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카메라 들고 고궁 같은데를 잘 안가는 편인데, 여차저차하여 가게 됐다.
휴가까지 내놓고....원래는 오랜만에 서해안엘 가려고 했는데 차편같은 것들이 내 마음대로 안됐던 게지. 하늘엔 구름도 가득하고...
냉장고 계란칸을 가득 채우고 있는 필름들을 바라보며...'그래 뭐라도 찍자'해서 무작정 카메라를 챙겨서 나섰는데 막상 버스를 타려니 행선지가 어디인지 막막하두만.
그러다 생각해낸 곳이 경복궁. 뭐 찍을거리는 많지 않겠지만 혼자 여유롭게 쏘다니다 쉬다 쏘다니다 할 요량으로 한번 가봤다.
그런데...사람이 없는 고궁은 그야말로 찍을 것 천지.
지난 겨울 휴일에 4명이 같이 같은 곳엘 사진 찍으러 갔지만, 그땐 보이지 않던 아름다운 장면들이 눈에 쏙쏙 들어왔다.
경회루 연못엔 물새 한 마리가....
처음엔 운치 있으라고 만들어논 조형물인줄 알았는데 움직이는 걸 보곤 깜짝 놀랐다는....
궁궐 담장과 기와, 초록 이파리와 살구는 참 잘 어울리지 않는가.
기와, 단청, 난간의 호화스러우면서도 단정한 조화
이럴땐 고궁 관련 서적을 좀 읽어두었으면 뭔가 각이 잡히는 설명을 늘어놓을 수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든다.
나는 아마도 이 난간을 아주 좋아하게 된 듯하다.
흑백 담장에 비교적 단아한 색채의 문의 조화. '세련되면서 정숙해 보인다'라고 말하고 싶은데... 그런가?
굴뚝에 그려진 십장생도.
향원정 연못에는 연꽃이 피었다. 연꽃을 좀 더 가까이 찍지 못해 아쉬움이....
하여튼 이번 기회에 '고궁'이라는 곳이 참 가볼만한 곳이라는 걸 알아버렸다.
이번엔 그저 눈이 즐거운 것에 그쳤지만, 공부를 좀 하고 가면 사진에 덧붙일 얘기도 더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참, 필름은 코닥 E100VS와 포트라160VC가 수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