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리던 몸은 안정을 되찾았고, 거칠었던 숨소리는 평온해졌다. 인재는 오랜만에 옷을 입고 하
얀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가 걸치고 있는 옷을 살펴 보았다. <최병원
>이라는 로고가 왼쪽 가슴 근처에 새겨져 있는 것이 보였다.
정신은 아직 혼미에서 마치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방안에
처음보는 기계들과 몇 가지 기구들이 놓여 있다는 것을 인식하자 머리에 두통이 찾아왔다. 그
리고 조금 전에 겪은 것 같은 고통의 순간을 떠올리며 그는 몸을 다시 한번 부르르 떨었다. 그
고통은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시간이 흐르자 그는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렴풋이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는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살펴보기 시작했다. 잠시 후 말끔한 하얀 피부 상태를 확인하고는 그
는 다시 자리에 누웠다.
그 때 방문이 열리며 하얀 가운을 입은 여자가 방안으로 들어왔다.
“깨어나셨군요.”
안에 들어온 여자가 인재를 보며 말했다. 20대 중반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 젊은 여자였다.
그녀는 검은 색의 작은 기계를 한손에 들고 천천히 그의 침대로 걸어왔다.
“몸은 괜찮으세요? 어디 불편한 곳은 없으신가요?”
그녀는 누워있는 그를 찬찬히 살펴보면서 물었다.
“네. 괜찮습니다.”
그의 눈과 마주친 그녀의 시선은 옷 밖으로 노출된 그의 팔과 다리로 향했다가 다시 그에게로
돌아왔다.
“오늘이 몇일이죠?”
그가 묻자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오늘은 2179년 8월 15일입니다.”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런 질문을 하시는 것을 보니,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된 것 같군요.”
“그럼, 제가 몇가지 질문을 해도 될까요?”
인재는 고개를 끄덕였다.
“성함을 말씀해 주세요.”
“조인재”
“주민등록번호는?”
“B0300709-1048623"
“선생님은 100년 전에 냉동인간 신청을 했었고, 지금 정확히 100년이 지난 후에 깨어나셨습
니다. 지금 상황을 이해하실 수 있습니까?”
“그런 것 같소. 예전 일들이 기억이 납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들고 있던 기계에 펜 같은 것으로 무엇인가를 기록했다.
하얀 가운에 새겨져 있는 그녀의 이름과 <전문의>라는 직함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갈색으로
염색한 머리를 뒤로 묶어 올린 그녀의 모습은 무척 아름답게 보였다.
그리고 그런 그녀가 의사라는 것이 그에게는 왠지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것은 단순히 그녀의
얼굴이 예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위로 올라간 눈꼬리를 가진 이기적인 눈, 유혹을 말하는 듯
한 검붉은 립스틱을 바른 도톰한 입술, 지적이기보다는 관능적으로 보이는 조금 벌어진 미간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오똑한 코.
그는 굽 높은 하이힐을 신고 화려한 의상과 함께 패션쇼 무대에서 우아한 워킹을 만들어내는
그녀의 모습을 상상했다. 그리고 170cm 정도 되어 보이는 큰 키에 균형 잡인 곡선의 미를 가
리고 있는 그녀의 하얀 가운은 애써 그것을 감추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선생님 몸 안에는 해동 과정 중에 손상된 세포들을 복구하기 위해 나노 로봇을 주입된 상태
입니다. 다행히 몸 상태는 양호한 수준이어서 조금 안정을 취하면 금방 회복할 수 있을 거예
요.”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정대로 깨어나셨으니,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것이 정상입니다.”
“다만 밖이 좀 시끄러워요. 기자들이 많이 와 있어서요. 하지만 저희 병원에서는 선생님께서
안정을 취하시기 전까지는 외부인의 접촉을 금하고 있습니다. 선생님도 그것이 편하실 겁니
다.”
인재의 시선은 오른쪽 벽에 걸려있는 시계로 향했다. 로마 숫자가 새겨진 중세 유럽풍의 디자
인이 여전히 유행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기네스북에라도 오른 건가요?”
“아니요. 그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국내에서도 선생님처럼 장기간 냉동 후에 부활한 경우는 드문 경우이니까요.”
“언제 잠시 시간을 내서 나한테 브리핑 같은 것을 해 줄 수는 없겠소?”
“브리핑이요?”
“그간에 일어난 던... 중요한 사건들이나, 내가 꼭 알아야 할 것들 같은 거요.”
그녀는 아무말 없이 잠시 들고 있는 기계를 만지작거렸다.
“곧 대행 변호사가 도착할 겁니다. 그 분이 선생님에게 도움을 줄 것입니다.”
“그럼, 잠시 누워서 쉬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한 후 방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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