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남달리 일찍 농사를 시작한 김유준씨, 그는 약 13,000㎡ (4,000평)의 면적에 비닐하우스 21동을 운영하고 있다. 부친에게서 일찍 농사일을 배운 덕에 남들 보다 일찍 자리를 잡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 역시 다른 농가들과 다른 바 없이 같은 어려움에 빠져 있었다.
김유준씨가 농사를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줄곧 그를 힘들게 했던 것은 바로 연작피해..!!
그도 그럴 것이 그가 농사를 짓고 있는 충주시의 하우스 지역은 오랫동안 상추를 재배해오고 있는 터라 김유준씨 뿐만이 아닌 다른 대부분의 농가들도 연작피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김유준씨 농장의 전작기 연작피해는 극에 달하게 된다. 수확을 시작하기도 전에 절반 이상이 괴사를 하는 등 전반적인 수확량이 형편없었다. 더 이상 현재와 같은 관행적인 농사방법을 써서는 이를 해결할 수 없겠다고 판단한 그는 연작피해를 극복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을 찾아 나서게 된다. 그렇게 인터넷을 뒤져 찾은 것이 GCM농법이었다.
마침 새 작기를 준비해야할 시기이었기 때문에 망설일 이유도 그럴 여유도 없었다. GCM농법 지도사를 만나 조언을 듣고 난 그는 정식 전 토양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준비한 것이 하우스 1동당 게껍질 분말 60kg과 3.3㎡(1평)당 GCM 배양원액 3리터였다. 정식 전 토양에 게껍질 분말을 넣어 젤라틴 키틴 분해 미생물의 토착화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전략이었다.
뿐만 아니라 정식 후에도 독특한 전략을 구사해 간다. 관주용과 엽면시비용을 구분해 따로 배양한 것이다. 특히 엽면시비용은 미생물의 밀도를 높게 시비하기 위해 1:1로 희석해 살포했는데, 이때 양분이 진하면 엽면에 장애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500리터 배양당 복합비료를 500g만 넣고 배양한 것이다. 관주용은 양분의 가치를 높게 보지만 엽면시비용은 양분 보다는 미생물의 밀도를 높게 보겠다는 생각이었다.
(권장사항: 500리터 배양당 복합비료 3kg, 1:3 희석액을 엽면시비)
이렇게 독특한 그만의 전략이 적중했다는 것은 현재 그의 밭에서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는 상추가 증명해 주고 있다. 직전 작기까지만 해도 연작피해가 극심했던 곳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달라져 있다. 괴사한 상추가 없을뿐더러 방긋방긋 웃고 있는 것 같은 모양새가 상추의 컨디션이 어떠한가를 말해주는 것 같다.
수확량에 있어서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라졌다. 관행재배 시에는 1개월 정도 수확하던 것이 GCM농법 적용 후에는 1개월 반에서 2개월까지 수확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1개월에 2회 수확에 그쳤던 것이 지금은 3회 이상 수확하고 있으니 수확량이 몇 배가 늘었다고 가늠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그가 연신 웃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인터뷰에 응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농사짓는 사람이 “농사가 잘 되었네요”라고 칭찬을 듣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그의 상추가 가락시장에서 수차 1등을 하는 등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가 하면 비슷한 품질의 상추 보다 1박스에 1천원을 더 받고 있다는 것이 그를 다시 웃을 수 있게 하는 이유이다.
인터뷰가 끝날 즘 그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았다고 말한다.
“GCM농법은 미생물을 활용한 친환경적인 농법이기 때문에 향후 무농약이나 유기농인증을 받을 수도 있고 인증을 받은 후에도 지속적으로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김유준씨 보다 훨씬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온 선배들의 눈에는 젊은 사람이 호기에 무모한 도전을 하는 것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공감할 수 있는 것은 관행적인 방법을 답습해서는 연작피해라는 굴레에서 벋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유준씨의 과감한 도전이 그 해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