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가뭄으로 변압기 업계가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소 변압기 업계의 구심점인 변압기 사업조합도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3개 변압기사업조합 중 하나인 A조합은 금명간 임시총회를 열어 조합 청산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A조합이 이같은 상황에 처한 것은 올해 한전입찰에서 물량 수주에 실패한 것이 근본 원인이다. 올해 한전 입찰에서 3개 사업조합은 2곳이 물량 확보에 실패했고, 단 한 곳만이 추정물량 기준 32억원 어치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이와 관련 A조합 일부 회원사들은 최근 조합 유지가 무의미해졌다며 급기야 사업조합의 청산 또는 합병 논의를 공론화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A조합의 앞날을 섣불리 예단하기는 이르다. 9월 초로 예정된 임시총회에서 전격적으로 ‘현행 유지’ 결론이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A조합이 한전에 납품한 변압기의 하자보증기간이 남아있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존재한다. 법률적으로 사업조합이 청산등기를 마쳤다 하더라도 하자보증 등 권리의무가 남아있다면 이 기간 동안 청산이 종결되지 않은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는 한전 변압기의 하자보증기간 3년 동안 납품 물품에 하자가 생겨 보상책임문제가 발생할 경우 설사 조합이 없어지더라도 조합의 채무는 종료되지 않아 이를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조합이 물량 수주를 하지 못한 것은 올해가 처음인데 이를 계기로 조합자체를 청산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라는 의문이 든다”면서 “중소 변압기 업계의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인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