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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말씀: 디모데 후서 4:7,8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니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니라.”
우리 인생은 한번 왔다가 한번 갑니다. 사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이 질문은 소크라테스 이전부터 현재의 우리까지 줄기차게 묻고 대답해온 문제입니다.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갑니까?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답을 몰라 답답해하고 향방 없이 살아갑니다. 세상엔 이에 대한 명확하고 시원한 대답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압니다. 그것도 명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그 답이 무엇입니까?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와서 하나님께로 갑니다.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창조된 존재이며 다시금 그분의 품으로 돌아갑니다. 저는 이번 어머니의 임종을 통하여 이 하나님을 실제로 목도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간 제가 받은 은혜를 통하여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 나누고자 합니다.
1. 생명의 주관자 하나님.
저의 어머니는 몹시 병약하신 분이셨습니다. 저의 큰누님 어려서부터 유언을 하셨던 분입니다. 당시 위장병(일명 속알이병)을 갖고 계셨던 어머니는 종종 위경련을 일으키곤 하셨는데 제가 어린 시절에도 한밤중 ‘아이구구’ 소리가 들리면 자다 말고 일어나 어머니 등을 쓸어 드려야 했습니다. 저의 어린 시절 사진을 보면 어머니는 마치 할머니 같습니다.
67년에 담낭 수술을 받으셨고 89년, 제가 이태리로 나올 때 자궁암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당시 66세에 항암 치료를 받으시던 어머니께 마지막 인사를 드렸습니다. 더 이상 뵐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에 비행기속에서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후 어머니는 수없는 병치례를 하셨고 2004년 아버지 사후엔 정신적 이상증세로 고통 받으셨습니다. 한번은 한밤중에 집을 나가셔 밤새 청주시를 헤매시다 집에 오신 적도 있었습니다. 골반이 부러져 생사가 오가는 수술을 받으셨고 신우신념으로 종종 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어머니가 평생 드신 약을 모으면 아마도 트럭 한 대분이 넉넉히 될 것입니다.
이러던 어머니가 2012년 구순을 맞이하시니 참으로 기적이 따로 없었습니다. 제가 어려서 돌아가실 것 같았던 어머니가 50여년을 더 사신 것은 신비에 가까운 기적이었습니다.
오늘날 웰빙 시대의 현대인들은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합니다. 무공해 자연식품, 건강식품 등에 관심을 갖습니다. 몸에 조금만 이상이 와도 병원을 찾습니다. 스트레칭 운동에 열심입니다. 조금이라도 더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과감하게 투자합니다.
저는 어머니를 통하여 진정 생명의 주관자는 하나님이심을 보게 됩니다. 어머니는 보양식을 하신 것도 아니고 열심히 건강관리를 하신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만 92년 반을 사셨습니다. 진정 우리 생명의 주관자는 하나님이십니다. 우리의 생명은 주관자 하나님께 달려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몸을 잘 관리하고 운동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최종 생명의 권한은 하나님께 달려 있는 것입니다.
2. 고린도전서 15:51은 말씀합니다.
“보라 내가 너희에게 비밀을 말하노니 우리가 다 잠 잘 것이 아니요 마지막 나팔에 순식간에 홀연히 다 변하하리니”
예수님은 죽은 야이로 딸을 보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죽은 것이 아니라 잔다”
어머니가 요양원 임종준비실로 옮겨 계셨습니다. 원장의 설명은 이미 심장의 피가 굳어져 나와 손끝부터 피가 통하지 않아 백색으로 변하고 하루내지 이틀 내 임종하실 것 같다는 소견을 말했습니다. 정말 어머니의 손을 보니 백색으로 변하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오물거리시던 입을 멈추시더니 숨이 가파지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바람에 꺼져가는 심지 같으시더니 30분도 안 돼 숨을 멈추셨습니다. 곁에 있던 큰누님의 흐느낌이 들렸고 형님의 울음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의 눈에서도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어머니의 모습을 보니 마치 주무시는 모습과 동일하였습니다. 그것도 아주 곤한 잠에 빠지신 모습이었습니다. 죽은 것이 아니라 잔다 하신 예수님 말씀 그대로 잠자는 상태로 주님의 품에 안기셨습니다. 그 모습은 너무나 평안하고 아기와 같이 예쁘신 모습이었습니다. 마치 아기로 태어났다 아기의 모습으로 가시는 것 같았습니다.
