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영하의 기온이지만 낮에는 그래도 잠시나마 영상의 기온을 보이고
해도 많이 길어졌습니다.
아직도 지붕에는 10인치가 넘는 눈이 하얗게 쌓여 있고 길가나 성당 주차장 가에는
밀어붙인 눈들이 언덕을 이루고는 있지만 머잖아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면
계곡에서나 들을 수 있는 경쾌한 소리를 내며 감쪽같이 사라질 것입니다.
사순절입니다.
지난 글에서 말씀드린 대로 사순절을 앞두고
개인 피정 겸 멕시코의 과달루페 성모님 발현지를 다녀왔습니다.
대신학교 시절 비디오를 통해 알게 된 내용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성모님의 발현을 목격한 이는 촌스럽기 그지없고 순박하게 느껴지는
후안 디에고라는 분이었고 성모님께서 성전을 짓기를 원하신다는 메시지를
대주교님께 전하는 과정에 원주민의 모습을 띤 성모님의 영정을 남겨주셨다는 정도의
사전지식만을 지닌 채 설레는 순례길에 올랐습니다.
미국각지에서 모집된 순례단은 각자 출발하여 멕시코 공항에서 집결하였고
저녁식사를 하며 첫 만남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같은 신앙 안에서 만난 이들이기에 어색함도 잠깐,
통성명을 하고는 바로 가족처럼 어울렸습니다.
4박5일의 일정은 호텔과 발현성지 기념성당을 오가며 기도하고 미사봉헌하면서
성모님발현의 뜻을 새기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녁시간에 함께 모여 기도하고 느낌을 나누는 시간은 더욱 더 뜻 깊고
의미 있는 묵상으로 이끌어주었습니다.
무려 열두 번이나 과달루페를 순례하면서 순례자들을 이끌어 오신 부제님과
성령봉사자들 덕분에 모두가 알찬 순례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동안 회개를 촉구하시는 루르드와 파티마 발현으로 익숙한 성모님이셨는데
과달루페 성모님의 메시지는 아주 신선했습니다.
교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최초의 성모님 발현인 과달루페 성모님은
외세의 침입으로 모진 삶을 살아내는 멕시코의 한 가난한 농부에게 발현하시어
‘내가 너희의 어머니다.’ 라는 아주 단순한 메시지를 전하셨습니다.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가장 큰 위로의 원천인 엄마의 모습을 전해주신 것입니다.
오늘날에도 우리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위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쪼들리고 불안하며 그로인해 분노를 품고 사는 이들에게 회개는 오히려 버겁습니다.
위로를 통해 마음이 녹아야 비로소 자신을 살피는 회개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위로하시는 엄마, 과달루페 성모님을 전합니다.
첫댓글 새벽에 54일 기도를 하라는 말씀에 몇년 째 아침마다 눈을 부비며 기도하다보니, 성모님과 많이 친해졌고, 엄마를 새롭게 이해하게도 되었는데... 과달루페 성모님의 말씀은 참으로 위로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위로도 함께 전합니다.
모처럼 일하다 잠시 들렀어요. 모두들 안녕하시지요?
회개자의 마음을 먼저 살피시어 감사합니다 ... 열심히 살 다 상처받은 맘 뒤로 하고 사순시기 회개꺼리를 찾아 회개를 하여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