으로 외쳤다는 ‘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는 말이 오버랩 된다.
그림 . 초서체(連綿草)-창작 그림 . 자욱 <두통첩肚痛帖>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