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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교의 신들
1. 베다의 신
인도에서 생겨난 종교의 기본 바탕은 대체로 베다 시대에 형성되었다. 그리고 인도의 원시 종교도 대개 다른 민족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자연 숭배의 한 형태로 출발하였다. 원주민들은 모계사회를 이루고 있었으며 농경에 종사하고 지모신이나 뱀, 하천 등을 숭배하고
있었다. 수목(樹木) 숭배와 남근 숭배도 행해지고 있었다. 이에 대하여
아리아족들은 부계 사회를 이루고 있던 유목 민족으로서 자연현상을
의인화한 신들을 숭배하고 있었다. 초기 베다 시대에 신들은 하늘, 땅,
물, 바람, 해, 번개 등 자연이나 자연현상의 위력을 인격화한 자연신이였다. 그러나 신화가 발달해 감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천해 갔다.
베다 시대 신화의 중요한 특징은 주로 남성적인 신들이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신이 오히려 남신보다 우위에 있었던 인더스 강 유역의 문명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리그베다가 성립된 시기의 아리아족들은 종교적 의식을 상당히 중요시하였다. 각 가정의 제례는 물론 부족단위의 집단적인 제사도 행해졌던 것 같다. 그래서 그들은 제사의식과 더불어 신들에 대한 찬가를
만들게 되었다. 리그베다에 등장하는 신들은 절대자로서 유일신의 신성을 가진 존재는 아니었으며, 중요한 신들 사이에는 상하의 구별이
없다. 베다의 신은 인간의 찬양에 기뻐하고, 또는 자신들끼리 불화 때문에 다투기도 하였다. 즉 초기 베다의 신들은 개성이 강한 신이라기보다는 인단의 쾌락적 모습을 가진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당시에 인간의 운명은 신에 의존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는데, 신은 인간의
죄악은 벌하지만 속죄하는 자에게는 그 죄를 면해 주었다. 사법신인
바루나(Varuna)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신은 인간에 대하여 친근한 정을 갖고 있으며, 관대함과 은혜도 베푼다. 신들과 인간의 관계는 매우
확실하여 상호간에 주고받음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신과
인간과의 관계는 상호의존적이다. 인간은 신에게 상찬과 공물을 바쳐
신의 위력이 감소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신은 자신을 기쁘게 하는 사람들에게 은혜를 베푼다. 그러므로 어려움과 위험에 직면할 때 인간은 전적으로 신에게 구원을 요청하는 것이다.
다신교로 출발한 베다의 종교는 자연현상의 배후에 어떤 지배력이 있는 것으로 상정하였고, 그것을 인격적인 주체로 구체화시켰던 것이다. 여기서 구체화된 많은 신들의 공통적인 특성을 한 마디로 람할 수는 없겠지만 리그베다에 나오는 신들은 대략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즉 신은 인간을 초월한 신성(神性)을 갖춘 존재이며, 그들은 정의를 수호한다. 그리고 그들은 불사(不死)의 존재이면서도 인간적인 면을 다분히 가지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초월적 힘을 가진 불사(不死)의 존재이지만, 그들의 행위는 도덕적으로 완전무결한 존재로는 볼 수 없다.
후세의 힌두교를 놓고 볼 때, 최고신의 하나인 시바와 비슈누가 리그베다에 있어서는 아직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시바는 루드라의 모습으로, 비슈누는 태양신 수르야의 모습으로 리그베다에 나타나 있다.
베다의 신이 거처하는 곳은 천(天), 공(空), 지(地)의 삼계(三界)이며,
그 수는 보통 이라고 말해진다. 그렇지만 신들 상호간에 명확한 특성이 없어 신들의 호칭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를 말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하나의 신이 제례 때마다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리어지는 소위 교체신교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막스 뮐러(Max
Muller)가 베다의 신관을 지적하면서 다신교에서 교체신교를 거쳐 단일신교를 넘어가는 ?가정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것이 베다의 신관을 지적하는 아주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신들 중에 주신(主神)또는 최고신이 모든 신을 지도한다는 신앙을 가진 것을 단일신교라 한다. 힌두교의 경우 시바, 크리슈나, 라마, 비슈누, 락슈미 등의 신이 있는데,
이들 자신은 대등하지만 모두 통일체 내에 포함된다.
베다에 등장하는 신들 성격별로 분류해 보면 자연계의 힘을 인격화
내지 신격화한 것, 추상계의 추상적 관념을 신격화한 것, 제사의 구성
부분을 신격화한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에서는 대표적인 신의 특성을 간단히 소개하기로 하겠다.
(1) 인드라
아리아족들은 자연현상을 의인화한 신들을 신봉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세력이 강대했던 것은 인드라(Indra)라고 하는 신이다.
베다에 나오는 소마(Soma), 아그니(Agni) 등의 많은 신들 가운데에서도 더욱 인간적이며 그 세력이 가장 강했던 것이 바로 공계(空界)의 신들을 지배하는 인드라 신이다. 도박과 춤을 즐기고, 쾌락을 좋아하며
자유분방하게 행동한다. 무용(武勇)의 신으로서 인드라는 씩씩하고
외향적인 동시에 해학적이기도 한 인간미 넘치는 신이다.
