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례 =
1. 사라진 나비소녀
2. 돌아온 개구리소년
3. 기억이 없어요
4. 심마니의 망태기
5. 차표 두 장
6. 제 잘못이에요
7. 그때 어떤 일이 있었나
8. 돌아오지 않는 아이
9. 연예인 실종 사건
10. 나이를 먹지 않는 동굴
11. 빼앗긴 동심
12. 시험이 없는 나라
13. 겨울잠
14. 우정을 영원히
15. 장하늘 은행나무 공원
[책 소개]
이 책은 실종 12년 만에 살아서 가족 곁으로 돌아온 개구리소년들의 꿈과 우정을 그렸다. 1991년 3월 대구에서 발생한 개구리소년들의 실종 사건을 소재로 삼아 쓴 중편소설. 사라진 아이들은 죽지 않았고 오히려 실종 12년 만에 한 명씩 살아서 집으로 돌아온다는… 가상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들은 끝내 돌아오지 않는 단 한 명의 친구를 위해 다시 10년 뒤, 그의 이름을 딴 ‘장하늘 은행나무 공원’을 함께 건립하며 진한 우정을 나눈다.
- 방송작가 다희는 마치 어제 일처럼 그때의 사건을 기억하고 있었다. 같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한 동네 아이들 다섯 명이 개구리를 잡으러 함께 뒷산에 올라갔다가 한꺼번에 사라져서,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사건! 그리고 오늘 이 날까지 한 아이도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연락도 없고,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흔적조차 없는, 아주 괴이한 사건인 것을… 다희는 잘 알고 있었다.- 박찬일 기자가 병원으로 고귀남을 방문했을 때, 귀남은 조용한 놀이방에서 찰흙으로 젊은 여자 형상을 빚고 있었다. 얼핏 봐도 그것은 여자 탤런트 황보란을 닮았다. “개구리소년 하늘인 동굴 안에 살고 있어요. 나이를 먹지 않아 열 살 모습인 채 그대로요.” “네가 하늘일 만났니? 언제, 어떻게…?” 귀남은 대답을 않고 콩알만한 찰흙으로 인형 얼굴에 코를 만들어 붙였다. 코가 생기니, 인형은 금방 숨을 쉴 것처럼 보였다. “꼭 보란 누나 같구나. 네게 이런 솜씨가 있는 걸 엄마가 아실까?” “엄만 모르세요. 어렸을 때 학교 앞 문구점에서 찰흙을 사 가지고 집에 와 코끼리를 만들었는데, 엄마가 쓰레기통에 버렸어요.” “많이 슬펐겠구나.” “그때 엄마가 쓰레기통에 버린 건 찰흙 코끼리가 아니라 바로 저였어요.”
[전자책을 다시 내며]
이 소설은 어린이 실종 사건과 유명 연예인 실종 사건을 소재로 하여 쓴 동화 같은 이야기입니다. 하나는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가상의 사건인데, 두 사건을 통해 오늘날 우리 아이들이 지고 있는 무거운 짐이 무엇인지 살펴 보고자 했습니다. 다시 말해 한창 동심으로 자라야 할 아이들이 어째서 애늙은이로 하루하루를 살아야 하는지, 그 안타까움이 너무나 커서, 2004년에 썼던 소설을 전자책으로 다시 내게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 아이들은 꿈을 꾸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부자리 속에서 꾸는 꿈이 아니라 밝은 대낮에 맑은 정신으로 꾸어야 할 꿈…, 그것은 장래의 희망, 포부, 이상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그런 꿈을 그들은 왜 꾸지를 않는지, 꾸려고도 하지 않는지, 무엇이 그들한테서 꿈을 빼앗아 갔는지를 밝혀 보려고 합니다.
‘동심은 천심이다. 어른도 동심으로!’ 이런 말이 있습니다. 지은이는 이 소설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동심을 잃지 않고 자랐으면 합니다. 그리고 위인전에 나오는 조상들 같은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그들이 간직하고 키우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것은 그들의 특권이기도 합니다. 그러려면 우리 어른들이 먼저 생각을 바꾸고 노력을 해야 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늘 이 사회를 꾸려 가는 모든 어른이 함께 짊어져야 할 과제입니다.
(2012년 봄에, 지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