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의 미군기지 이전은 1988년 노태우 대통령이 미국에 요구하면서 시작되었다.
미군기지 이전이 제기된 배경에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 외국군이 주둔하고 있는 것이 민족적 자긍심뿐 아니라 도시발전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그 후 한미양국은 용산기지를 1996년까지 평택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했지만, 정치·경제·군사적인 문제 등으로 지연되다가 2016년부터 점진적으로 이전되기 시작했다.
평택으로 결정된 것은 이 지역에 기존의 험프리 기지가 있고 인근 송탄(오산기지)에는 미군의 공군이 주둔하고 있다는 인프라가 큰 영향을 주었다.
평택의 지형은 한남정맥 중 쌍령지맥의 족보 있는 산줄기가 이어지는 곳이다. 이 산줄기는 진위천과 안성천이 합수되는 곳에서 멈추며 사방으로 넓고 기름진 평야를 확보하고 있으니 애초부터 평택은 재복이 넉넉한 땅이다.
특히 쌍령지맥이 마지막으로 멈추는 함박산(56m) 인근은 나무의 열매와 같은 곳으로 풍수에서 말하는 혈처에 해당된다. 누차 말하지만 혈은 산의 꽃이니 나무의 열매와 같아서 산줄기 끝에서 맺히게 된다.
실제로 오죽헌, 서백당, 임청각, 육영수 생가 등의 명문고택들은 산줄기가 끝나는 지점에 자리했음을 볼 수 있다.
이렇듯 유리한 지형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빛을 보지 못한 것은 인근에 미군의 화약고가 자리하고 있어서 군사보호지역으로 규제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그 화약고가 이전하기로 하면서부터 동시다발적으로 개발이 이루어진다.
가장 먼저 이 지역에 고덕신도시가 건립되고 인기리에 분양되었다.
쌍령지맥이 물을 만나서 멈추는 곳이니 목마른 용이 물을 만난 것 같은 갈룡음수(渴龍飮水)의 터라고 할 수 있는데, 때가 도래한 것이다. 고덕신도시와 인접한 산업단지에는 삼성전자가 120만평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 자리하면서 일련의 과정들이 봇물 터지듯 진행되고 있다.
풍수인의 관점에서 보면 애초부터 평택 관아가 이곳 함박산 아래 입지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조선시대 평택현 관아는 현재의 팽성읍에 자리했지만, 지리적으로 보았을 때 여러모로 미흡한 곳이다. 산줄기는 미약하고 물길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어떠한 지리적 도움도 기대할 수 없다.
한편 진위천 물길은 안성의 미리내성지부터 시작된다. 진위천은 서탄면에서 황구지천과 합수되어 수량을 늘린 뒤 크게 굽이치는데, 고덕동에 이르러 더욱 역동적으로 꿈틀거리는 모습이다.
풍수에서 물길은 재화로서 경제력과 경쟁력을 의미한다고 했으니 물길은 굽이침이 많을수록 유속이 차분하여 유리한 물길이 되고 그 지역에 재화를 축적하게 된다.
실제로 런던, 템즈강, 파리 센강, 로마 테베레강, 베를린 슈프레강 등은 굽이침의 각이 크고 여러 차례 반복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풍수를 모를 경우 물길의 굽이침이 많은 곳에 터를 정하면 실패하지 않는다.
고덕지구 인근의 궁리에는 소풍정원이란 쉼터가 있는데, S자로 휘어나가는 물길이 아름다운 곳이다.
이처럼 물길이 좋은 곳은 예외 없이 사람이 모이게 되는데, 앞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진위천은 안성천과 합수된 후 큰 강을 이루고 또 다시 S자로 굽이치며 흐른다. 크게 굽이친다는 것은 물이 그대로 빠지는 것을 아쉬워하면서 새로운 터를 만들려는 의지이고 표현이다.
합수된 안성천은 대추리 일대에서 다시 한 번 감싸주면서 많은 수량을 유지하게 되었다.
대추리(大秋里)는 가을이 풍성하다는 뜻으로 재물이 넘쳐나는 땅인데, 이곳에 용산의 미군부대가 이전하여 자리한 것이다.
미군은 어떠한 기준에 의해 터를 정하는 것인지 필자는 알지 못한다. 그리고 그들이 풍수를 고려한다는 말을 들은 적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용산기지와 이곳 평택기지 등의 입지를 보면 풍수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부합된다는 점이다.
또 송탄에 자리한 공군부대 또한 진위천과 오산천이 합수되고 황구지천과 합류하여 90도로 방향을 바꾸는 물길이 유리한 지형이다. 참고로 송탄의 오산기지는 6.25 전쟁 때인 1951년 지어져 현재까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미국의 주요 인사들은 모두 이곳을 통해 국내에 들어온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그들은 어떻게 터를 정할 때마다 풍수적으로 유리한 땅을 차지할 수 있었을까?
풍수를 고려하지 않았다는데, 단지 우연인 것인가?
이는 풍수에서 좋은 물길(point bar)이 군사·경제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을 아는 것이라 생각된다.
대추리에서 합수된 안성천은 신왕리에서 다시 한 번 굽이친 후 서해로 흐른다. 하지만 신왕리부터는 수구가 넓게 벌어지면서 물길이 속수무책 빠져나가고 있다. 바다와 가까워진 안성천은 기운이 소멸되기 직전이다.
그런 까닭에 안성천(아산호) 좌우에는 작은 마을조차 없는 것이다.
그런데 안성천 하류에 1974년 아산만방조제가 생기면서 안성천은 밀물과 썰물로 인한 조수간만의 차가 없어졌을 뿐 아니라 하염없이 빠지던 물길도 넓은 아산호로 바뀌면서 안정화를 이루게 되었다.
안성천은 아산만방조제로 인해 기사회생하면서 이제는 수구가 벌어졌다거나 바다로 직수로 빠지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풍수에서 가장 좋은 물이 잔잔한 호수나 저수지인데, 천년 동안 마르지 않는 물은 천 년 동안의 부를 약속한다고 했을 정도다.
결과적으로 아산만방조제의 최대 수혜자는 대추리 미군기지가 되었다.
아마도 대추리에 터를 정할 때 방조제로 인한 물길의 영향도 고려했을 것이라 짐작된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살피는 풍수의 관점과 그들이 터를 고르는 기준은 차이가 있지만 터의 유·불리 결과가 같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풍수를 미신으로 여기는 인식도 이제는 바뀔 필요가 있다.
한편 수량이 풍부한 평택에는 대추리 외에도 또 한 곳의 명당이 있다. 미군기지가 있는 안성천 건너편은 오성면 창내리 지역인데, 역시 진위천과 안성천이 합수되면서 터를 휘감아 도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도일천과 통복천까지 합수되면서 4줄기 물이 모이는 지형이다.
더구나 합수되는 물길이 가깝고 수량이 많으니 재복이 빠르고 풍요로울 뿐 아니라 대추리 산줄기가 길게 뻗어 물 나가는 것을 막아주고 있으니 미군기지를 능가하는 터가 되었다.
물론 현재 그 지역은 농림지역이기 때문에 당장 땅의 활용은 쉽지 않다. 그러나 평택이 현재보다 더 확산되는 미래에는 그 땅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마침 창내리 지역은 남향으로 도시계획을 할 수 있으니 여러모로 유리한 곳이다. 그럴 경우 평택의 균형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거듭 말하지만 땅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물이 풍부한 평택은 물길을 최대한 활용하여 도시계획을 하는 것이 필요한데, 올바른 치산치수는 이것을 말한다.
https://youtu.be/66aL3lNjO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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