그는 우레의 신이자 건기를 끝내는 몬순의 우신(雨神)이다. 그는 또한
무용(武勇)의 신이자전쟁의 신이기도 하다. 그는 가뭄에 있어서는 비를 주고, 어두움에 있어서는 빛을 주고, 은혜를 베풀고, 정의를 지키는
일을 한다고 한다. 이로 미루어 보아 인드라 신은 아리아족의 소망을
들어주는 절대적인 힘의 소유자였음에 틀림없다.
사람들은 그의 모습을 거대한 몸집에 길게 흘러내린 머리카락과 바람에 휘날리는 수염, 그리고 우렁찬 목소리로 외치며 포효하는 형상으로 생각했다. 인드라는 신들의 술인 소마 세 잔을 단숨에 마시고 대장장이 신인 트바슈트리(Tvastr)의 손으로 만든 금강저(金剛杵, vajra)를 휘둘러 악마인 다사(Dasa)의 성곽을 파괴한다. 그는 산에 있는 성채로 물을 끌어들여 가뭄을 일으키는 뱀의 모습을 한 악마 브리트라(Vrtra)를 죽이고 물을 인간세계로 끌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야기는 인더스 문명과 연계성을 가지고 생각해 볼 때 혹시 아리아족 전사(戰士)의 이상형을 반영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인드라는 싸움을 좋아한다는 점에서 실제로 초기 아리아족의 어떤 지도자를 신격화한 것인지도 모른?. 전쟁을 일으키는 일은 물론이고, 미식가이며 술을 좋아한다.
이 신은 후에 제석천(帝釋天)으로 불교의 수호신이 되어 동양으로 전해졌다.
(2) 바루나
바루나(Varuna) 신의 varuna는 어원적으로는 포용의 뜻이 있다. 이런
뜻에서 모든 것이 그 안에 들어 있는 공간, 또는 하늘이라는 의미를 갖기도 한다. 이 신은 하늘을 거점으로 삼아 금색 옷을 입고, 아그니(火神)를 얼굴로 하고, 수르야(태양신)를 눈으로 하고, 바유(風神)를 호흡하며, 별들을 사자(使者)로 삼고, 때로는 마차를 타고 창공을 달리기도
한다. 하늘을 나는 새, 흐르는 강물, 사람들의 마음, 비밀 이야기까지도 다 알고 있는 절대의 위력을 가진 전지전능한 신이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외모의 묘사보다도 윤리, 도덕을 다스리는 사법신으로서 우주의 질서를 유지한다.
바루나 신은 도덕적으로 다른 신들에 비할 수 없이 고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외경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는 원래 높은 하늘의 신이었으나, 후에는 무엇이든지 자연과 도덕의 질서에 부합되게 만들 수 있는 힘을 가진 신으로서 포괄적인 기능을 가지게 되었다.
그는 일부 자연법칙의 영역까지도 관리한다. 세상의 물리적인 질서를
파괴하는 힘과 맞서 질서를 유지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드라가
전쟁에서 적을 무찌르는 데 비해서 이 신은 항상 질서를 잡는다. 따라서 그의 무서운 성격 때문에 아수라(Asura)라고도 불린다. 그는 사법신(司法神)이기 때문에 인간의 행위를 감시하고, 죄악을 폭로하고, 회개하면 용서하기도 한다. 그래서 인간이 죄를 저질렀을 때 용서를 비는 대상이 바로 바루나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에게 바친 기도문을 보면 당시 어떤 해우이가 죄악으로 여겨졌는지 쉽게 알 수 이끨. 또 한편으로는 인간으로 하여금 도덕 규범에 복종하도록 하는 것도 그의 임무이다.
바루나는 사법(司法)의 신이지만 물과도 관계가 깊어서 후대의 불교에서는 수천(水天)이 된다. 한편 사법신인 바루나를 통해서 당시의 윤리관의 일면을 엿 볼 수 있다. 사람들을 결합시키고 있던 큰 힘은 신들의 규율이 아니라 리타(Rta, :cosmic order)라고 불리는 우주 전체의
질서를 유지함과 동시에 인간행위를 규제하는 법이라고 믿었다. 리타라는 말은 산스크리트어의 동사, 간다,움직인다라는 뜻을 지닌 말에서 나온 것으로서, 사물들이 자연적으로 취하는 어떤 일정한 과정을
의미한다. 우주의 질서를 유지하는 근원적 원리라는 뜻이다. 리타가
대우주의 발현인 것이다. 리타는 낮과 밤, 태양과 달 그리고 계절의 운행과 순환을 일정한 리듬으로 지배한다. 그리고 신들에 대한 인간의
관계 및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인간의 관계도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인간의 정신세계에 있어서 악을 멸하고 정의를 수호하는 일을 담당하는
하늘의 법칙인 것이다. 이처럼 아리아족이 보기에는 인간은 자연의
법칙의 일부였다. 인간이 거짓말을 한다든가 화를 내거나 하는 것은
우주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이다.
이 리타 자체가 한 신과 결부되어 있는데 천상의 궁전에 있는 무섭고
고집센 바루나가 그 신이다. 그러나 우주의 질서를 정한 것이 바루나라는 것은 아니다. 그는 그 수호신에 지나지 않는다. 즉 바루나는 리타의 보지자(保持者)이다. 그러나 그는 리타를 아주 엄중히 수호했기 때문에 아리아족이 정말로 두려워한 유일한 신이 되었다.
