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기다렸던 비가 드디어 오늘 오기 시작하는군요.
일기 게으름을 피는 동안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습니다.
프로 89기가 무사히 교육을 끝냈습니다. 인원은 많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점의 장점을 살려 열심히 교육했습니다. 일년에 4개 기수씩, 89기면 22년차입니다. 22년 동안 뭘 했다면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그 분야에 관한 철학과 기술과 경험을 가지게 됐을 겁니다. 문제는 의욕인데 22년 같은 일을 하면 그 사이 늙어 의욕이 없을 수도 있고 아니면 징그럽다고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한테는 해당 안되는 말입니다. 저는 야지에서 스트레스 없이 육체 노동을 해서인지 아직 강합니다. 그리고 이제 와서 환갑이 지난 내 가슴을 설레게 하는 유일한 것은 통나무집 짓는 일입니다. 특별히 변심하지 않는다면 돌아 가실 때 까지 이일을 하지 싶습니다.
6월 18일에 환갑 잔치를 했습니다. 원래 생일이 음력 5월 19일인데 잔치를 하기 위해 생일에 가까운 주말을 잡았습니다. 평소 역마살이 조금 있어 생일을 챙긴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번 60살 생일도 슬쩍 넘어 갈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시집 출판이 그 즈음에 될것 같고 또 생각해 보면 평생 많은 은혜를 입고 살았으니 술한잔 사 드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남들은 거의 하지 않는 환갑잔치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예기해서 잔치는 예상 보다 훨씬 성공적이었습니다. 행사는 거의 삼무곡학교가 진행을 맡았는데 통상적으로 통나무인들의 진행 방식 ( 일단 술을 빨리 마시고 술김에 노래하고 소통하는,) 과는 전혀 다르게 문화적이어서 이거 과연 소화가 될까 걱정 했었는데 대성공이라 할만큼 반응이 좋았습니다. 통나무인들의 문화, 특히 여럿이 모여서 노는 문화에 있어 한 획을 긋는 획기적 사건이었습니다.
개인 시집을 발간 했습니다. 젊은 때 부터 써 온 글을 모으니까 백몇십수가 되더군요. 물론 최고의 시들은 다 빠졌습니다. 최고의 시들은 영감이 떠 오른 순간 펜이 없어서, 종이가 없어서 가슴을 맴돌다 영원히 사라진 것들이죠. ^^ 고진하 시인님의 지도하에 삼무곡재단의 도서 출판 '오늘 하루'에서 책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어쨌든간에 평생 좋아했던 글쓰기가 금전출납부 한권에 머물다 쓸쓸히 사라지지 않고 천권이나 출판이 되었으니 쉽게 아니 사라지겠지요. 시를 잘 썼니, 못 썼니 하는 것은 사실 나에게는 무의미 합니다. 왜냐? 이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취미생활이니까요. 시로 밥 벌어 먹는 사람이 아니니까 훨씬 자유롭습니다. 더구나 출판도 국민의 세금으로 한게 아니고 내돈으로 했기 때문에 시가 아무리 후져도 나는 자유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 한수
시
내게 시란
대단한 뭐는 아니다.
나는 어디까지나
목수로 밥 먹고 살고
남의 칭찬이나 비난도
관심 없고
내게 시란
게으른 성품 탓에
짧게 노래하는 거
그 외 아무 것도 아니다.
내게 좋은 일이 생기면 누군가가 혹은 무언가가 나 때문에, 좋은 일이 생기도록 애를 썼기 때문입니다. 그걸 당연히 받아 들이면 자신의 복을 까 먹는 거라고 그래서 이제 좋은 일은 물 건너 간다고 어디서 들었습니다. 옳은 말씀 입니다. 고마워 하면 고마워할 일이 더 생기는 법입니다.
요 근래 제게 생긴 신나는 일들이 가능하게 만들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정 감사 드립니다.
첫댓글 시집발간축하드립니다.
건강하십시오. . .
교장선생님, 환갑과 시집발간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89기분들 수료 축하드립니다^^
교장샘! 늦었지만 환갑을 축하드립니다. 물론 시집을 출간하신것도 축하드립니다.
축하합니다 교장선생님의 건강과 통나무학교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축하드립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와우 굿
멋지네요 부럽기도하구요
늘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