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공명과 같은 인재는 어떻게 얻는가
얼음이 녹고, 새가 지저귀는 봄이 찾아왔다.
유비의 시종이 숨을 헐떡이며 달려왔다.
지난 번 실수를 만회하려는 듯, 자기 두 눈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그가 말했다.
“장군, 이번엔 진짜 제갈량 선생님이 오신 걸 직접 이 두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그게 정말이냐? 내 느낌에도 이번엔 진짜일 것 같구나. 어서 떠날 채비를 해야겠다.”
입이 잔뜩 나온 두 아우를 데리고 유미가 다시 와룡산으로 향했다.
그런데 고을에 도착한 유비가 말에서 내리는 게 아닌가.
장비가 물었다.
“형님, 왜 그러시오?”
“여기서부터 걸어가자. 성의를 보여야지.”
“아니 누가 본다고 벌써 그러시오? 여기서 저기까지 거리가 얼만데?”
“위에서 하늘이 보고 아래서 땅이 보질 않느냐? 성의란 꼭 남에게만 보이라고 있는 게 아니라,자기 자신에게도 보이는거다.”
유비는 제갈공명을 만나러 갈 때 에를 다했고, 그리고 겸손하게 다가갔다.
장비가 말에서 내려오며 툴툴댔고, 관우도 굳은 표정으로 말이세 내렸다.
어디 이번에는 진짜 제갈공명이 있나 없나 두고 보자는 마음으로
오두막에 도착하자 젊은이가 다시 나와 인사 올렸다. 유비는 떨리는 마음을 애써 누르며 물었다.
“제갈공명 선생, 안에 계시는지요?”
“네, 여행에서 어제 돌아오셨습니다. 지금 낮잠 주무시는 중이세요.”
“아, 그럼 밖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유비가 공손히 대답하자 젊은이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아니 될 말씀입니다. 그랬다간 선생님께 저 혼납니다. 안으로 드셔서 기다리시지요.”
“아니, 이 자가 해도 해도 너무하네. 뭐? 낮잠을 자? 야인마, 얼른 가서 그놈 깨우질 못할까?”
유비가 장비를 꾸짖은 후 안으로 들어갔다.
“장비 이놈! 너야말로 입 닥치지 못할까? 떠 귀 잡히고 싶으냐? 조용히 밖에서 기다리고 있지 않으면 혼쭐날 줄 알아라!”
유비는 제갈공명을 조용히 두어시간을 기다렸고, 서서가 일러준 ‘제갈공명을 찾아갈 때 반드시 지켜야 할 일’ 을 생각했다.
포기하지 말고 어려 번 찾아갈 것. 반드시 예를 갖출 것.
이때 밖에서 장비는 화가 나 씩씩 거리며 관우에게 말했다.
“형님 저놈 저거 불 싸질러 연기 피우면 기어나오지 않겠소?”
“그러다 또 큰형님께 혼나면 어쩌려고 그러느냐? 음..형님이 보실 수도 있으니 지금 바로 가서 나무부터 베어오자.”
관우도 더는 참기 힘들었던 것이다. 그는 땔감을 구하러 앞장서갔다.
유비는 관우와 장비의 결례를 모른 채 제갈공명을 기다렸고 드디어 깨어난 그와 이야기를 나누며 그를 현자라 느꼈다.
여러번의 회유와 거절이 오가고 나서 제갈량은 유비에게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를 이야기 하며 찬하를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말해준다.
그런데 어디서 연기가 나는 것을 본 유비는 장비가 한 짓을 보고 ‘아이고 저 철없는 놈’ 하며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아직도 제갈공명이 자고 있는 줄 알았던 관우는 ‘이래도 안 일어나?’하는 심보로 문을 빠끔히 열어 안을 들여다보다 제갈공명과 눈이 마주치고는 화들짝 놀라 몸을 숨겼다.
하지만 제갈공명은,
‘엄청난 무공을 가진 이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는 이유로 저렇게 수줍어 하며 얼굴까지 빨개질 줄이야!‘
천하의 용장 장비에게서 순진함을 발견하는 헤안이 있었다.
게다가 저 장비라는 자는 지금 과거의 역사는 물론, 내 마음에 똬리튼 미련과 애환을 없애고 새 주군을 맞아 새로운 세상을 열라는 의미로 초가를 다 태우고 있구나.
하, 이렇게까지 나와 한나라를 위하는 마음이 클 줄이야!
자신에게 연기를 먹여 집에서 나오게 하려는 술책과 집이 타는 것을 보고 이제 자신의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운 길을 가야됨을 아는 지헤가 있었다.
이 모든 것에 감격스러워진 제갈공명이 유비를 바라봤다.
“유...!”
아니, 그런데 유비가 울고 있는게 아닌가. 유비는 모든 게 끝났구나 싶어, 다리에 힘이 풀려 무릎을 꿇은 채로 울고 있었다.
“장군, 아니 유 황숙. 황실의 후손께서 미천한 저의 마을을 얻고자 이리 자세를 낮추고 눈물을 보이십니까?”
유비는 연기에 장비가 태운 연기에 눈물이 난 것인데 공명은 자신을 위해 눈물흘린다고 생각했다.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사람이이 타인도 사랑하고 존중한다.
흑흑 하고 울던 유비가 어흑? 하며 잠시 생각하더니, 제강공명의 두 손을 덥석 잡고 서럽게 울며 말했다.
“공명선생, 부디 절 좀 도와주십시오. 우리가 무공은 되는데 지략과 책략이 부족합니다. 제발 저희 스승이 되어주십시오.”
그러자 제갈공명도 무릎을 꿇었다.
“지금까지 저를 인정해주신 분들은 처음입니다. 자고로 사나이는 자신을 알아주고 믿는 이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 하였지요. 비록 미력하나마 저 제갈공명이 유 황숙을 주군으로 모시고 한나라 재건을 위해 힘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