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이나 카페를 찾을 때면 시선이 분주해집니다. 공간 곳곳을 빠짐없이 살펴보고자 하기 때문이지요.
천장과 바닥 마감은 어떻게 했는지,
조명은 어떤 방식으로 설치했는지,
가리고 싶은 부분과 드러내고 싶은 부분에는 어떤 재치있는 생각이 담겨있을지,
사장님의 생각이 특히 반영된 공간이 있는지...
외형적인 것을 살피던 시선은 운영방법에 대한 시선으로 옮겨갑니다. 공간마다 이용안내 글을 찾아 읽어보려 하는데요.
인생샷을 남기기보다 인생책을 만나면 좋겠다는 짧지만 강렬한 메세지를 전하는 곳도 있고, 일회용기를 제공하지 않는 이유와 그 대안을 차분히 설명하는 곳도 있었지요.
짧은 이용안내글에 공간의 핵심이 담겨있을 때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텅 빈 책방을 이용안내글을 다듬으며 차근차근 채워가고 싶습니다.
* 오늘은책방 이용안내
오늘은책방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합니다. 책과 사람이 허물없이 어울리는 장을 그립니다.
이동약자와 어린이를 생각해 턱을 없애고, 손잡이와 세면대 위치를 낮게했습니다. 책장 높은 곳에 꽂힌 책은 아래의 책장에서도 찾아보실 수 있도록 서가를 배치했습니다.
시력약자를 생각해 돋보기 안경과 큰글자도서를 비치했습니다.
간단한 언어를 학습할 정도의 다문화도서를 비치했습니다.
남녀노소 어울릴 수 있는 독서모임을 운영 및 개발합니다.
* 그밖에 살피고 싶은 것
현관문 화장실문을 미닫이문으로 하기
SNS 홍보시 대체텍스트 입력
활자에 장벽을 낮추기 위한 낭독회, 이야기회
첫댓글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내부공사를 진행하려 합니다. 발품팔아 아끼는 비용으로 이와 같은 부분에 투자하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주거지와 초등학교, 뒷산과 공원이 가까운 새터전. 참 좋았습니다.
타인을 향한 관심과 배려가 깃든 책을 적극적으로 소개 판매하고 싶습니다. (추가 중)
1. 배려하는 디자인, 방일경, 미술문화
2. 청각장애 아이의 부모로 산다는 것, 그레고리 마이외 외1, 한울림 스페셜
3. 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사계절
21.1월 메모
누구나 먹을 수 있는 디저트를 만들어 보고 있습니다. 스콘은 제법 괜찮아서 가게를 다시 열 때 꼭 선보이고 싶어요. 요새는 ‘비건’이란 말이 쉽게 들어볼 수 있지만, 무엇인가 구분 짓는 언어가 조심스럽습니다. 그 대신 ‘누구나(먹을 수 있는) 스콘’이라 표현하면 어떨까 고민합니다. 내용은 그대로이지만, 규정되고 구분 짓는 것에서 조금은 자유롭고 싶습니다.
누구나 먹고, 마시고, 머무를 수 있는 공간. 문턱을 하나씩 하나씩 낮춰가다 보면 저도 나누는 삶을 가까이 하며 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저마다의 빛대로 주고받다보면 한데 어울려 나눔의 당사자는 희미해지더라도 남겨진 자리에 따스한 온기가 가득 채워지겠지요.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