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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떻게 변화를 해야 할 것인가?" - 권상국 원장 (1)
"배울 것은 배워야 합니다.
변화의 원천은 앎이며, 앎은 지식에서 나옵니다. 자기만의 앎은 오만과 편견을 낳을 수도 있죠. 하지만 마음을 열고 각자의 앎을 공유할 수 만 있다면 이러한 오류는 최소화 할 수 있으며, 변화를 통한 성공에 더욱 근접해 갈 수 있는 겁니다."
취재 / 박진환 기자
서울 퇴계로 애견거리에 위치한 '권상국애견미용학원'
이곳은 전국의 수천명에 이르는 애견미용사라면 한두번쯤은 족히 들어봤을 유명 애견미용학원이다.
또한 애견미용사뿐만 아니라 핸들러, 브리더, 애견샵 오너까지 애견업계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권상국 원장'을 모르는 이는 없을 정도다. 권 원장은 1988년부터 전문 애견미용사들을 배출해 왔으며, 그의 손을 거친 제자들은 전국의 어디에서나 '기(技)와 예(藝), 심성(心性)을 두루 갖춘 일류 트리머'로 통한다. 권상국 원장은 이미 1970년대초부터 애견미용을 시작한 진정한 '애견미용 1세대'이다.
그래서 권 원장은 국내 애견업계 특히, 애견미용 및 핸들링계의 대부이자 산 증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애견계 생활 32년을 통해서 숱한 시련과 고통, 온갖 기쁨을 겪으면서 우리나라 애견업계와
희로애락을 같이 한 것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애견미용을 활짝 꽃 피우면서 한국 최고의 베테랑 반열에 올라섰으며, 모든 애견미용 1세대들이 그렇듯 직접 일궈온 척박했던 애견미용계를 오늘까지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그가 이처럼 오랫동안 애견업계를 지켜오면서 쌓아온 실력과 경험에서 우러나온 '해안(慧眼)'들은 제 아무리 들어도 부족함이 없다. 애견업계를 향해서 2시간 이상을 지칠 줄 모르고 쏟아내는 그의 말들을 혼자서 듣기엔 긴 아쉬움을 남긴 채...
항상 발전적인 변화를 갈구
권상국 원장은 애견미용에 관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뿐만이 아니라 핸들러로써도 그 명성을 쌓은 지 오래다. 이러한 권 원장이 최근의 애견계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좀더 솔직히 말하자면 이러한 고민의 뿌리는 애견계가 지칠줄 모르는 성장가도를 달리던 수년 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부터 이미 그는 '발전적인 변화'를 끊임없이 갈구 하면서 그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해 왔다.
더군다나 최근의 어려운 시기는 이를 더욱 자극했다. 그래서 최근의 권 원장의 행보는 애견업계 전체를 독려하면서 '변화'를 위한 왕성한 활동을 한다. 그의 변화를 위한 목소리는 드넓은 광야에서 내지르는 초인의 목소리이기도 했으며, 공허한 메아리로 울리기도 했다.
권상국 원장은 "저의 오랜 화두는 '애견계는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입니다. 이제는 취사선택의 묘(妙)를 발휘해 과거의 구태의연함은 청산하고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바로 이것이 전문 애견인들의 역할이며, 그래서 더욱 더 전문 애견인은 스스로 변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겁니다. 변화를 모색하고 이미 그 길을 걷는 사람은 벌써 희망을 봅니다. 변화를 모색할 시점은 이미 지나갔다고들 하지만 변화는 끊임없는 것이기에 각자의 변화를 위한 진지한 모색은 이제 시작되어도 절대로 늦은 것이 아닙니다."고 한다.
애견계 발전을 위한 왕성한 활동들
권 원장의 애견계를 위한 노력은 쉽게 감지된다. 우선적으로, 한국애견미용사협회(회장:안영찬)의 중추적인 활동이 돋보인다. 특히, 지난 4월 18일 KBS 88체육관에서 열린 '제 1 회 한국애견미용사협회 핸들러 챔피언쉽(Championship)'을 개최하는 데 있어서 1천40만원을 쾌척하면서 성공적인 대회를 위한 막후 역할을 했다.
"이는 상호간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 핸들러로서의 자긍심을 드높이고, 핸들링 기술의 발전 및 상호간의 친목을 도모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합니다. 좀더 자세하게 말하면 올바른 애견문화가 빠르게 정착할 수 있도록 핸들러로써 지켜야할 예의, 리딩 방법 등등의 세밀한 것들을 알리고자 했던거죠. 애견 관련 단체는 영리의 목적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회원들을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어느 단체를 막론하고 각 회원들은 자기 자신을 위한 실질적인 도움이 절실한 것입니다. 그래서 각 회원들뿐만 아니라 일반 애견인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각종 공개 세미나는 이를 빠르게 충족시킬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잇다고 생각됩니다."
