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제원=셔터속도 1/500초, 조리개 22, ISO 1000, 14-24㎜ 렌즈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어릴적 사진첩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코스모스다. 아직 한여름인데도 곳곳에 피어나 가을 분위기를 재촉한다. 코스모스와 같은 작은 소재는 광각렌즈로 촬영하면 리얼하고 현실감 있는 작품을 건질 수 있다.
▶심도가 깊어 사실적 표현에 적합
광각렌즈는 표준 또는 망원렌즈에 비해 심도가 깊은 특성이 있다. 같은 조리개 수치에서도 망원렌즈로 촬영한 사진보다 초점영역이 넓다. 상대적으로 전경과 후경이 함께 선명하게 나온다는 의미다. 때문에 광각렌즈로 촬영한 사진은 사실적이며 현실감이 넘친다.
하지만 광각렌즈는 잘 쓰면 유용하지만 잘못 쓰면 작품을 버리기 쉽다. 일반적으로 광각렌즈 하면 화각이 넓어 같은 위치에서도 넓게 촬영할 수 있는 이점을 먼저 떠올린다. 광각렌즈의 최대 장점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하이 또는 로우앵글에서는 피사체 수직선이 불필요하게 왜곡되는 문제가 따른다. 가급적 수평앵글을 잡은 뒤 아래 또는 윗 부분의 불필요한 여백을 트리밍하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
또 화면 가장자리로 갈수록 피사체가 일그러지는 현상이 심해 주제 배치에 주의해야 한다. 이밖에도 원거리 피사체가 상대적으로 작게 표현되는 단점이 있다. 뒤집어 보면 근거리 피사체는 상대적으로 부각된다는 말이다.
▶작은 소재를 카메라 전면에 배치
광각렌즈의 백미는 바로 작은 소재를 상대적으로 크게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작은 소재는 반드시 렌즈 전면부에 배치해야 효과가 있다. 사진 속의 코스모스는 렌즈 바로 앞에 배치됨으로써 주변의 말을 타고 가는 사람보다 더 크게 부각됐다. 가까운 피사체보다 멀리 있는 피사체를 더 멀리 밀어내는 광각렌즈의 특성 때문에 코스모스보다 먼 거리의 주변 배경은 실제보다 더 작게, 더 멀리, 더 넓게 촬영된 것이다.
이 같은 광각렌즈의 특성을 활용하면 다양한 장소에서 응용할 수 있다. 높은 건물 앞에서 기념촬영할 경우 사람을 광각렌즈 가까이에 배치하면 건물과 사람을 한 앵글에 손쉽게 담을 수 있다. 또 최신 스마트폰을 폼 나게 촬영하고 싶다면 폰을 든 손을 광각렌즈 앞으로 뻗은 상태로 앵글을 잡으면 사람보다 크게 촬영된다. 이때 조리개 수치가 높을수록 심도가 깊어져 폰과 사람 얼굴이 함께 선명해진다.
촬영제원에서 보듯 사진은 코스모스와 주변 배경을 선명하게(심도를 깊게) 하기 위해 조리개를 우선적으로 22에 설정했다. 또 움직이는 말과 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를 정지동작으로 표현하기 위해 1/500초의 셔터속도를 설정했다. 두 전제조건 아래 노출부족을 고려해 감도(ISO)는 1000으로 높여 촬영한 것이다.
[키워드] 광각렌즈
카메라 렌즈는 크게 광각, 표준, 망원으로 분류한다. 사진 속 거리감이 사람의 눈으로 보는 상태와 같이 촬영되는 것을 표준렌즈라 하며 통상 50㎜로 표기한다. 50㎜의 의미는 렌즈에서 카메라 CCD(필름 막면) 사이의 초점거리가 5㎝라는 뜻이다.
표준렌즈 화각은 약 47°. 50㎜ 이하는 광각, 그 이상은 망원 계열이다. 광각에서 망원까지 일정 영역을 모두 커버하는 렌즈를 줌 렌즈라 부른다. 줌인, 줌아웃에 따라 초점거리가 변하면서 화각이 변한다.
광각렌즈는 35㎜, 24㎜, 16㎜ 등으로 갈수록 화각이 넓어져 같은 위치에서도 사진은 점점 더 넓게 촬영된다. 광각의 효과를 충분히 살리려면 필름 카메라 기준으로 최소 25㎜ 이하가 좋다.
디지털 카메라는 기종에 따라 초점거리가 필름 카메라에 비해 1.5배, 1.3배 등으로 다양하다. 때문에 렌즈는 필름카메라 기준으로 환산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 가령 자신의 디카 초점거리가 1.5이며 18~50㎜ 줌렌즈를 장착했다면 이 렌즈는 필름 카메라를 기준으로 27~75㎜(X1.5)에 해당하며 최대 광각은 27㎜이다. 따라서 자신의 카메라 초점거리를 고려해 적절한 렌즈를 선택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