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상의 길잡이>
조지훈의 �완화삼(玩花衫)에 화답한 시이다. �� 완화삼의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가 이 시에 와서는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로 변화되었다. 박목월은 <청록파> 혹은 <자연파>로 불리우는 시인으로서 그 유파의 이름에 걸맞게 �� 나그네에도 시인 특유의 자연에 대한 관심이 드러나 있다. 우리는 1940년대의 상황에서 자연에 대한 관심을 가진 일군(一群)의 시인들이 등장하게 된 연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식민지 현실 속에서 주권을 상실한 민중들의 비참한 삶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그려내는 데는 상당한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주권을 잃고 ‘나그네’로 전락한 백성으로서 국토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이 나라 사랑의 한 방편이었을 수가 있다.
그런 점에서 <자연파> 시인들의 공통적인 관심이 이해는 된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들의 ‘자연’은 생산 현장으로서의 우리 농촌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시인의 관념 속에서 미화(美化)된 이상적인 자연이다.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이 시는 간결한 언어로써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그려내고 있다. 두 번이나 반복된 ‘구름에 달 가듯이 / 가는 나그네’에서 단적으로 드러나듯이 인간은 자연에 비유되어 행운유수(行雲流水)하는 유유자적함을 보여 준다. 주인의 자리를 빼앗기고 나그네 신세가 되어 떠돌 수밖에 없는 이의 슬픔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는다. 강나루를 건너 밀밭 사이로 난 외줄기 길을 삼백 리나 걸어가서 만난 것은 ‘술 익는 마을마다 / 타는 저녁 놀’이다. 이 낭만적인 풍경은 그 자체로 아름답기는 하다.
박목월 시인의 언어 경제가 이룩한 최고의 경지다. 잘 익은 술의 빛깔을 연상케 하는 저녁 놀, 그밖에 색채감을 느끼게 하는 어휘들, 명사로 끝냄으로써 연과 연 사이에 여백을 주는 솜씨 등이 돋보인다. |
첫댓글 나그네/박목월
아름답습니다
지기님 의영상이군요
!!!!!!!!!!!!!!!!!!!ㅇ_ㅇ
이방은 첨 와 봅니다
아름다운 글과 영상이 눈에 쏙 들어옵니다
수고하셧습니다
머물다 갑니다 새해복 많이 받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