또 권 원장은 '베스트 브리더 클럽(Best Breeder Club)'에 가입해 전문 애견인 15명과 함께 정기적으로 모여서 하는 '학술 토론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골격, 두부, 배선, 전지, 후지 등등에 대해서 허심탄회한 토론을 하면서 그동안 각자가 체험해 온 지식과 정보를 공유한다. 여기에서도 사업적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은 또 다시 배제됐다. |
"배울 것은 배워야 합니다. 변화의 원천은 앎이며, 앎은 지식에서 나옵니다.자기만의 앎은 오만과 편견을 낳을 수 도 있죠. 하지만 마음을 열고 각자의 앎을 공유할 수 만 있다면 이러한 오류는 최소화 할 수 있으며, 변화를 통한 성공에 더욱 근접해 갈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리에서 많이 느끼는 것은 보통 사람들은 '누가 나를 언제 변화를 시켜 줄 것인가?'하며 수동적인 반면 전문가 집단은 '내가 언제 어떻게 변화를 할 것인가?'하며 적극적이라는 겁니다."
이런 '베스트 브리더 클럽'은 올 하반기엔 애견 선진국의 사례 등을 통해서 애견업계에 실제적인 도움을 주는 애견 경영학 교육과 학술 세미나도 병행해 갈 것이라고 한다.
"애견 업계에 영원히 뼈를 묻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공공장소에서도 적극적인 의사 개진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덮어 둘 것은 덮어두되 지적되어야 하는 것은 지적되어야 합니다. 흐르는 강물이 고이면 썩는 법이잖습니까? 강물이 썩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강물을 잘 아는 사람들이 세찬 비가 내릴지언정 물꼬가 막히면 손수 삽을 들고서 물꼬를 트이게 해야 하니까요. 애견업계의 발전을 위한다면 내리는 비에 옷이 젖는 정도의 비난은 충분히 감해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저는 업계 발전을 위한 대변인이면 제 역할은 다한다고 봅니다."고 한다.
'프로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권상국 원장의 이러한 노력들은 권상국애견미용학원의 '프로 비즈니스반'으로 요약된다. 그는 '프로란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이렇게 말한다. "우선, 잡일에서부터 고급 기술까지 모든 과정을 소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다음엔 남이 할 수 없는 자기만의 것을 이루어 내어야 진정한 프로라고 할 수 있죠. 이것은 기술과 인성이 병행되어야만 가능합니다. 트리밍은 '이성에 의한 기술적인 예술'이 아니라 '이성과 감성의 복합예술'이라는 겁니다. 가끔 저는 직접 애견을 끌고 서울 남산에 가서 핸들링 교육을 합니다. 물론 처음엔 남산 공원관리국측과 이견도 많았죠. 하지만 지나가는 자리는 항상 깨끗하게 치울 수 있는 심성과 예의를 강조해서인지 어떤 비애견인은 '애견을 기르면 저도 이렇게 예쁜 마음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할 정도로 많은 호감을 갖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전람회 경우에도 애견의 '똥꽃'을 그냥 방치하는 경우도 있는데 저희 학생들은 망설임 없이 손수 치우기 다반사입니다."
그가 운영하는 '프로 비즈니스반'은 현재 16명에 이른다. 이들은 모두 프로반 입문 1~2주 동안 교육자와 피교육자 서로가 탐색과정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모두 '과연 프로의 길을 가기를 진정으로 원하는가?'하는 동일한 질문 아래서 진지한 고민을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권 원장은 일반 및 프로 비즈니스반 학생들에게 교육과정이 끝나더라도 확실한 취업이 되기 전까지는 프로 비즈니스반에 계속 나올것을 권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알찬 준비를 하라'는 지도 편달과 함께 '어려운 때 어린 학생들을 내몰 수는 없다'는 스승의 따뜻한 마음에서 권 원장이 이들을 배려하는 것이다. 이때 학생들은 무료 수강이라는 '따뜻한 특혜'도 마음껏 누리게 된다.