3)아그니
불의 신인 아그니(Agni)는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다. 리그베다에 의하면 버터를 등과 얼굴에바르고 불꽃의 머리카락을 가진 아그니는 천天, 공空, 지地의 삼계에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아그니는 리그베다에서 는 하늘의 태양, 공중의 천둥, 번개, 지사의 성스러운 불로 묘사되고 있다. 아그니는 땅의 신 중에서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신이다. 땅에서는 성스러운 불로써 제사의 공물을 태워서 하늘의 신에게로 가지고 가는 제단의 주신主神이다. 하늘에서의 아그니는 태양이다. 그리고 대기 중에서는 번개이며, 천산의 신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신들이 의식에 초대될 때는 그들을 지상으로 데려오는 중개자이다. 그러므로 아그니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아그니가 왕림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길흉화복이 정해진다고 생각했다.
4)루드라
인드라와 대조되는 신으로 무서운 산신山神 루드라(Rudra)가 있다.
루드라 신은 몬순의 강렬한 파괴력과 그 뒤에 오는 느낌을 신격화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신은 무서운 파괴력을 갖고 있다. 히말라야의 눈雪으로부터 무서운 폭풍을 몰고 내려온다. 루드라 신은 사람들이 자주 찾지는 않으면서도 대단히 무서워하는 사나운 신이다. 이 신은 아리아족의 동지가 아니라 오히려 그 재산과 목숨을 빼앗아 가는 존재였다. 그가 나타나는 곳에는 늘 공포가 뒤따랐다. 사람들은 루드라의
공포의 위력 앞에 떨며 겸손해 하거나 애원했다.
그러면서도 루드라는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신이 아니라 불멸의 복을
가져다주는 시바 신이며, 또 인간의 후손에게 자비를 베푸는 존재로
찬양되기도 한다. 한편 루드라는 때때로 병을 치료해 주는 친절한 신으로서 히말라야 산의 약초를 관리한다고도 한다.
역사적으로 루드라가 중시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가 위대한 시바신의
초기 형태이기 때문이다. 난폭하면서도 인간에게 상서로움을 가져다
주는 자혜로운 신 루드라는 약초를 관리하고 병을 고쳐 준다는 점에서도 시바의 속성인 재생의 능력과 유사한 속성을 지니고 있다.
5)야마
리그베다에 등장하는 주인공 중에 흥미를 끄는 것은 야마(Yama)이다.
그는 남방을 지키는 죽음의 신이다. 베다 시대에는 죽은 조상들의 지배자로 여겨졌다. 리그베다에서는 처음으로 죽음의 길을 발견한 자,
죽음의 세계의 왕자이지만, 이제는 죽은 사람들을 심판하고 관리하는
신이 되었다. 사람이 죽으면 육신은 사라져버릴지라도 영혼은 살아남는다는 아리아족들의 관념을 대변하는 거싱 바로 이 야마인 것이다.
그래서 리그베다에서는 야마와 죽은 영혼을 찬양할 뿐만 아니라 조상에 대한 존경심을 펴하고 있다. 조상 숭배는 그 때부터 인도 종교의 중요한 종교 의례가 되었던 것이다. 빵과 우유, 또는 우유와 소마를 섞은
것, 또는 쌀로 만든 둥근 떡을 차려 놓고 조상의 영혼을 부르는 것은
정기적인 행사가 되었다.
이와 고나련하여 죽은 자들의 세계인 야마세계(yamaloka)라는 것이
지금까지도 있다고 믿어지게 되었다. 사후에 사자死者의 생전 공덕과
악덕으 ?도덕적으로 가늠하여 그가 행한 행위에 따라 천국과 지옥으로 보낸다고 믿는 것이다. 그래서 야마를 종교적 심판자(Dharmaraja)라고도 한다. 이 신은 중국을 거쳐 우리 나라와 일본에 전해져 염라대왕으로 알려졌다.
6)소마
소마(soma) 그 자체도 아리아족의 신이었다. 의식에 모여 소마를 마신 자는 환각 상태에 빠진다. 소마는 소마라는 식물에서 물을 짜내어
만든 술을 신격화한 것인데 불(Agni)과 마찬가지로 신과 사람 사이를
연결꾺는 역할을 한다. 이 성스러운 음료는 실제로는 정신을 고양시키는 음료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러다가 소마야말로 불사약이며,
광명, 용기, 지혜를 더하여 주는 감로甘露의 신주가 되었다. 인드라도
소마를 마시고 자신의 위력을 발휘하였다. 공희에서는 소마 신의 참여가 필수 조건이었다. 인간과 신 모두가 소마를 피요로 했다. 그러므로 제사를 지낼 때에는 언제나 신이 앉아 있다고 생각되는 자리에 소마액을 붓고 제사를 지내는 사람들도 그것을 마시면서 찬양하였던 것이다. 이처럼 소마를 초빙하는 절차가 제레의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였다.
