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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홍성부(40기) 이민희(40기), 김영수 지도교수(10기) 조종문(40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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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한 양복과 중후한 목소리 서강합창단의 옛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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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장발머리 선배들의 추억이 서린 MC(Music Camp)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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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맞추고 마음을 맞추다
세상은 눈앞이 핑핑 돌도록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발 빠르게 움직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느라 사람들은 몸과 마음을 앓는다. 대학생이라고 예외일까. 치기와 낭만으로 서투름을 용서받던 시대 대신, 능력과 경쟁이라는 냉혹한 잣대에 내던져진 대학생들이 더 가엾은 요즘이다. 시간을 들여 마음을 쏟고, 마음을 다해 한 곳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그리워질 때, 오래된 포도주처럼 깊은 매력을 가진 이들을 만났다. 바로 서강합창단이다.
서강과 함께 자라난 큰 나무 서강합창단은 ‘고색창연’하다. 1969년에 문을 열었으니 어느새 38세, 불혹의 나이를 앞두고 있다. 그야말로 서강대와 함께 자라난 동아리. 랩도 아니고 댄스도 아닌 합창이라니, 좋게 말하면 고전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고루하다는 인상을 가지는 이도 있을 터. 그러나 합창은 사람들의 목소리와 마음이 만나는 아름다운 예술이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합창단의 노래에서 위안을 얻고 감동을 얻는다. 합창이 가진 변함없는 매력과 의미를 믿는 이들이 모인 서강합창단은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곰삭은 젓갈처럼, 참나무통에서 잘 익은 와인처럼 그윽한 매력을 가진 동아리다. 40년 전 노래를 하던 이들과 2006년에 노래를 하는 서강인들이 만나 어우러지는 곳, 변화와 함께 전통의 가치를 지켜가고 있는 곳이 바로 서강합창단이다.
서강합창단의 창단기념행사가 있는 날, 동문회관 스티븐홀에서는 만찬 준비가 한창이었다. 무대 한쪽에 있는 피아노를 둘러싸고 오늘의 행사를 빛낼 재학생들의 중창 연습이 한창. 시간이 되자 식장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의 면면이 심상치 않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 신사부터 두 아이와 함께 들어서는 젊은 부부, 아직 학생 티가 채 가시지 않은 사회초년생까지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은 다 모인 듯 싶었다. 스무 살 청년과 환갑을 맞은 노인이 세대와 세월의 차이를 넘어 한데 어우러지는 모습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 “합창단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노래’라는 공통의 언어가 있기 때문에 졸업생들이 다시 이 곳을 찾아왔을 때도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가 있어요. 그것도 여러 사람이 함께 해야 하는 합창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요.” 지도교수이자 합창단 10기인 김영수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서강합창단의 매력을 이렇게 말한다. 세월의 변화보다 무서운 것이 세대 간의 차이라지만 서강합창단에서는 세대 차라는 말은 의미가 없다. 가곡을 주로 부르던 선배들과는 달리 요즘 단원들은 시그널뮤직, CM송 등에도 도전하고 있다는 것이 차이랄까, 노래와 음악을 사랑하는 푸릇푸릇한 열정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 것이다.
더 큰 조화를 위해 나를 낮추며 “어떤 선배님은 저희 아버지보다도 연세가 많으세요. 처음에는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서 서먹서먹했지만, 이제는 속내도 털어놓을 수 있는 사이가 됐어요.” 반주를 하고 있는 이진(경영 05, 40기)이 씽긋 웃으며 말한다. 공연 연습이 시작됐다는 소식이 들리면, 간식거리를 사들고 찾아오는 ‘얼굴 모르는’ 동문들의 열정에 감동했다고. “보기 좋고 화려한 동아리도 많아요. 하지만 이렇게 많은 서강인을 만날 수 있는 곳은 합창단 밖에 없다고 확신해요. 선배님께 노래도 배우지만,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배우게 됩니다.” 단장을 맡고 있는 홍성부(화공생명 05, 40기)가 말한다.
