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인(老人)이 쓴
실화(實話)/[어느
노인(老人) 요양병원(療養病院)에서]
열심히 살 때는 세월(歲月)이 총알 같다 하고, 화살 같다
하건만, 할 일 없고 쇠(衰)하니 세월(歲月)가지 않는다 한탄(恨歎)하시더이다.
정신(精神) 맑으면 무엇하리요, 자식(子息)
많은들 무엇하리요,
보고픔만
더하더이다.
차라리 정신(精神) 놓아버린 저할머니처럼 세월(歲月)이 가는
지, 자식(子息)이 왔다가는지,
애지중지(愛之重之)하던 자식(子息)을 보아도
몰라보시고 그리움도 사랑도 다 기억(記憶)에서 지워버렸으니 그저 천진난만(天眞爛漫)하게도
하루 3끼 주는 밥과 간식(間食)만이
유일(唯一)한
낙(樂)이더이다.
자식(子息) 십여(十餘) 남매(男妹) 있음
무엇하리요? 이 한 몸 거(居)할곳 없더이다. 아들 딸 자식(子息)들 유명인사(有名人士) 무엇하리요?
이 한 몸 갈 곳 없어 여기까지 흘러흘러 왔더이다.
허리띠 졸라매고 최고(最高) 학벌(學閥)
자랑하며 고생(苦生)도 보람으로알고 자식(子息) 뒷바라지했던들
무엇하리요?
작디작은 이 한 몸, 자식(子息) 아닌 사람 손에 매인
것을..
인생(人生) 종착역(終着驛)인 이곳까지가 멀고도 험
하였으리!..
종착역(終着驛)에 벗은
많으나 마음 나눌 곳 없어
외롭더이다.
앞을 못 보는 사람, 듣지못하는 사람 속에
맑은 정신(精神)은
더
외롭더이다.
치매(癡呆)로 정신(精神)을 망각(忘却)함은
차라리 고통(苦痛)에서 벗어나는 유일(唯一)한 방법(方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몸 쇠(衰)하고 정신(精神) 맑으면
무엇하리요? 괴로움만 더한 것을..
가는마당에 야속(野俗)함도, 사랑도, 그리움도,
추억(追憶)도, 정신(精神)에서 모두 내려놓으니 차라리 마음이 홀가분
할뿐,
모진 비바람 다 지나간 조용히 흐르는 저
호수(湖水) 같은 잔잔한
마음으로 돌아갈 뿐인
것을!!..
과거(過去)엔 부모(父母)들이 자식(子息)에게
전(全)인생(人生)을 투자(投資)하고 노후(老後)를 보장(保障) 받기도하는 것이
일반적(一般的)이었으나 이젠, 정부(政府)의
사회복지(社會福祉)
서비스가 아니라면 자신(自身)이 스스로의
노후(老後)를 책임(責任)져야 할 시대(時代)입니다.
아직도 연금(年金)타고 퇴직금(退職金)타서
울며불며 매달리는 자식(子息)에게 결혼비용(結婚費用), 사업자금(事業資金),
취업자금(就業)
다 털어주고 빈털털이가 된 부모(父母)들이
길거리에 내 몰리는 것이
현실(現實)입니다. 결국(結局), 서로 비참한 꼴이
되지요.
한 푼 없이 늙고 초라한 부모(父母)가
자식(子息)들에게 더 이상 부모(父母)가 아닌 것이 오늘의
세태(世態)입니다.
자식(子息)에겐 교육(敎育)까지만 책임(責任)져주고,
언제까지가
될지모를 자신(自身)의 '제3의 인생(人生),
노후대비(老後對備)'에 만전(萬全)을 기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