7)우샤스
우샤스(Usas)는 리그베다에서 여신 주에서도 가장 Enodjsks 존재이다. 우샤스는 바스(vas: 빛) 에서 온 말로, 동족 하늘이 밝아 오는 모습에서부터 붉은 해가 질 때까지의 서광을 신격화한 것이다. 즉 아침 햇살에 비친 동쪽 하늘의 자연현상을 신격화하여 그 아름다운 모습과
능력을 형상호한 것이다. 이러한 자연현사잉 아름답고 뚜렷하게 의식되어 만물이 빛나는 서광으로 변해 버린다. 그러면 이 세산의 모든 것이 아름다운 밝은 빛으로 의식되고, 이 의식이 깊어지면 하나의 밝은
빛 속에 우주와 내가 하나로 어우러진다. 이처럼 신과 내가 하나가 될
때 그의 은총이 내려지는 것이다.
이 여명의 신 우샤스는 하늘의 법칠을 어기지 않고 하늘의 문을 열고
어김없이 몸을 동방에 나타낸다. 아름다운 여인으로서 늙은 일이 없다. 찬란한 옷을 입고 춤을 추는 무희로서 붉은 말이나 소가 끄는 수레에 타고 태양보다 먼저 나타난다. 그는 악마를 쫓고, 사람들의 가는 길을 밝히고, 숨은 재보를 찾아 주는 등의 은혜를 내리낟. 제사의 시작을
재촉함으로써 그가 나타나면 사람들은 기도하고 노래 부른다. 또한
이 우샤스는 언어의 발현자이다. 모든 신들은 우샤스와 더불어 일어난다. 우샤스는 하늘의 딸이요, 아그니(불의 신)와 자매 관계라고도 한다. 따라서 이 신은 태양신 수르야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래서 수르야(태양신)의 아내라고도 하고, 태양이 우샤스의 뒤를 따르기 때문에
태양은 이의 여인이라고 한다.
(8) 수르야
Surya라고 하는 것은 svar(해, 하늘)에서 온 말로 태양의 실체를 가리키는 것이다. 다른 태양신이 추상적임에 반하여, 수르야는 가장 구체적으로 뜨겁게 빛나는 해를 가리키고 있다. 그러므로 미트라(우애신)와 바루나(사법신)는 그의 길을 만들고, 푸샨(목축신)은 그의 사자(使者)이며, 우샤스는 그의 부인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태양계의 신격들은 모두 그의 직계가 된다.
태양신 수르야는 마차를 타고 해의 길을 따라 달리는데, 그 빛의 작용을 신격화한 신이 곧 비슈누이다. 이 신은 천(天), 공(空), 지(地)의 삼계(三界)를 세 걸음으로 걷는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처럼 강력한 신은
아니었던 것 같다.
(9) 브리하스파티
일반인들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사제들은 대단히 중요하게
여기는 신으로서 성스러운 기도문의 신성한 힘을 가리키는 브리하스파티(Brhaspati=Brahmanaspati)가 있다. 그는 아그니나 소마만큼 베다 찬가에 자주 언급되지는 않지만, 후대에 와서는 대단히 중용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브리하스파티는 기도문을 음송할 때 그 행위가 발휘하는 신성한 힘을 뜻하며, 신의 마음을 움직여 기도하는 사람에게 은혜를 베풀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간혹 아그니와 마찬가지로 인간을 위해 신에게 탄원하는 사제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가 제대로 활약해 주기만 한다면 기도가 큰 힘을 발휘해서 신과 인간 모두를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신앙 때문에 기도문을
올바로 외우는 일이 대단히 중시되었다. 그러므로 사제들의 기도에는
주력(呪力)이 깃들여 있으며, 신성한 힘이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10) 사라스바티
사라스바티(Sarasvati)는 하천의 여신이다. 원래 이 여신은 인도 원주민 신앙에서 볼 수 있는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지모신(地母神) 신앙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펀자브 지역의 사라스바티 강이나 아니면 또 다른 하천과 관련을 맺고 있어 대지에 물을 공급해 주는 풍요로운 물을 상징하는 신이었다.
리그베다에서는 죄악을 소멸하고 부와 용기와 자손을 주는 신이었다.
그러나 그 후 브라흐마 시대에는 웅변과 지혜의 보호신인 말의 신(言語神)이 되었다가, 또 다시 그 후에는 브라만의 부인인 길상천녀(Laksmi)가 되고 변재천辨才天으로도 발전되었다.
2. 힌두교의 삼신관(三神觀)
인도의 힌두교도 들은 예로부터 인간의 길흉화복이 결코 인간의 의지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 풍작의 경우, 그것은 노력의 결과이지만 동시에 풍요를 관장하는 지모신(地母 神)의 은혜라고 생각 한
것이다. 그래서 힌두교도들은 함께 한다고 믿는 신들에게 기도하고
제사를 지내며 감사를 드렸다. 예날이나 지금이나 인도에는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차원에서 많은 신들이 엄연히 존재한다. 그리고 인간과 자연은 신들과 떼어 낼 수 없는 존재로 공존하고 있다.