성 어거스틴은 어머니 모니카 임종 시 마지막 나팔 소리에 홀연히 다 부활할 것을 사모하며 어머니의 죽음을 기쁨으로 맞이하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끝내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눈물샘이 마르도록 눈물을 흘렸습니다. 어머니가 마지막 숨을 거두자 눈물은 대성통곡으로 변했습니다. 그러나 곧바로 어머니의 존엄성을 위하여 울음을 멈추었다고 합니다. 저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지만 나팔 소리가 날 때 잠자던 자들이 깨어나듯 어머니도 평안히 주무시다가 그렇게 부활하실 것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3. 어머니 장례 예배
어머니 장례 예배가 어머니 교적이 있는 청주 수곡동 성당에서 엄수되었습니다. 마침 토요일이라 많은 성도가 아침 일찍 미사에 참석하였습니다. 성가대의 아름다운 미사곡이 울리는 엄숙한 분위기속에 관이 성당 안에 안착되었습니다. 신부님이 지극 정성으로 집도해 주심에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순서 순서가 너무나 근엄하고 엄숙하여 말을 떼기에 적잖은 부담이 되는 분위기였습니다. 순간 가족대표 인사를 해야 할 형님이 큰 부담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신교와 용어, 내용이 좀 달라 목사인 나도 부담이 되어 형님의 부탁을 거절하였는데 내가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시 기도하며 디모데 후서 4:7,8절을 떠올렸습니다.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니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니라.”
장례 미사 장면은 마치 어머니께서 달려갈 길을 다 마치고 믿음을 지키시고 의의 면류관을 받으시는 대관식을 거행하는 듯 하였습니다. 형님께 부담이 되면 내가 하겠다고 하니 선뜻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장례 미사가 끝나고 대표인사 시간이 되었습니다.
“본래 형님께서 대표 인사를 해야 하는데 동생인 제가 목사라고 부탁하여 대신 대표인사 드리겠습니다. 오늘 장례 예배를 보며 저는 어머니 이숙희 마리아께서 마치 꽃잎이 뿌려진 비단길 위로 천국을 향해 가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 아름답고 복된 길을 준비해 주시고 집도해 주신 주임 신부님과 교우(성도)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저의 어머니는 한 달 전부터 의식이 없으셨습니다. 말씀도 하지 못하셨습니다. 그런데 임종 직전 주님의 기도를 따라하시고 예수님 아멘을 마지막으로 따라하시고 임종하셨습니다. 어머니는 자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치 달려갈 길을 다 마치시고 완주하신 듯 평안히 주무시듯 임종하셨습니다. 어머니 눈가에 흘리신 눈물은 저희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 아름답고 복된 죽음을 주신 하나님과 다시금 장례 예배를 집도해 주신 신부님과 교우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한 천사가 하나님으로부터 지구 정탐 사명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지구엔 온갖 나쁜 사람들이 많다는 소식을 듣고 마징가 젯 같은 강력한 힘을 소유한 자를 보내 달라 부탁했습니다. 하나님은 기꺼이 그러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이름은 바로 ‘어머니’라고 했습니다.
저의 외사촌형이 어머니 영전 앞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양반처럼 자식을 끔찍해 사랑한 분이 없어!” 어머니는 평생 자식을 위해 사셨습니다. 어머니는 하나님이 주신 ‘어머니’ 사명을 그 누구보다도 충실히 감당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제게 보내주신 가장 강한 자는 ‘어머니’이셨고 가장 위대한 분도 ‘어머니’이셨습니다.
4.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2월 초 어머니께서 식사를 못하셔서 2월까진 버티시겠지만 3월은 넘기기 어려우실 것 같다는 형님의 소식을 받고 12일 도착 비행기표를 예약하였습니다. 살아생전 한 번 더 뵙는 것이 돌아가신 후 뵙는 것 보다 낫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도착 다음날 찾아뵈니 식사는 못하셨지만 그린비아(영양쥬스)를 힘있게 빨아 드셨습니다. 저는 2-3달은 충분히 견디실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의식이 없어 아들을 알아보지 못하셨지만 오히려 감사하였습니다. 왜냐면 고통 없이 평안히 계셨기 때문입니다.
18일 목요일, 임종하신 날 오전까지도 어머니가 그렇게 급히 가실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어머니는 음료마저 뱉고 계셨습니다. 고민이 되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에 출국인데 도저히 2주를 넘기실 것 같지 않아 2주후로 변경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원래 한국에 올 때부터 고민을 하였습니다. 임종시까지 마냥 기다릴 순 없고....그런데 만약 왔다가 임종 소식을 바로 들으면 어떻게 하나... 기도하기는 내가 이태리로 돌아간 후 한달만 더 견디시다 임종하시길 소원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시간을 재촉하고 계셨습니다.