권 원장은 "내년부터는 졸업과 입학 시즌이 명백한 기술 전문학교로 거듭나고자 합니다.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교육환경과 전문적인 교육을 해 이곳에서 배운 교육들이 평생직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한 일환으로 3년에 걸쳐 구전으로만 전해져 오던 전문지식들을 견종 표준학, 번식 및 사육학, 질병학, 펫사회학, 동물간호학, 펫미용학, 쇼그리밍학 등의 전문 교재를 만들었습니다. 견종 표준학을 예로 들면, 예전의 전문 애견인들이 '배선이 좁다, 기갑이 짧다'는 식의 말들을 해 오면서도 배선과 기갑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었다는 거죠. 이를 정확한 설명과 구체적인 그림을 곁들어 교재화 해서 정확한 지식을 배울 수 있도록 한 것 입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쇼 그루밍, 핸들링에 있어서 핸들러의 마음가짐, 매너, 복장 등도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가는 교육을 지향합니다. 그래야 언젠가는 이루어내야 할 세계를 향한 애견 수출도 가능해지니까요."라고 한다
"이제는 우리도 애견수출을 해야 할 때"
여기서 권 원장이 말하는 애견 수출은 구체적인 계획과 함께 자신감이 넘친다. "지금도 애견을 모으고 있는 중인데, 이러한 애견을 모으는 작업이 끝나면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하는 과정에 들어갈 것입니다. 이 두 과정은 모두 애견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병행되는데, 이는 가까운 거대시장 중국과 일본과 미국, 유럽 등의 애견 선진국으로 수출을 위한 사전 단계인 셈이죠. 최소 3~4개월을 집중적으로 관리해 애견의 품질을 유지하고 향상시킨다면 수출이 요원하기만한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
그래서 애견업계는 '어렵다, 힘들다!' 보다는 이제는 긍정적으로 수출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분위기를 서서히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애견 생산을 담당하는 애견농장은 완전 품질보증 KS 마크가 붙어야 하며, 경매를 통한 애견 매매는 실명제를 도입해 얼굴을 보이면서 매매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애견샵 오너들은 '고객은 바로 나'라는 생각에서 모든 관리를 철저히 해서 애견을 판매해야 합니다. 또한 최근엔 고가견 위주로 판매가 되는데 이는 순식간에 애견시장에 심각한 폐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터무니없는 가격에 거래되어선 안된다는 얘기죠. 또한 애견샵 오너들이 암컷을 권장하는 습관은 지양하고, 일반 애견인들은 되도록 수컷을 기르면서 일반인 생산은 지양되도록 조언해야 합니다. 수요자와 공급자의 선은 분명해야 하니까요. 이러한 것들이 모두 수출을 위한 튼튼한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고 화합하는 문화
또한 이뿐만 아니라 권 원장의 애견업계에 대한 오랜 경륜에서 우러나오는 몇 가지 말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는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고 화합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너나할 것 없이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가는데 지나친 편견과 함께 자기 혼자서만 살겠다는 이기심은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바로 이러한 점들은 거품의 원천이 되고, 거품의 결말은 '선의의 피해자 속출'이라는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대두되고는 하는 것입니다. 업계 전문가들의 조언을 최대한 수용했더라면 이러한 피해는 사전에 막을 수 도 있었으며, 그 피해 역시 최소화 할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서로를 격려하고 화합한다면 이러한 폐해는 많이 줄이면서 업계는 더욱 튼튼해 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문화는 한달에 평균 7~8회씩 열리는 전람회를 통해서 우선적으로 조성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매달 열리는 전람회 횟수도 횟수이지만 애견인들이 대거 모이는 한자리이기에 문화 확산 역시 재빠르게 퍼질 수 있기 때문이죠. 이처럼 전문 애견인들은 이러한 전람회를 통해서 올바른 애견문화를 선도하는 주체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전람회 라는 것이 번식의 발전을 위한 것으로, 대중들에게 자신의 애견을 선보이면서 스탠다드에 가까운 애견으로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간혹 어떤 사람들은 부와 명예에 지나치게 집착해 애견인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리는데 이것은 항상 경계해야 할 점입니다. 전람회는 애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갖고 그 흐름을 꿰뚫고 있는 전문가들이 발전을 위한 장(場)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후배들과 영원히 함께 하고 싶습니다."
권상국 원장은 "지금은 더욱 성심성의껏 후배들을 이끌어 가야 할 때입니다. 그 누구보다 후배들에게 더 많이 가르쳐 주고 싶은 게 제 마음의 전부입니다. 항상 깊은 감사를 드리고 있는 저에게도 많은 도움을 주신 선배들이 그랬듯이 말입니다. 그래서 30년이 넘는 애견계 생활 속에서도 아직도 배움에 대한 갈증은 가시질 않습니다. 많은 후배들 역시 항상 배우는 자세로 나아 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 애견 역사를 더욱 바르게 이끌어 가기 위해서 항상 공부하고 토론하고 자기개발하는 발전적이고 진보적인 모습을 보여야만 각 개인이나 업계 전체가 앞으로도 발전을 할 수 있을테니까요. 이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내년부터는 일본의 애견미용 4년 과정과 같은 실질적인 학제로 애견미용 일반 프로 비즈니스반을 체계적 운영해 나갈 것입니다. 지금까지 '애견을 사랑한 만치 애견 역시 나를 사랑한다.'는 믿음으로 살아 왔듯이 앞으로의 행보가 어렵고 힘들어도 마지막 그 순간까지 항상 바로 이 자리에 있을 것입니다. 한 마리가 남더라도 한 명이 남더라도 항상 최선을 다할 것이며, 이들과 영원히 함께 발 맞춰 애견의 길을 걷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애견의 길, 그 끝까지 말입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