인도에는 무수한 신들이 있다. 그런데 힌두교도들은 어느 신을 믿고
예배하든지 상관이 없다. 또한 한꺼번에 여러 신을 모시는 제사에 참가해도 무관하다. 도시에도 농촌에도 크고 작은 갖가지 신전이 있으며 갖가지 이름과 기능을 지닌 신들이 살고 있다. 어느 한 지방에서만
받들어지는 신도 있다. 또한 어느 한 마을에서만 이름이 알려져 있는
신도 있다. 그런데 인도의 신들은 그들이 신봉하는 지역이 넓어짐에
따라서 그 기능도 점차로 확대되었다. 그러면서 마을이나 지방의 신은 특정한 질병이나 토지의 풍요로움을 관장하는 정도의 구체적인 기능만을 갖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시바 신이나 비슈누 신과 같이 전체 인도에 신전을 가지는 위대한 신은 인간의 생활 속에서 모든
면에 관련을 맺고 있다. 그러므로 시바 신과 비슈누 신은 어디를 가든지 신봉되고 있는 위대한 신이다.
후기 베다 시대에 이르러 브라만과 베다의 신들이 점차로 그 세력을
잃어 갔다. 그러는 가운데 우파니샤드 사상에서 최고의 실재로서 중성원리였던 브라만(Brahman)은 후기 우파니샤드에서 창조신으로 인격화되면서 남성신 브라흐마(Brahma)가 되었다. 남성신으로서의 브라흐마는 브라흐마, 비슈누, 시바(루드라)와 나란히 설명되면서 인격신으로서의 색채가 강해졌다. 마하바라타에서는 브라흐마 신이 비슈누와 시바 신보다 우위에 서 있는 경우도 있고, 두 신과 동등하게 기술된 경우도 있다. 또한 비슈누와 시바 두 신이 브라흐마 신의 예배를 받는 경우도 있어, 삼신일체(三神一體, 三神勸: Trimurti)의 사고방식이
이 때부터 발달된 것으로 보인다. 푸라나 문헌에서는 시바를 최고신으로 하고 그 아래 비슈누와 브라흐마 신을 두는 경우, 비슈누를 중심으로 세 신을 관찰하는 경우 등 상당히 복잡한 양상이다. 하지만 브라흐마 신보다도 시바와 비슈누 두 신에 대한 신앙이 더 강조되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고 하겠다.
시바 신을 숭배하는 파와 비슈누 신을 숭배하는 바가바타 파 등은 그
입장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보통 삼신일체라고
하는 경우에는 브라흐마가 세계의 창조를 담당하고, 비슈누 신이 세계를 유지하며, 시바 신이 세계를 파괴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것은
브라만의 지성적 차원에서는 이해할 수 있는 포괄적인 종합 이론이라
하겠다. 그러나 인도의 대중은 적어도 실천적인 면에서는 그런 체계적인 관념에 전적으로 몰두하는 일은 거의 없다. 대중은 경우에 따라서 어느 한 신 또는 그 배우자 신에 헌신하면서 신의 가호를 염원할 뿐이다.
브라흐마
브라흐마(Brahma)는 한자로 梵(범) 또는 梵天(범천)이라고 부르는 신으로, 대우주를 창조하는 최고 신격이다. 브라흐마는 네 개의 머리와
네 개의 손에 물 할아리, 활, 작은 막대기, 베다 성전을 들고 있으며,
백조를 탄 모습으로 묘사된다. 그 배우자 신인 사라스바티(Sarasvati)는 지혜, 언어, 음악의 신으로서, 피부색이 희고 우아하며, 공작을 타고, 손에는 비나(Vjna)라는 악기를 들고 있다.
교의상으로는 삼신일체설에 따라 창조주로 이해되고 있지만, 실제 힌두교도의 신앙에서는 브라흐마 신이 비슈누와 시바 신앙의 그늘에 가려 이 신을 받드는 사원은 아주 적다. 현재의 이익에 도움이 적은 때문인지는 몰라도 너무나 관념이 지나쳐 인간에게서 멀어진 것 같다.그래서 널리 보편적으로 숭배되지 못했고, 브라흐마 신을 모신 사원 가운데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은 5~6개에 불과하다. 그 중에서 라자스탄(Rajasthan) 주(州)의 아즈메르(Ajmer) 근처에 있는 푸슈카르(Puskar) 사원은 유명한 브라흐마 사원으로, 푸슈카르 멜라(Puskar
Mela)라고 하여 낙타의 축제 내지는 낙타의 시장이 열리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브라흐마는 창조의 과업을 완수한 뒤에는 더 이상 지상의
일에 관여하지 않는 민족의 원시 최고신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3???비슈누 계통의 신
(1) 비슈누
비슈누(Visnu) 신은 우주의 유지자, 보존자이다. 항상 자애로우며, 진리를 수호하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실현시키는 자이다. 시바는 성격이
복잡한 반면, 비슈누는 언제나 쾌활하고 자애로운 단순한 성격이다.
비슈누는 하늘에 살면서 지상을 내려보다가 이의 질서가 흔들리게 되면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하여 바로 잡는다. 비슈누의 활동에 관한 이야기는 푸나라에 무궁무진하고 흥미롭게 전개되어 있다.
비슈누의 형상은 대개 검푸른색 얼굴에 네 개의 팔으 ?가진 모습으로
묘사된다. 두 손에는 당당한 힘을 상징하는 철퇴(곤봉)와 원반을 각각
들고 있고 나머지 두 손에는 주술의 힘과 티없는 청정성을 상징하는
나팔 및 연꽃을 들고 잇다. 머리에는 높다란 왕관을 쓰고 있다. 발은
푸른색이며, 황금색 옷을 입고 있다. 비슈누의 황홀하고 그윽한 눈은
수많은 인도인의 숭경심을 자아낸다. 휴식을 취할 때면 우주적인 뱀
셰샤(Sesa), 또는 아난타(Ananta)에게 기댄다. 비슈누는 가루다(Garuda)라는 새(神鳥)를 타고 다니며, 물고기를 자신의 상징으로 한다.
