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름한 여관집 주인을 성주라 부르고 밤거리의 여인이나
다름없는 종업원 알돈자를 천사처럼 고귀한 둘시네아 라고
하며 그녀 앞에 무릎을 꿇는다.
세상의 악을 소탕하겠다고 정의의 칼을 빼든 알론조 돈키호테,
자신의 눈에 비친 성주인 여관집 주인에게서 기사작위를 부여
받는다.
자신의 세상이 펼쳐질 한판의 운명과도 같은 성에서는 과연
무슨일이 벌어 지고 있는가. 나는 21세기 모순으로 뒤범벅이
된 한국적 사회풍토가 돈키호테의 환상속에서는 차라리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오니 이 또한 무슨 해괴한 일인가.
조승우, 김선영의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돈키호테)'
조승우가 부르는 the impossible dream, 짜증이 전혀 없는건
아니지만 김선영(알돈자 역)이 극중에서 자신의 처지에 대한
울부짖음, 충직한 신하 산초의 친근감 외엔 별로 볼거리와
감동거리가 없다. 국내배우 뮤지컬은 대본자체가 역작이
아니면 거의 그 수준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오케스트라 연주가 기타 협주곡 처럼 플라맹고 리듬이 음악
전반을 감싸, 기타와 스페인을 사랑하는 사람에겐 친근감이 있다.
정확히 박자를 짚어 주는 지휘자(여)의 세밀함은 덧붙이고 싶다.
게시판이 조용해서 몇자 긁적거렸습니다. 빅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