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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센 冬장군도 버거운데 날개 달고 하늘에서 내려온 흰 눈까지 합세하여, 북한산성 의상능선에 막강 이중방어벽을 쌓아놓았다
추운 겨울이 왔음을 자랑이라도 하고픈지 서릿발 같이 오싹한 냉기를 뿜어내는 용출봉, 그 겨울마다 치러야 하는 전쟁으로 바위들도 앙상하게 마른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황량한 이 겨울 풍경 속으로 힘겹게 뛰어든 푸른 청춘이 있다
얼음보다 차가운 쇠줄을 부여잡고, 강철보다 단단한 바위를 딛고 오르는 청춘이 있다 헐벗은 풍경 속에서도 까마득히 잊혀진 추억과, 눈부셨던 웃음을 고이고이 간직하는 청춘이 있다 그들이 바로 우리 오일(51회) 청춘들이다 ~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걷는다 서로를 의지하고 격려하며, 함께 끊임없이 걷는다 ~ 물샐 틈 없는 冬장군의 방어벽을 뚫고, 땅보다 하늘에 더 가까운, 그 곳을 향해 나아간다 드디어 정상에서 맞이하는 진정한 겨울, 그러나 진정한 겨울이 뿜어내는 강력한 기운에 취해 온 몸이 춤을 춘다 ~ 그리고 혹독한 겨울 풍경이 정직하게 펼쳐진 산에서 다시 깨닫게 된다 산과 인생은 높이 오를수록 더 겸허하고 순수해져야 한다는 것을 … 이제 오랜 세월 이곳을 거쳐 간 사람들의 고마움이 진하게 배어있는 손잡이를 잡고 내려간다
굳게 얼어있는 바위를 다독이며 조심스레 내려간다 겨울아, 물럿거라 !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오일 영혼들 나가신다 ~ 큰 깨달음을 얻은 청춘들의 환한 미소에 날개 달린 흰 눈도 힘센 冬장군도 꼬리를 내리고 하산한다 산행일지 산행일 : 2017년 01월 14일 산행지 : 북한산 의상능선 산행경로 : 북한산성 탐방지원센타→의상봉→용출봉→용혈봉→증취봉 →부왕동 계곡→중성문→북한산성 탐방지원센타 산행거리 : 6.62km 걸린 시간 : 4시간 43분(휴식 1시간 16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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