베다에서 비슈누는 태양의 신으로 등장한다. 태양은 하늘과 땅 사이에 나 있는 길을 따라 돌면서 이 땅을 어둠으로부터 건져냈다고 한다.
이 사실에 근거해서 베다 시대의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신화를 창조했다. 즉, 악마의 제왕 발리(Bali)가 이 땅을 장악하자 비슈누는 난장이의 모습으로 나타나 그 거인이 흐뭇해하는 사이 한 가지 간청을 하여 허락을 받아 낸다. 그 간청이란 자기가 세 걸음으로 갈 수 있는 거리만큼의 땅을 달라는 것이었다. 약속을 받아 내자 비슈누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두 걸음을 뛰어 첨상과 지상을 단번에 넘어섰다. 그리하며 천상은 신들에게, 지상은 인간에게 돌려주었다. 그러나 지옥을 뛰어 넘을 세 번째 걸음은 내딛지 않았다. 그래서 지옥은 악마의 수중에 남아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비슈누 신은 원래 아리아족의 태양신이었다. 그런 위미에서
비슈누도 시바와 마찬가지로 아리아족의 신관과 원주민 부족의 토착신이 융합되어 발전된 신이다. 그런데 시바와는 달리 화신이라는 방식에 의해서 갖가지 토착 관념을 흡수하면서 전인도적인 신으로 발전해 나아갔다. 비슈누는 필요할 때마다 지상에 내려와 화신(avatara:化身)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화신 사상은 원래 정의와 도덕이 쇠퇴하여
불의와 부도덕이 만연하게 딜 때마다 비슈누가 이 세상에 나타나서
정의를 완성하게 된다는 기본적인 사상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 후 예
신들이나 민간신앙에서 역할을 가지고 있는 신화적 동물과 인물이 더해져 비슈누 신이 경우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이 세상에 나타난다. 이러한 화신 사상은 불교에서의 과거불(過去佛), 미래불(未來佛) 사상,
그리고 자이(祖師)사상과도 연관이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비슈누 신의 화신(權化)사상은 비슈누 신앙의 보급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인도의 힌두교도들이 부다를 힌두교의 성자라 하면서 부다나 불교의 가르침에 친근감을 갖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로 말미암아 비슈누 파의 신도들은 물론이고 힌두교도 모두에게 비슈누 신은 친근감을 주고 있다.
결국 비슈누 신은 나라야나(Narayana), 바수데바(Vasudeva), 크리슈나(Krsna)와 동일시되어 힌두교의 최고신이 되었다. 이러한 예 신들을 결합시키고, 비슈누 신앙을 대중에게 널리 보급하게 된 것은 위에서 본 화신 사상때문이라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비슈누 신을 유일신으로 하고, 다른 신들은 그의 현현(顯現)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는 사상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싹텄다. 한 예로 바가바드기타에서는 크리슈나와 비슈누가 동일하다는 것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정의(正義: dharma)가 쇠퇴하고
불의(不義:adharma)가 흥기할 때마다
바라타의 자손(Arjun)이여,
나는 (화신의 모습으로) 내 자신을 드러낸다. (4.7)
선한 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악한 자를 멸하기 위하여
그리고 정의를 다시 세우기 위하여
나는 시대에서 시대로 탄생을 계속한다. (4.8)"
비슈누의 샥티(sakti)는 행운과 미의 여신 락슈미(Laksmi)이다. 힌두교의 주요 신은 각각 배우자 신, 즉 여신(女神)을 가진다. 비슈누의 여신은 락슈미로서 부귀와 행복의 여신이다. 락슈미의 기원은 이미 오래 전부터 [리그베다]에서 행운의 신으로 등장하고, [아타르바베다]에서는 행, 불행을 모두 지배하는 여신이 되었다. 서사시에서는 비슈누의 여신이 되어 영생의 신령한 물인 감로수(甘露水: Amrta)를 찾아
우유의 바다를 휘저을 때, 손에 연꽃을 든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한다.이런 연유에서 락슈미를 파드마(padma:연꽃)라고도 부른다.
(2) 비슈누 신의 화신
비슈누 신의 화신으로는 전통적으로 열 가지가 꼽힌다. 그 열 가지 화신 가운데 아홉가지는 이미 있었던 것이지만, 한 가지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들 열 가지를 차례로 알아보겠다.
1)마트스야(Matsya : 큰 물고기) : 비슈누의 첫번째 화신인 물고기의
기원은 브라흐마나의 홍
수 신화이다. 인류의 시조(Manu)가 물고기로부터 조만간 발생하게 될
대홍수에 대한 이랴기를 듣는다. 그 말대로 큰 홍수가 났다. 마누는 미리 준비한 배를 타고 큰 물고기의도움을 받아 히말라야의 가장 높은
봉우리에 도착하였다. 세상을 삼켰던 물이 빠진 뒤에 마누는 산에서
내려와 제사를 지내고 다시 인류를 창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물고기가 마누를 구제한다는 이 홍수 신화는 서사시나 푸라나에 전수되어
결국 비슈누의 화신이 되었다.
