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시인이여, 토씨 하나 찾아
천지를 돈다.
시인이 먹는 밥, 비웃지 마라.
병이 나으면
시인도 사라지리라.
진이정: 1959년 강원도 춘천 생. 경희대 영어과 졸업. 1987년 실천문학 등단.
1993년 11.19일 폐결핵으로 타계.
1994년 유고시집 '거꾸로 선 꿈을 위하여' 출간.
2010.12. '나는 계집 호리는 주문을 연마하며 보냈다.' 가 출판사 '새미'에서 출간.
'시인'이란 시에서는 자기자신을 시로 이름지어 보인것이라 했다.
마뜩잖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개인사는 고통스러운 삶일 수도 있다.
시인들의 시는 비장하다.
이런 시를 볼때면 날 선 정신에 스민 글들이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시인 박성준.
시인은 온 몸으로 생각하며 시를 쓰고 제대로 된 토씨 하나 발견할 때 그때가 제대로 천지였다.
생각과 달리 거꾸로 흐르고 있는 시간에서, 한 순간 만이라도 바로 설 수 있다면 하는 꿈,
꿈이란 걸 잊을 때 겨우 시를 쓰는 시인이 바로 진이정이었다.
뜨거운 피의 말을 시로 쓴 사람, 폐병으로 34세에 요절하기까지 그의 지난한 삶이 눈물겹게 느껴졌다.
'병이 나으면 시인도 사라지리라' 이 말도 가슴에 남는다. 자신의 죽음에 대한 예감이기도 하지만
시를 쓰는 시인의 진정한 자세를 축약한 말이기도 해서이다.
''거꾸로 선 꿈을 위하여' 에서는 다시 삶의 저편에서 이편을 그리워하는 낯선 실존적 상상력을 보여준다.
죽음에 대한 성찰로 자신을 다시 인식하는 것이다.
아트만(=숨을 쉰다)과 브라만(=절대자) 우파니샤드(=신으로 부터 계시된 지식)와의 관계가 우주 작용의 근거가 됨도
이야기 했다.
" '그립다' 라는 움직씨를 지장경에서 발견하고 나는 울었다"라 는 귀절에서는 지장보살이 어머니를 그리워 한 것으로 해석, 글이 예리하고 기민하며 한편으로는 따스하고 낭만적이며 또 희망적이었다.
그의 책이 많지않아 이것저것 골라보는 재미가 없었다.
그러나, 그는늘 외로웠음에 틀림없다.
외로워서 시를 그렇게 치열하게 썼을 것이다.
살아 있었다면 그의 시 세계는 또 어떻게 변화되었을까,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