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내가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바람둥이 시인 백석의 사랑이 너무나 찐해 함박눈이 내렸듯이 27산우회가 올해 첫 정기산행에 눈이 풀풀 눈꽃산행을 한 것은 그들의 산사랑이 더 농염해 졌기 때문이리라.
. 때: 2017. 01. 21,
. 산: 양재 청계산
. 길: 원터골0940 - 진다래능선 - 옥녀봉 - 매봉 - 이수봉 - 옛골1420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2017. 01. 21.
소나무
첫댓글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훌훌 털어내서 맑은 세상되기를 발원!
더럽지 않은 세상 만들기!
차가운 겨울 녹여 내리는 '촛불 모임' 열기를 보시라!
늘 푸른 소나무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