2)쿠르마(Kurma: 거북이) : 거북이의 화신도 그 기원은 프라자파티(생물의 主)가 거북이의 모습으로 세계 창조를 하였다는 브라흐마나의
신화이다. 푸라나에 의하면 세계가 파멸할 때, 큰 홍수가 나서 신들은
많은 보물을 잃어 버렸다. 이 때 비슈누는 거북이가 되어 바다 밑으로
잠수하여 그의 등에 만다라(Mandara) 산을 짊어지고 대지를 지탱하였다. 그리고 악마의 신들로 하여금 바다를 휘젓도록 하였다. 이처럼
비슈누는 거북이로 변신하여 신들이 우유의 바다로부터 만들어낸 아므리타(Amrta:불사약)등의 여러 귀한 물건을 휘젓는 일에 일조 했다.
3)바라하(Varaha: 멧돼지) : 악마 히란나약사(Hiranayaksa: 황금의 눈이란 뜻)가 대지를 바다 밑으로 침몰시겼을 때 1000년 동안의 끈질긴
싸움 끝에 대지를 그의이빨로 물고 다시 끌어 올렸다. 이처럼 대지를
지탱하여 인류를 구제했다고 한다. 이 멧돼지의 전설은 브라흐마나에
그 기원을 두고 있지만 원주민의 동물 숭배를 통하여 발전한 것이라고 생각된다.머리가 멧돼지로서 왼쪽 겨드랑이에 대지를 나타내는 여성을 끼고 있고, 양발로 용과 거북이를 밟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4)느리싱하(Nrsimha; 半人半獅子): 절반은 인간, 절반은 사자의 모습으로 변신하고 악마 히란니야카시푸(Hiranyakasipu ; 히란나약사의
쌍둥이 동생)를 퇴치하는 비슈누를 나타낸다. 브라흐마의 은총에의해
신, 인간, 야생동물의 어느 것에도 살해되지 않는 힘을 부여받은 이 악마는 그의 아들 프라홀라다(Prahlada)가 비슈누를 신앙한다 하여 아들을 살해하려고 한다. 이 때 비슈누 신이 절반은 사람 절반은 사자의
모습으로 나타나서 이 악마를 가볍게 퇴치해 버렸다. 이 악마는 라바나(Ravana)로 재생했다고 한다.
10가지 화신 가운데 이들 네 동물의 화신은 소멸기(kali-yuga)인 우주가 파괴되는 시기에 나타나 다음에 오는 생성기(krta-yuga,
sata-yuga)를 맞게 된다고 한다.
5)바마나(Vamana: 난장이) : 이것도 앞의 네 화신과 같이 우주의 창조와 관련이 있다. 우주의
창조와 관련이 있다. 우주의 제 2기 유지기(treta-yuga)에 악마 발리(Bali)가 삼계(三界)를 지배하고 있었다. 이 때 비슈누는 난장이가 되어 나타나서 발리에게 세 걸음만큼의 땅을 달라고 요구하였다. 자신의 힘을 과신한 발리는 이를 허락하였다. 그러자마자 왜소한 난장이는 거대한 모습으로 변하여 세 걸음(trivikrama)을 걸었다는 것은 이미 [리그베다]에 언급되어 있다. 그의 세 걸음으로 인해 우주의 삼계가 창조되었다. 이것이 브라흐마니를 거쳐 서사시와 푸라나에 이르러
그가 비슈누의 다섯 번째 화신이 된 것이다.
6)파라슈라마(Parasrama: 勇士) : 파라슈라마는 도끼를 가진 라마라는 뜻이다. 그는 도끼를 휘둘러서 교만한 왕족을 넘어뜨리고 브라만에게 승리를 안겨 주었다. 우주의 제2기 유지기(treta-yuga)에 비슈누는 브라만인 자마드아그니(Jamadagni)의 아들로서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크샤트리아의 카르타비르야(Karttavirya)에게 아버지가 살해되자 그는 도끼를 휘둘러 아버지의 원스를 갚았다.크샤트리아족을
완전히 멸한 파라슈라마는 마헨드라(Mahendra) 산의 숲으로 고행의
길을 떠난다. 그리고는 아슈바메다(馬祀祭; 말의 공희제)를 거행하고
모든 땅을 카시야파(Kasyapa)에게 돌려준다. 이것은 아마도 인도 역사의 초기 단계에 있었던 종족간의 정치적, 경제적 다툼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7)라마(Rama ; 라마 왕자) : 라마는 2대 서사시의 하나인 [라마야나](Ramayana)의 주인공으로서 마왕 라바나(Ravana)를 죽인 영웅이다. 이 서사시에서는 라마의 출생 이야기를 통해 라마가 비슈누의 화신임을 분명히 나타낸다.이에 따르면 아요디야(Ayodhya) 왕국의 다샤라타(dasaratha) 왕게게는 왕위를 계승할 왕자가 마땅치 않아서 자식의 탄생을 기원하는 말의 희생제를 지냈다. 이 때 천계(天界)에서는
온갖 나쁜 짓을 일삼고 있는 악마왕 라바나를 퇴치하는 일이 문제였다. 그래서 브라흐마 신의은총으로써 불사신이 된 라바나를 멸망시키기 위하여 비슈누는 다샤라타 왕의 아들 라마의 모습으로 이 지상에
나타난다. 라마는 인도 민중에게 예로부터 친숙한 영웅이란 점을 감안할 때 라마가 비슈누의 화신이 된 것은 일반 민중이 비슈누 신앙을
널리 수용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히렇게 [라마야나]에서의 라마는 고난을 잘 이겨내고, 전쟁에서는 용맹스럽고, 아내를 사랑하면서도 성스러운 의무(옴금)에 충실함으로써
비슈누 신의 한 화신으로 간주되게 되엇다.그리하여 그의 이름은 때대로 신이라는 말과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으며, 모든 힌두교도의 모범이 되고 있다. 라마의 부인 시타도 그와 함께 힌두교도들에게 숭앙의 대상이 되고 있다. 라마에게 정절을 다하고 성스러운 의무에 충실했다는 점에서, 그녀는 힌두교도 아내의 귀감이 되었다. 라마가 비슈누 신의 화신이듯이, 그녀도 비슈누 신의 부인 락슈미의 화신인 것이다.
