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근 시인의 시집 『화계리』가 문학아카데미시선 318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집은 제제1부 「화계리」 서사시가 ‘아아, 김성곤의 6·25’라는 부제 아래 다시 34개의 에피소드로 나누어져 있다. 제2부 「화계리 단장」 1~65는 단시短詩들이다. 해설을 맡은 양왕용 시인은 시집에 대해 “전쟁 속에서의 개인의 아픔이나 구체적 체험으로서의 슬픔을 서정시와 서사시로 형상화”하였다고 새시집 발간의 의의를 새겼다. 더불어 박제천 시인은 “‘우리 민족사의 비극인 6·25전쟁중 지리산 산자락의 민초들에게 가해진 산청·함양사건’의 학살 현장을 서사시와 서정시로 아로새긴 금자탑이”라고 이번 시집을 상찬하였다
‘화계리’는 해방공간과 6·25 사변의 소용돌이 속에서 기구한 삶을 살고 아직도 생존해 있는 김성곤씨의 구술을 통해 ‘거창사건’ 이틀 전에 있은 ‘산청·함양사건’의 참상을 서사적敍事的 접근으로 형상화시킨 일종의 서사시이다. 이 작품은 ‘아아, 김성곤의 6·25’라는 부제 아래 다시 34개의 에피소드로 나누어져 있다. …중략… 「화계리 단장」 1~65는 단시短詩들이며, 앞의 작품과는 장르상으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강형의 6·25 공간에서의 체험을 서정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따라서 서정시인 셈이다. 전쟁이나 민족분단의 비극은 서사시나 소설로서 형상화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전쟁 속에서의 개인의 아픔이나 구체적 체험으로서의 슬픔은 서정시, 그것도 짧은 작품 속에서 형상화되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다.
―양왕용(시인, 현대시인협회이사장)
강희근 시인의 『화계리』는 ‘우리 민족사의 비극인 6·25전쟁중 지리산 산자락의 민초들에게 가해진 산청·함양사건’의 학살 현장을 서사시와 서정시로 아로새긴 금자탑이다. 생존자의 증언을 토대로 서술된 시인의 서사시 <화계리>는 파인 김동환, 임화로 이어지는 우리 현대시의 서사시와 맥을 같이하며, <화계리 단장>에 수록된 서정시들은 김종삼의 「민간인」에 이어 우리 역사의 한을 한판 씻김굿으로 씻어낸 작품들이다.
―박제천(시인, 문학아카데미 대표)
▶프로필: 강희근. 경상대 명예교수. 1965년 『서울신문』 등단. 1983년 『우리 시 짓는 법』 등 저서 수 권. 1971년 『演技 및 日記』 등 시집 17권(선집 제외). 2007년 김삿갓문학상 등 수 회
본 시집을 낸 지 28년만에 수정 특별판을 낸다. 이것은 오로지 나의 모교 금서초등학교(경남 산청군 금서면 화계리 소재) 동창회가 운영하는 <밴드> 덕분이다. 그 <밴드>는 개교기념 100주년을 앞두고 활성화 페달을 밟고 있는 가운데 한 사람의 임원(교육이사 정희순 박사)이 나의 시집 『화계리』를 소개하게 되면서 6·25 공간의 화계리를 비롯한 지리산 아래 주민들의 아픈 역사를 되새겨 보는 반향의 물결이 일게 되었다. 지금 동창회를 주도하는 동문들의 아버지 세대가 되는 이들로부터 귀동냥으로 들었던 역사를 시에서 발견하고는 역사와 지역과 동문들의 연결고리를 맞추어 보는 귀한 시간대를 만들게 된 것이다. …중략… 아무쪼록 이 시집이 28년을 사이에 두고 일부 수정을 거쳐 특별판으로 나가는 만큼 독자들의 사랑을 더 많이 받기를 바란다. 아울러 시집 주제의 한 몫인 <산청함양사건>의 마지막 단계인 배보상법이 국회를 통과해 지리산 아래 민초들이 지리산 아래이기 때문에 그늘 지우기가 힘들다는 말이 생겨나지 않기를 바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