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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배우별장 - 충남양촌아지트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014-08-24/짝재기양말
지방의 쉼터 찾아가기는 지리산 평사리가 단골이었다.
멀긴 하나 친구가 있기에 툭하면 훌쩍했기에..
지난 봄 부터 친숙한 선배 연극배우 민경진은
괜찮은 터전이 있으니 놀러 내려오라 투어-콜을 여러 번 했다.
바람개비 설치하면 괜찮은 곳이니 재료 준비해서..
어디냐? 충청도 양촌이라는데..
생면부지 오지 같아 낯선 망설임이 있었다.
전쟁터 낙오병 신세 되기 싫기에..
사는 형편이 청빈한 편으로 대중교통으로 가려니
복잡하고 번거롭고 고생할 것 같아 때가오길 기다리며 죽.. 쭈욱~ 미뤘다.
그러다 배우 민경진 자가용을 타고 현지답사를 나갔다.
대전에서 서남쪽으로 30km가서 논산 부근 ‘양촌’이란 곳.
민경진 선배는 충청도 대전 사람이라
그 일대 지리에 빠삭하나 나야 초행길 서울촌놈이다.
어디가 어딘지 수색정찰은 한참 걸릴 터.
야트막한 산자락에 중간쯤 완만한 경사면으로 일단 터전이 참 좋다.
주변 환경은 마을하고 뚝 떨어진 외진 호젓함이요~
주변 풍경은 270도 논밭에 포위당한 상큼한 풀 향기 물씬 초록천지다.
별장인가 건물인가 독특한 집은 건축가가 지은 집 같고..
앞마당에 뒷마당은 잔디랑 풀이 융단처럼 깔려있고,
한구석에는 콘세트 막사 같은 하우스가 있고 그 옆 마당엔 장독군단이..
또 그 아래엔 연못도 있는데 자연산처럼 폼을 잡고 있다.
마당 잔디밭 너머엔 또 일반적인 밭다운 밭이 널려 있다.
허.. 상당하게 여유롭게 널부러진 토지가 또..
1500평의 터전에서 자연스럽게 노니는 오골계 몇 마리..
수탉 하나에 암탉 몇은 일부다처제를 자랑한다.
씨.. 난 이제껏 새끼 깔 암컷 하나 꿰차지도 못했는데 악 올리는 기분이 든다.
서쪽 마당 저편엔 채소밭이 쪼로롱 줄지어 있다.
수박, 가지, 고추, 호박, 옥수수, 들깨, 참깨, 땅콩, 등등 두루두루..
흠.. 그야말로 전형적인지 모르나 전원주택 형색이다.
아래층은 반 지하 창고인데 온갖 공기구 재료가 다 있다.
흠.. 진짜 부족한 것 빼놓고 있을 건 다 있는 것.
서울의 자동차 소음과 정신없는 북적거림 와중에
파묻혀 살다보니 정서적 감성적으로 팍팍해져 기계를 닮아가는 나~
기껏 남산이나 돌아다니며 나무랑 대화나 나누는 정도..
동물적으로 자연 친화력이 지나쳐 야성적인 나 아니던가~
원산지 고향 본바닥을 찾은 느낌이 팍팍 들어온다.
기분이 좋아지니 자연스럽게 야만적으로 술판에 빠져들면서 불판도 피우고..
근데 이노무 동네엔 불 때기용 나무가 별로 없어 걱정거리다.
뒷산이 있지만 내가 선호하는 소나무는 없는 것 같고..
돌아다니다 찻길 진입로 공사장에서 봐둔 잡목이랑
숲에 죽은 나무 가지랑 밭길 경계목 여럿을 노획하는 색출작업을 했다.
지리산에선 1톤 트럭으로 나무 한차 해오는 나무꾼인데..
민 선배는 한여름에 나무를 그냥 왜 때는지 갸우뚱한다.
절반의 야생이지만 뱀이나 독벌레 얼씬못하게 하려는 나으 본능적 습관인데..
혹시 아나~ 멧돼지나 늑대, 곰이나 공룡의 습격을 받을 지도..
그보다 이 몸은 자타공인 국가민족공인 대한민국 ‘불한당’ 1호인데..
태풍 한복판에서도.. 폭우 소나기에서도.. 불 지피는 나다.
원래 천상백수로 매년 평생 휴가지만 올 여름은
이처럼 희귀하고 유별난 특별함으로 호젓하게 즐기다니 복 받은 놈.
풍각쟁이에게 풍악거리 베이비기타도 차고 왔으니 흐..
하늘엔 엄청난 잠자리 떼가 정찰을 도니 모기가 별로 없다.
별별 나비들도.. 서울 남산엔 없는 별별 새들도.. 이 낯선 손님을 반기는 듯하다.
마당 풀밭엔 여치, 방아깨비, 메뚜기, 사마귀, 개구리들이 설치고..
침소 겸 다용도로 쓴 방안 거실엔 션~한 에어컨에
큼직한 TV에 인터넷에 있을 것 다 있고 풍성한 먹이창고에 먹을 것들도..
날씨가 험악할 때는 방안에서 꼼지락거리기에 딱 좋다.
5일 동안의 즐겁고 행복한 나날들..
서울 왔다 투어-어게인으로 또 3일 동안 갔다.
선배 이봉규랑 후배 장재승을 꼬셔서..
첫 번 갔을 때 봐둔 곳에 준비한 바람개비 4점을 달아주고 세웠다.
지방축제 때 부스에서 팔아먹을 바람개비들 만든 것으로..
민경진 아지트 터전엔 바람개비들 15~20점은 설치해야할까 부다.
2차로 갔을 때는 친숙한 선배 이봉규 배우 자가용으로
후배 장재승과 삼총사 한통속이 되어 즐거이 양촌 아지트를 찾아 선보였다.
선배 친인척이 하는 공주 소학 ‘장수촌’에서 맛난 것들 먹고..
현미 오리 누룽지백숙, 쟁반막국수, 오징어 녹두전, 동치미, 석박지..
장인정신에 장모님정신까지 지극정성 들어간
이런 일품먹이를 대할 때마다 엄마 생각이 나는 불효자식은
오늘도 뻔뻔스레 가난한 척 겨자 먹으며 웁니다.
이 장수촌을 밤에 한번 낮에 한번 2번을 갔는데..
국가적으로 소문을 잘 낸 상당히 유명한 맛집이란 걸 깨닫게 됐다.
민 선배 아지트에서 20몇km 떨어진 가깝고도 먼 길..
딱 하나의 불행은 하루 5끼를 소주릴레이로 달리니
항문 괄약근이 망가져 똥기저기 꿰어 차고 사생활을 영위했던 슬픔이다.
아줌마 이상 할매들이 차는 요실금팬티를 수컷이 차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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