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강으로 무너지는 오프라인 학원들
앞서 인강중독증 편에서도 잠깐 언급했었습니다만, 확실히 요즘 사교육의 대세는 인강인 듯 합니다.
한때 노량진 인기 강사들의 강의는 수강생이 500명을 넘는 것이 기본이었는데 이제 서울은 단과 시장이
다 죽어버렸고 인천 수원 등 수도권이나 지방에서만 이러한 수업들이 간간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이러한 지역에서조차 인강의 보급으로 점점 단과 강의 수강생들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인데,
예전에 돈가방을 들고서 하루에 수천만원씩 그야말로 현금을 쓸어담으면서 돌아다녔다는 이야기는
이제는 그야말로 전설이 되어버린 듯 하네요.. (이 당시는 소득세 신고도 잘 하지 않았을 때이다보니
더욱더 짭짤하지 않았을까 하는데, 요즘에는 아무리 인강이 돈이 된다지만 인터넷 결제인 이상 모든
소득이 잡히는 것을 피할 수는 없는 듯 합니다)
인터넷 강의로 대박을 친 메가스터디마저도 워낙 인강이 대중화되다 보니 요즘엔 오히려 단과 강의를
들으러 오는 학생들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재종반이나 기숙학원만이 수강생 수를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하니, 대형이고 소형이고를 통틀어 오프라인 학원의 위기는 정말 남의 일만이 아닌 듯 합니다.
한때 이름만 들어도 모르는 사람이 없던, 그 지역에서 한가닥 했던 학원들도 요즘엔 문을 닫고 건물 자체가
다른 업종으로 넘어간 경우도 많은데 경우에 따라서는 어떻게 그렇게 잘되던 학원이 망했을까 하는
궁금증을 일으킬 정도로 잘나가던 곳도 많습니다.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렇듯 시대의 변화와 유행에 적절히 따라가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는 듯 한데요,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사교육 업계에서조차 어느새 이러한 변화가 정신없이 일어고 있는 것을
볼 때 과연 초고속으로 변하는 사회와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 인간을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것인지, 아니면
더 먹고살기 힘들게 만드는 것인지 참으로 알쏭달쏭한 역설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1등만이 살아남는다, 냉혹한 인강업계의 현실
2009년 9월 현재 대한민국 수학 강사 순위는 노원메가스터디(구 형설학원)의 신승범 선생님이
압도적으로 1위, 그 다음 2등이 비타에듀(구 한샘학원)의 우형철(삽자루) 선생님, 강남메가스터디의
박승동 선생님이 3등, 그리고 특히 이과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깊은생각(티치미)의 한석원선생님이
4위이고 그 밑으로는 아무리 유명한 선생님이라도 위 선생님들처럼 뚜렷한 지명도를 가지고 인강
시장에서 확실한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지는 못한 듯 합니다.
위에 언급한 분들은 대한민국에서 수능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고2, 고3 학생들이라면 거의 모르는
학생이 없을 정도로 커다란 파괴력을 지닌 분들인데요, 요즘에는 한술 더떠서 스타 강사의 연예인화(?)
비슷한 현상도 생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온, 오프라인 합쳐서 대한민국 사교육 부동의 1위인 메가스터디의
경우에는 아예 연예인처럼 스타 강사를 매니지먼트하는 시스템까지 구축했다고 하는데 역시 아니나다를까
메가스터디답습니다. (위 선생님들 네 분 중 두 분이 메가스터디 강사라는 점도 새삼 주목할 만합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전혀 없는 인터넷 강의의 특성상 학생들은 자기 입맛에 맞는 선생님을 마음대로
선택해서 들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인강만이 가진 장점인데 이러한 장점이 결과적으로 인강 시장에서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만들어내는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합니다.
앞서 올린 글에서 아이들이 우습게 보는 찌질한(?) 학원 강사라는 이미지도 아직 우리 사회에는 분명히
존재합니다만 과목별로 위에서 열거한 분들과 같은 초특급 스타 강사들의 경우에는 연매출 규모만 정말
수십억에 육박하는, 그야말로 "장난이 아닌" 분들도 계십니다. (사실 허구헌날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조차도
실제 이정도 돈을 버는 사람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흔치 않을 겁니다)
그에 반해 스타 강사들의 인터넷 강의로 인해 한껏 눈이 높아진 요즘 학생들에게는 저같이 조그마한
학원에서 강의하는 평범한 동네 학원 강사조차도 뼈를 깎는 자기발전의 노력이 없이는 바야흐로 살아남기
어려운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더이상 딱히 할 게 없어서 학원 강사 한다는 말도 통하지
않는 시대인 듯 합니다)
뭐 준교쌤 강의가 지금은 아무리 허접하더라도 2~3년 후에는 나름대로 스타 강사 비스무리한(?) 수준까지
발전해 있을 지도 모르니, 행여라도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학생 여러분께서는 그때가서 준교쌤 인강 좀
많이많이 들어주신다면 저로서는 그저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뭐 저야 아직 실력이 많이 부족해서 유료화되려면
멀고 먼 얘기이기는 하지만 말이죠.. 그나저나 혹시 지금 이 글에 열심히 댓글 달아주시고 추천 눌러주시는
분들께 제가 나중에 가서 무료 인강 쿠폰을 마구 뿌리게 될지 어떨지는 준교쌤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