위급 상황을 연락 받고 요양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였습니다. 누님은 큰 형님과 작은 형님께 이미 연락을 취해 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큰 형님으로부터 우선 묘에 들어갈 흙을 장지에 가져다놓고 가면 5시 반쯤 도착하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누님은 작은 형님께 집에 가서 옷을 깨끗이 갈아입고 오라는 지시를 하였습니다. 그렇게 하면 아마도 5시가 넘어야 도착 할 듯 하였습니다.
이때만 하여도 어느 정도 여유가 있었습니다. 적어도 오늘 중으로 임종하실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불과 30분도 지나지 않아 어머니의 상태가 급속도로 나빠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시각이 아닌 분을 다투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다행이 작은 형님은 옷 갈아입고 오라는 지시를 어기고 택시를 타고와 임종 1시간 전에 도착하였고 큰형님께선 선산으로 가던 방향을 급선회하여 어머니 임종 20분전 가까스로 도착하였습니다.
임종 직전 원장의 말처럼 약간의 고통스런 몸부림이 있었습니다. 저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고통이 사라지고 평안이 임하시길 기도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께 지금까지 잘 참고 오셨는데 큰형님이 오고 있으니 조금만 더 참아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어머니는 마치 마라톤 선수가 마지막 고갯길을 오르듯 형님을 보고 가려고 애를 쓰셨습니다. 큰형님이 도착하여 어머니를 붙들고 눈물을 쏟으며 작별 인사를 드렸습니다. 어머니의 감으셨던 눈이 떠져 형님을 바라보는 듯 하였습니다. 어머니의 숨은 점점 약해지시더니 끝내 숨을 멈추셨습니다. 그런데 놀랍게 어머니 오른쪽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었습니다. 마지막 큰 아들을 본 감동의 눈물인지, 아니면 본인의 원대로 자녀들이 다 보는 가운데 임종하신 감사의 눈물인지, 아니면 이제 여한이 없다는 행복의 메시지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저의 마음엔 ‘다 이루었다!’ 하신 주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사람이 마지막에 입 눈 귀 순으로 닫힌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의식이 없으셨지만 다 듣고 계셨습니다. 제가 멀리서 온 것도 알고 계셨고 마냥 있을 수 없다는 사실도 알고 계셨습니다.
외국에 유학나간 어느 신부님 아버지가 임종을 앞두고 아들이 한국에 왔을 때 고의로 입을 다물어 식음을 전폐하시고 죽으셨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아들이 또 다시 나오는 수고를 덜기 위해서였답니다. 이 예화가 회자 되었는데 어머니도 이렇듯 가셨습니다.
어머니가 그렇게 급히 가실 상황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1주 내지 2주는 버티실 수 있으셨습니다. 음료를 거부하시고 불과 4시간도 안돼 운명하셨습니다. 어머니는 저의 출국 5일을 앞두고 급히 가셨습니다. 장례 마치는 시간, 요일까지 맞추셨습니다.
어머니는 임종 1시간 전 요양원 원장이 “어르신 아드님 오셨어 이름이 뭐야?”고 묻는 질문에 “권순만” 제 이름을 똑똑하게 대셨습니다. 그러자 원장이 놀라서 또 다시 물었는데 동일하게 대답하셨습니다. 이렇게 세 번 하셨습니다.
왜 원장이 세 번씩이나 물은 것인지, 어떻게 어머니께서 세 번씩이나 동일하게 말씀하셨는지, 외국에서 온 아들이 아닌 그냥 아들 왔다고 물었는데 왜 제 이름을 대셨는지 알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저의 마음에 베드로의 고백이 생각나 하나님께서 저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을 확증시켜주시는 듯 했습니다.
5. 복된 죽음
진정 어머니는 복을 받으신 분이 분명했습니다. 94세까지 장수하시고 자녀들의 지극정성 사랑을 받으시다가 평안한 죽음을 맞이하셨습니다.89년 이태리로 떠날 때 어머니는 예수님을 믿지 않고 계셨습니다. 당시 떠나는 저의 발걸음은 몹시 무겁고 많이 슬펐습니다.
