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뜸하다가 이렇게 찾아와 안부만 묻고 갑니다.
각자의 삶터에서 농촌사회사업을 준비하는 여러분을 상상하며 미소만 지을뿐입니다. 저는 요즘 봉조리에 자리잡고 들어왔습니다. 마을 사무장일을 하며 마을과 지역으로 스미기 위해 몸으로 마음으로 삶을 나누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즘 한선생님께 받는 복지요결의 글귀 하나 하나가 절실합니다.
조용한 마을을 보며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따름입니다.
지난해 캠프에서 여러분과 함께 했던 이야기를 되새기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참, 별이도 어느새 세상에 나온지 9개월이 지났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삶을 되돌아본다는 말을 실감하며 살고 있습니다. 눈맞추고 웃어주고 뒤집고 기고 아파울고 엄마아빠 품을 기억하는 아이를 보면 사는 것이 신기합니다.
지난해 나누었던 이야기중 일부를 다시나누고 싶습니다. 희망과 용기가 되어주는 여러분들과 함께......
저의 꿈은
옛 어르신들이 누렸던 그 신명의 농촌마을공동체를 살리는 것입니다.
농촌지역복지사무소 ‘민들레’
일꾼 <참숲> 이정일
사회사업가로서 너무나 추상적이고 이상적인 꿈을 가졌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일까요? 스스로 묻고 답하는 것 이외에 상대방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데는 많은 어려움을 느낍니다. 그것은 아마 공부가 부족하고 경험과 삶이 그 만큼 부족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남에게 내 이야길 하는 것 또한 공부이며, 학생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각자의 꿈과 열정을 나누고 지식과 정보 그리고 관계를 나누는 만큼 커다란 공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이유로 여러분 앞에 부족하지만 제 이야길 나누고자 합니다.
여러분과 저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시작점에 서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 다양하고 파격적인 이상과 실천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다고 봅니다. 농촌사회사업을 준비하면서 사회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사색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회사업의 의미가 무엇이며,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분명히 되새기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한덕연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자연주의복지의 실현이 그것이며, 전통적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지던 생활상에서의 보호와 관심이야말로 사회사업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이상이어야 함을 농촌사회사업을 공부하며 확신하게되었습니다.
즉, 사회사업의 마지막 화두는 모심을 통한 공동체의 신명을 살리고 지키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공동체의 신명을 수 천년 지켜온 우리의 농촌마을공동체는 지금 되돌리 수 없는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파괴와 경쟁의 논리 속에 흔들리는 동안 우리의 신명 농촌마을공동체는 야산의 무성한 대밭과 돌담만을 남기고 사라지고 있습니다.
농촌사회사업의 실현은 농촌지역의 소외계층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기본적인 역할이외에도 사회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사색과 실현을 담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관통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것은 세계물질문명 중심의 폭력과 생명파괴에 따른 전지구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생태적 대안사회운동의 작은 행보라 확신합니다.
뜻을 새우는데는 누구나 자신의 한계를 넘어 관대합니다. 하지만 그 뜻을 이루는데는 너나 할 것 없이 그 걸음이 너무나 작습니다. 하지만 저의 작은 걸음과 여러분들의 작은 걸음걸음이 모여진다면 큰 뜻을 이룰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들어서며 밝힌 큰 뜻을 이루기 위한 저의 작은 걸음의 시작인 읍?면단위 권역형 농촌지역복지사무소에 대한 생각을 나누겠습니다.
농촌지역은 그 동안 도시중심의 산업구조 속에서 경제/문화적 희생을 강요 당해왔습니다. 이러한 희생 구조는 급격한 인구감소(이농)를 가져왔으며, 그 결과 지역사회 유지 자체를 위협받을 만큼의 인구 과소화와 고령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정주공간으로써의 삶의 질을 악화시키고 있으며, 늘어나는 복지욕구에도 농촌지역은 내적 자원의 부족으로 사회적 보호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즉, 지역사회 스스로 보호가 필요한 구성원이나 소외계층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통적 마을공동체를 통해 지켜오던 최소한의 복지적 기능조차도 힘들어질 만큼 농촌지역의 인구 과소화에 의한 활력저하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국가의 복지정책 또한 늘어나는 보호 욕구에도 불구하고 효율 및 비용 문제를 들어 방치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소한의 서비스 제공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더라도 도시지역과 같은 전달체계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장거리 이동과 자원동원의 어려움 등으로 효율적인 서비스 제공에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촌지역에 맞는 전달체계 개발 필요합니다.
이동거리(접근성)를 최소화하고 내적 자원을 활용하여 생활상의 상시적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전달체계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농촌마을공동체 중심의 보호체계'이고 이를 육성하고 지원,공작하는 전달체계가 읍.면단위 권역형 농촌지역복지사무소입니다.
이러한 '농촌마을공동체 중심의 보호체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역 활성화는 반드시 풀어야할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것은 농촌지역사회복지의 주요한 목표이며,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경제, 교육, 보건복지, 문화 등과 같은 생활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부터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농촌지역복지사무소에서는 보호가 필요한 마을주민은 물론, 다음세대를 위한 교육, 경제 활성화를 위한 농?도 교류 사업, 농촌의 새로운 기능과 역할이라 할 수 있는 환경교육 등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 사진은 봉조리 마을 한켠에 있는 마을터입니다. 마음이 저미어옵니다. 무성한 대숲과 돌담 그리고 우물만이 사람 내음을 짐작케합니다.
첫댓글 얼마전 기관에 온 실습생들과 장일순 선생님, 제정구 선생님의 영상을 봤어요. 어떤 일이 아닌 자신들의 삶으로써 실천하시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지요. 이정일 선생님 역시 현장에서 삶으로 고민하고 실천하시려는 모습이 저에게 큰 배움을 줍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