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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나무농장 스마트스토어 : https://smartstore.naver.com/bigtreecamphill
1.
4년째 강화의 생활이 이어집니다.
시간이 널뛰기 하듯 지나갑니다.
몇번의 겨울을 맞이하는데 유난히 올 겨울이 많이 추운듯 합니다.
온난화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양봉업자로 일을 하다보니
생생하게 느끼게 되는데 올해는 제대로된 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를 하게 됩니다.
청년들은 2주간의 휴가를 마치고 잘 복귀했습니다.
누구나 다 집이 좋고 편안한게 좋으니, 다시 돌어오는게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래도 하루 이틀 지나면서는 마음이 풀리고 편해져 익숙해진 모습입니다.
사는건 적응하는 과정에 있는 거라
어쩔수 없는거 아니겠나 싶으면서, 한편으로 마음이 많이 갑니다.
어딘가에 뿌리를 내리고 여기가 내 살곳이네 하고 다 내려놓는다면
마음도 편할건데 집과 캠프힐을 오가고 있어서 아마 싱숭생숭하기도 할 듯 합니다.
청년들은 아마 두 세계를 오가고 있을 겁니다.
안정과 독립 사이.
집과 캠프힐을 오가면서 편안한 곳과 규칙을 따라서 살아야 하는 곳.
충분한 돌봄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독립적으로 살아갈 힘을 가져야 할거니
이 둘을 갈라놓을 수는 없지요. 아마 누구나 다 그럴겁니다.
따듯하고 지지받고 사랑받는 분위기와
찬바람 부는 벌판에 혼자 서서 힘을 내어 가고자 하는 직면이 필요하지요.
어느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지 않도록 해야 할 건데
아무래도 여기는 부모를 떠나 좀더 독립적인 생활을 하는데 가 있을 겁니다.
결국은 독립이라는 지점을 향해서 가게 되어있고
충분히 심리적인 독립을 이루어가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마음이 전에는
많았는데, 조금씩 바뀌어가는듯 합니다.
충분한 사랑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그 무엇도 힘이 없을 거라고.
지지와 돌봄을 근거로 하지 않는 교육,
사랑의 마음이 없는 치료방식,
깊은 안목으로 상대를 들여다보면서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지 않는 도움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
온기가 담겨있지 않고서 다가갈때 아무리 날고 기는 조력자라해도 그게 알맞은 방식이 될거냐는 것이지요.
2.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에
축사에서 닭우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청계 수닭들이 해뜨기전 아침을 알리는
소리로 캠프힐이 시끄럽습니다. 작년 봄에 산란계 수십마리는 돈주고 사오고
청계는 종란을 사와서 직접 부화를 시켰는데 그중에 몇마리가 살아남아서
저렇게 울어댑니다.
항생제같은 약을 쓰지 않아서인지 병아리들이 초반에 죽어나가는데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습니다. 춥기도 했을 거고 아마 세균감염으로
설사를 하다가 그랬을 듯 한데, 결국 산란계 수닭 5마리가 죄다 죽었고
암닭들만 남아서 무정란이 나올뻔 했지요.
그때 뒤늦게 부화기에서 나와가지고 한참 뒤쳐진채로 자라던 숫병아리가 있었지요.
지금의 저 장닭들입니다. 너무 작아서 산란계 눈치보면서 모이도 제대로 못먹었던 것들인데
어느새 터줏대감이 되었습니다. 부리부리한 벼슬에 윤기나는 닭털, 고개를 치켜세우고
부라리며 걷는 모습이 멋드러집니다. 새까만 몸통에 빨간 벼슬이 딱 봐도 눈에 띠지요
어리다고 놀리지말아요..
저것이 제대로 살수나 있을까, 무정란으로 만족해야 할까.. 시간이 지나서보니
괜한 걱정입니다. 때가 되니 자기들이 알아서 커있더군요.
매일매일 양질의 계란을 얻고 있습니다.
추워져 줄긴했지만 족보있는 산란계라서 그런지 잘 나옵니다.
청년들 식탁에 올리고
주변분들과 나누기도 하고 여유가 있어서 팔기도 합니다.
계란을 꺼내고 씻고 포장하는 일들도 청년들이 해 나가고 있으니
꿩먹고 알먹고 입니다.
3.
2020년은 코로나 19가 모든 것을 점령한 해가 되었지요.
경제와 살림과 학교, 종교.. 모든 것들이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맛보게 했습니다
가장 특징적인 인간의 얼굴은 마스크로 절반을 가린채 드러나게 되었고
거리두기로 인해서 밀집된 방식들, 다량의 것들이 이제는 안되겠다는 신호를 받게된 거지요.
작은 그 무엇하나에도 쩔쩔매는 인간 종족의 나약함 이랄까, 한계를 절감할수밖에 없었습니다.
큰나무도 조심조심 지내왔습니다
조용히 있으려고 노력했고요, 탐방이나 체험 손님들이 대거 끊겼습니다.
그 시간동안 저희는 카페건물을 지어올렸고
청년들이 새 공간에서 적응하는 시간을 가졌고,
밭으로 들로 산으로 열심히 돌아다녔고
잘 쉬고 먹고.. 하면서 일년을 보낸듯 합니다.