서강합창단이 이렇게 자리를 잡게 되기까지는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다. 1998년에 전체 동문이 예술의 전당에서 창단 30주년 공연을 한 것이 대표적인데, 아마추어 합창단이 예술의 전당에 선다는 것만으로도 그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음악적으로 성숙했을 뿐만 아니라, 서로간의 유대감도 더욱 단단해지는 기회였다. 그 후 동문들의 단독공연도 열렸는데, 요즘은 서강대 근처에 작은 연습실을 얻어 매주 토요일마다 연습을 할 정도. 선배들의 열정이 이러한데, 재학생들이 뒤질 수는 없을 터. 합창단은 MT 대신 MC(Music Camp)를 가고, 새내기 환영회와 송별회에도 노래가 빠지지 않는다. 눈빛만 마주치면 노래를 하는 이들은 그 속에서 중요한 것을 배운다.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내려면 무엇보다도 서로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는 것.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노력하는 제 자신을 발견한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어요. 노래를 하고 사람을 만날 때, 또 행사를 치를 때 뭐든 진심으로 대하는 법을 배웠다고나 할까요?” 이민희(경영 05, 40기)의 말 속에서 지난 1년 동안 부쩍 자란 마음의 키가 느껴진다. 합창은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혼자서만 튀어서도 안 되고 목소리를 감춰도 안 된다. 조화로운 화음을 위해 자신을 낮추지만 결국 더 큰 울림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합창이다. 이화직 동문(수학 79, 14기)은 합창의 매력을 여기서 찾는다. “대학 내내 공부는 안하고 노래만 했어요(웃음). 그럼에도 지금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었던 것은 조직 내에서 나를 낮추고 조화를 이끌어 내려고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노래에 대한 열정과 사람에 대한 애정은 삶의 방식도 바꾸어 놓았다.
함께 노래하고 함께 성숙하다 역사가 긴 만큼 서강합창단이 품고 있는 이야기도 많다. 아버지와 아들이 나란히 합창단을 거쳐 간 부자도 있고, 직장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는 이들도 있다. 합창단에서 ‘소리가 맞아’ 결혼한 동문의 수는 열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이다. 세월의 깊이만큼 넓게 가지 뻗은 나무는 주렁주렁 이야기 열매를 달았다. 이들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합창단이 제2의 가족이 되기를 바란다. “예전에는 합창단 친구들끼리 이런 꿈을 꿨어요. 집을 지어서 함께 살자고. 이제는 사람이 많아져서 아파트를 지어야겠네요.” 김영수 교수가 풀어내는 지난날의 꿈속에서 이들의 지향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노래로 만나 마음으로 가까워진 이들이 평생을 함께 할 친구로, 든든한 동문으로, 새로운 가족으로 변하는 모습은 서강합창단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오죽하면 김 교수는 자신을 “주업은 합창단 지도교수, 부업은 정외과 교수”라고 소개할까. 이 와중에도 창단 기념행사의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오른다. 노랫소리가 끊이지 않는 속에서 아이들은 흥겹게 뛰어다닌다. 이 아이들이 자라 서강합창단의 3세대를 이루는 시간이 멀지 않아 보인다. “학창 시절 내내 합창을 하면서 많이 성숙했어요. 스스로와 합창단이 함께 성숙해서 대학생활이 늘 행복했으니까요.” 한길화(영문 96, 31기)의 말처럼 이들은 합창을 통해 더 큰 성숙과 조화를 꿈꾼다. 합창단에 들려면 노래를 잘 해야 할 것이라고 지레 겁먹는 학생들에게, 노래실력보다 중요한 것은 뜨거운 열정과 노래를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합창’한다. | |
첫댓글 서강합창단 클럽 주소입니다. club.cyworld.com/sgchorus
합창단... 어릴때 한번 해보고 이때까지 못해봤는데... 노래 부르고 사람도 사귀고 음악으로 인해서 공감대를 형성해 나아가는 이런 단체 정말 좋아해욧...ㅋㅋㅋ
축-구 ㅇㅑ구 농-구 ㅂㅐ구를 뮤_직_과 함.께 즐ㄱㅣㅅ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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