떠나는 아들을 붙들고 누구보다 어머니가 많이 우실 줄 알았습니다. 그러던 어머니가 울지 않으셨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그렇게 강한 분이 아니셨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울지 않으신 것은 울면 좋지 않다는 미신을 믿으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머니는 평생 미신을 믿고 살아오셨습니다.
당시 연세드신 어느 수양관장이 ‘부모도 구원 못하면서 무슨 선교냐?’란 말이 마음에 걸림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선교사로 나가면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책임져 주신다는 선배 선교사님의 말이 위로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제가 선교사로 나온지 1년도 안돼 누님을 통하여 아버지 어머니를 성당으로 인도하셨고 두 분 모두 그곳에서 예수님을 영접하고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2006년초 신학공부를 위해 1주일 독일에 가야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이태리에 모셔온 어머니가 치매도 있으시고, 불과 2달 전에 집을 나가 시내를 헤매다 오신 전력이 있어 마음이 불안하여 다음 학기로 미루고자 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내 파올리나 선교사가 자신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떠나라고 하였습니다. 아내의 강권에 모든 것을 맡기고 갔다 오니 놀라운 일이 발생되었다. 아내가 무료하신 어머니를 위해 기도를 가르쳐 드렸는데 몰입 지경까지 이르신 것이었습니다. 어찌 기도가 재미있으신지 식사만 끝내시면 하루 종일 기도하셨습니다. 이것은 나중 지속적인 어머니 신앙에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누님의 말에 의하면 요양원에서 식사 후 성모상 앞에서 중얼중얼 기도하시곤 했는데 가만히 들어보니 그곳에 계신 요양사를 위해서도 기도하시더라는 것입니다. 이에 요양사분들이 너무나 큰 감동과 은혜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자신들을 기도해 주는 어르신은 어머니가 처음이었던 것입니다.
임종 1시간 전, 요양원 원장이 방금 전에 어머니께서 주기도문을 따라 하였다고 하였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며 나라에 임하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리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 복중에 복되도다.”
어머니는 원장이 말하는 주기도문을 두 번째 따라 하셨습니다. 원장은 기도문을 따라하신 분은 처음이라며 놀라고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반복해 기도하셨던 그 기도가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았습니다.
이때다 싶어 어머니 곁으로 가서 “예수님!”을 외치자 어머니도 “예수님!” 하셨고 “아멘!” 하자 “아멘!”을 따라 하셨습니다. 이것이 어머니가 이 땅에서 하신 마지막 말씀이었습니다.
어느 치매 노인이 사랑하는 남편도 자식도 알아보지 못하고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고 임종을 맞이하고 있었는데 마지막 “예수님” 이름을 불렀다는 예화가 있습니다. 우리 어머니도 마지막 ‘예수님’ 그 이름을 부르셨습니다.
저는 어머니의 임종을 통하여 정말 하나님께서 이숙희 마리아 어머니를 사랑하셨음을 확증할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60 평생 미신을 믿고 고사를 지내온 분이십니다. 뒤늦게 하나님을 알고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요양원에서도 많은 문제를 일으키셨습니다. 욕하고 다투기도 하셨습니다. 어머니의 행위로 보면 하나님이 사랑하고 복 주실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나님이 이렇게 큰 복을 주셨을까 생각하니 어머니에게 단 한 가지 진심이 있으셨습니다. 하나님께 대한 믿음의 진심이 있으셨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행위를 통해서 의로 여기시지 않고 그의 믿음을 통하여 의로 여기셨듯 하나님은 어머니의 진실한 마음 한가지를 의로 여기신 것입니다.
장례에 참석하신 모교회 목사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복된 죽음입니다.”
성당의 교우분들, 친지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그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장례를 치루며 제가 깊이 깨닭은 것과 마음속에 한 작은 결단이 있습니다. 그것은 사랑받은 만큼 애닲아 한다는 사실, 즉 사랑을 베푼 만큼 애도한다는 것이며 앞으로 사랑하며 살아야겠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신 최고의 계명은 “서로 사랑하라”입니다. 죽음 앞에 우리를 가장 가치 있게 하고 애닲게 하는 것은 업적이 아니라 베푼 사랑임을 보았습니다. 주님은 사는 날 동안 우리가 힘써야 할 일은 업적이 아니라 용서하고 사랑하는 것임을 말씀해 주십니다.
수의엔 주머니가 없습니다. 왜냐면 가져갈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져 갈 수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남긴 사랑입니다.
첫댓글 할렐루야 아멘
아름다운 간증 감사합니다. 가정과 사역 위에 하나님의 은혜가 늘 넘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