좋은 일도 있었지요.
*농축산부에서 진행하는 사회적농장에 선정 되어 5년간 사회적 농업 지정기관으로
지원을 받게 되었어요.
*또, 부모님들 중심으로 해서 농업법인을 만들어 발족시켰답니다.
주식회사 법인 큰나무농장을 8명의 주주로 구성하여 등록하였고 사업을 시작했지요.
*그리고 올해로 넘어와 1월부터 전자상거래 스마트스토어에 가입하여 쌀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어렵고 힘든시기이지만 기회의 시간으로 만들고 싶었고
구성원들이 마음을 모아서 조금씩 이루어간그 결과물들입니다.
4.
카페는 작년 9월에 완공, 10월에 오픈, 저녁 연장근무를 시작했고
제빵실을 옮겨서 작업공간을 새로하였고
음악실 구성을 마치고 음악감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좋고 멋지다는 말씀 한편으로
무슨 돈이 있어 이런 건물을 또 올렸어요, 하는 뒷말이 있어
어떻게 설명을 드려야 할까 고민이 되기도 했습니다.
먼 미래를 위해서 여럿이 힘을 내어 지었어요, 라고 하면
충분하지 않은지 어떤 분이 상세히 알려달라고 주문도 하셨더랬습니다.
자녀의 미래를 위하여, 성인기와 성인기 그 이후까지 긴 시간을 살아내야 하는
자녀의 삶을 위하여 이곳 부모님들께서 모아모아서
전액 기부로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카페는 청년들의 일자리이지요.
그냥 일하는 곳이 아니라 임금을 받는 곳입니다. 열심히 일을 하고
그 가치를 인정하여 월급을 받아, 내 삶을 남의 도움으로만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스스로 경제적 자립을 이뤄내어 살아나가기 위한 방편입니다.
더불어 소통하기 위한 자리입니다. 마을안에 있고 도로에서 700미터 떨어진 카페에
발효빵이 나오고 발달장애 청년들이 일하고.. 하면서 우리끼리만 있지 않겠다는
것이지요. 들고 나가는 사람들 속에 청년들도 함께 있겠다는.
5.
사회적농장 선정은 지금 생각해도 감사한 일입니다.
그동안 해왔던 노력에 대해 인정을 받은 듯한 느낌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꼭 큰나무가 해온 일들의 결과는 아닐 겁니다.
어쩌면 잘 펼쳐 나갈 것을 주문하는 일이기도 할건데 그래도 지금껏 지어왔던 농사가
결국 사회적 농업이었고, 그 농업을 그대로 연결해 나갈 수 있어서 얼마나 잘된일인지 모릅니다.
신청서를 작성하면서
크게 다른 것을 넣지 않았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그대로의 것들을 담았고
사업계획도 다른 것이 아니라 큰나무가 해온 것들중에서
중점적으로 담아가가고 하는 것을 3가지로 정리해서 냈습니다
1) 발달장애 청년의 농업 전환교육
2) 발달장애 가족의 농촌 정착을 위한 농민과 연결 농사짓기
3) 직거래사업, 이 3가지입니다.
그동안 주욱 해왔던 것들이면서 제대로 해내고 싶었던 일이지요
마침 농업법인을 만들어서 실제 소득활동으로 가져가려던 차에 사회적 농업과 연결이 되어
많은 것들이 잘 맞아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6.
그리고 주식회사 법인을 만들었어요.
조금의 자본금을 모아서 농업법인으로 등록을 했습니다.
정식 사업을 하려고 하는 이유는
1) 실질적인 소득을 창출하고
2) 큰나무 농사를 효율적으로 가져가며
3) 여럿이 함께 하고자 함입니다.
그동안 농사는 많이하고 힘을 들여했지만 힘든 만큼의 농가수익은 발생이 안되었지요.
원래 농촌의 일들이 그렇다고 하지만
그래도 함빠지는 일은 아니어야 한다고 보았고, 그러면 어떻게 좀더 나은방향으로 갈것인가 하는 고민이
법인으로 연결이 되었습니다.
우선은 전자상거래에 상품 등록을 마쳤고
사회적 농장과 연결하여 일을 진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7.
산양 3마리중에 두마리는 어미와 새끼, 한마리는 종부입니다.
작년 11월에 교미를 위해 화성에서 모셔왔지요.
턱수염에 큰뿔을 가지고 있어서 암컷들과는 전혀 다른 놈이었습니다.
어렵게 트럭에 싣고 온 보람이 있었는지
암산양 두마리의 배가 점점 불러오고있습니다. 아직 볼줄 아는 눈이 없어
먹이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임신을 한건지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한달 정도가 있으면 대충 산달이 되어 벌써 기대가됩니다.
8.
비염이 또 심해져 훌쩍거리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작두콩차가 좋다 하여 물마시듯 해보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2010년에 수술, 2015년에 수술, 그리고 5년이 넘었으니
신호가 오는듯 합니다.
체질의 문제라고, 몸을 바꾸지 않고서 겉만 긁어내서는
안된다고 그때도 그랬는데, 그래서인지 몸을 자주 들여다봅니다.
오십 후반줄에, 이곳 저곳 신호가 오는 듯 한데
그중에 코쪽으로 오는 증상은 제일입니다. 아마 제일 약한쪽인듯 합니다.
그래도 비염에 좋다는 작두콩차를 가까이 놓고 지낼까 합니다.
9.
벌통은 조용합니다.
월동중이지요. 온도가 떨어지면 벌은 정태에 들어갑니다.
움직이고 활동하면 위험합니다. 과보온해주면 활동을 하고 산란이 들어가서
일찍 죽고 식량이 떨어지고 물가지러 나갔다가 얼어죽고.
쥐죽은듯 조용히 있는게 차라리 나은겁니다.
그러다가 입춘 즈음에 벌을 깨웁니다. 화분떡을 올려주고 벌을 압축해서 모아놓으면
따뜻한 기운과 먹이때문에 봄산란에 들어갑니다.
'정태'에 들어가는 시기.
움직일때가 있고 물러나 조용히 있어야 할 시기가 있는 거고.
바뀌거나 틀어지면 문제가 생기는 거지요.
10.
미술, 미디어, 라디오, 연극, 춤.. 이런 수업을
프로그램으로 진행했습니다.
주로 오전시간에 다같이 모여서, 직장이긴 하지만 삶의 충만함을 위해서.
내가 바라보는 시각이 있고
내가 선택하는 세상이 있는 것이니, 그걸 예술작업으로 연결해서
해보고 내보고 하는 것이지요.
들어와서 3년 정도 자리잡고 직업활동 해내느라 분주했는데
이제 좀 여유가 생긴건지, 이런 것들
예술활동, 생활, 요리, 여가...
개인의 필요에 다가간다는 것은 어디까지 일까요?
11.
혜자가 장자에게 말했다.
"내가 큰 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사람들이 가죽나무라 부르네,
몸통은 너무나 뒤틀렸고
옹이로 가득차
아무도 곧은 널반지 한 장 얻어내기 힘들지.
나뭇가지들은 어찌나 굽었는지
아무리 궁리를 해도 쓸모있게 잘라낼 방법이 없다네.
황야에 그걸 심어봐,
한가로이 그 주변을 거닐고,
그늘 아래에서 쉴 수 있겠지.
아무도 도끼나 낫으로 겨냥해
그걸 베려하지 않겠지
쓸모없다고? 조금도 걱정할게 없지 않은가?"
[장자]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쓸모란 무엇일까요?
무엇이 쓸모있는 걸까요?
정말 쓸모있다는 것이 좋은거고
쓸모없다고 하는 그것이 정말 안좋은건가? 하는 물음이 듭니다.
12.
큰나무농장 법인 첫 사업으로 시작한
쌀 사업의 스마트스토어 주소입니다.
이곳에 들어가면 저희가 올려놓은 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많이 홍보해주시고
구입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혹시.. 여유가 더 있으시면 리뷰도 부탁드립니다.
건강한 쌀, 건강한 삶을 위해서..
https://smartstore.naver.com/bigtreecamphill
13.
춥긴 하지만 강추위는 지나간듯 합니다.
봄이 오지요.
마당 한쪽 목련나무가 보이더군요.
해마다 맨먼저 마당을 환하게 해주는 나무입니다.
숨죽이듯 건너가고 있겠지요.
조용히 잘 버텨가면 겨울도 가고, 코로나도
지나가겠지요. 힘든 시간들
함께 또 건너가자고요.
첫댓글 닭의 울음 소리로 시작하는 새벽이 그려집니다
어려운 시기에 참으로
많은일들을 하셨습니다 청년들도 샘들도 모두 애쓰셨습니다 ^^
고맙습니다^^ 글 작성중에 일찍 오셨네요. 오랜만에 올리는 통신문이었어요. 잘 봐주셔서 감사드려요.
따스하고 섬세한 글 뒤로 사진들이 오버랩 되면서 "숲이 되는 캠프힐의 나무들" 이란 다큐를 본 듯 합니다.ㅋ
함께 꾸면 현실이 된다는 꿈이 청년들 가슴에도 새겨 들겠죠^^
"함께 꾸면 꿈이 된다는" 그 꿈을 간직하고 있지요. 나무와 나무들이 숲을 이루듯이요. 추운 겨울숲을 들어가보면 훵하니 비어있는 듯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향해서 손짓을 하는듯 합니다. 고맞습니다^^
오랫만의 글 반갑습니다.
움츠럿던 일년동안에도 변화가 많앗네요. 빵꾸러미 다시 기다려봅니다 ^^
네 잘준비해서 진행할게요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목사님 ^ ^
재작년에 드림파파 아빠들 교육으로 찾아뵜었던 영우아빠입니다.
카페에서 소식듣게 되어 반갑습니다.
연락드리고 찾아 뵐께요 ^ ^
반갑습니다^^ 다들 잘계시지요? 코로나 정국에 시간이 훌쩍 넘어갔고 그사이 여기는 많은일들이 있었네요 편한시간에 언제라도 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