현재 전 인도에는 [라마야나]의 각종 이본(異本)들이 혼재함으로써
라마에 대한 신봉도 각양 각생이다. 단순한 구원의 영웅 라마로서가
아니라 최고의 신으로 받드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이와 같이 라마 신앙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비슈누의 화신인 한 영웅으로서의라망 대한 숭경이며, 또 하나는 라마를 최고의 신으로 받들고 라마에게만 봉헌하는 예배이다.
8)크리슈나(Krsn) : 힌두의 신들 중에서 가장 인도 대중에게 인기가
있고 친숙한 신이 바로 크리슈나(검다는 말에서 유래함) 신이다. 그리고 비슈누의 화신 중에서 크리슈나는 가장 중요하다. 라마도 널리 숭배되고 있지만, 크리슈나는 비슈누의 화신으로서 혹은 개별의 신으로서 라마 이상으로 널리 숭배된다.
근원을 달리하는 갖가지 토착 신앙이 크리슈나에 포함되어 크리슈나
신화는 더욱 더 풍요롭게 되었다. 그리고 갖가지 전설이 통합되어 만들어진 크리슈나 신화가 완성된 것은 훨씬 후대의 일이다. 어린아이로서의 크리슈나, 소치는 여인과 즐기는 크리슈나, 인드라 신과 싸워서 소를 지키는 목동 크리슈나, [바가바드키타]에 나오는 영웅으로서의 크리슈나,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 라다(Radha)와의 사랑의 유희(LiLa)를 즐기는 쿠리슈나 등은 모두 그 근원을 달리하는 독립된 전승이며 민간신앙이었던 것이다.
[마하바라타]에서 크리슈나는 진지하고 용맹스런 전쟁영웅으로 등장한다. 그리하여 크리슈나는 비슈누의 화신인 자기에게 진정한 박티를
무조건 바칠 것을 강요하고 있다. 한편 방대한 민담에서 주인공으로
나타나는 크리슈나는 쾌활한 아이이다. 인도인들은 어린 시절 창고에
드나들면서 버터를 훔쳐먹곤 하는 통통하고 장난기스런 어린 크리슈나의모습을 사랑스럽게 여긴다. 많은 인도 여성들이 토실토실한 아기
크리슈나상을 보며 예배를 올린다. 그러나 크리슈나의 가장 인상적인
모습은 매력적인 목가의주인공으로 등장할 때이다. 대부분의 민담에서 크리슈나는 활달하고 호색적인 목동으로 묘사된다. 크리슈나가 소
떼사이를 거닐면서 아름다운 피리 소리로 황홀한 곡조를 실어 보내면
고피(Gopi)들은 사랑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그는 피리를 불어 여성을
매료시킨 것이다. 그러면 크리슈나는 이 처녀들과 열렬한 사랑의 놀이를 한다. 그 많은 처녀들 가운데에서도 크리슈나는 라다라는 아름다운 여인을 가장 좋아한다. 12세기 이후에는 박티(bhakti) 신앙의 기반 위에서 크리슈나의 이러한 에로틱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물론
여기에서는 사랑 이야기 묘사에 치중하고 있지만, 샥티즘(Shaktism)과 약간의 비슷한 점을 지니고 있다.
9)부다(Buddha): 아홉 번째 화신으로서 불교의 개조(開祖) 부다를 드는 것은 불교와 힌두교의 융합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이 앞에서 본 대로 힌두교의특징 중의 하나이다. 이에 대한 푸라나의 설명은 모두 힌두교의 입장에 의한 것이다. 이는 불교의 사상적인 면과는 거의 관계가 없다. 또한 비슈누가 부다가 되어 이 세상에 출현하여 악마와 악인을 파멸시켰다는 주장은 인도 정통파 측에서 보는 불교관이라고 생각된다.
부다가 비슈누신의 아홉 번째 화신으로 흡수된 것은 힌두교 속에 투영된 불교의 영향으로도 볼 수 있다. 한편, 부다가 비슈누의 화신으로
간주되고 만 것은 불교가 힌두 세계에서 더 이상 특색 있는 종교로서의 근거를 상실하는 계기가 된다. 현재 힌두교도들은 부다를 비슈누
신의 아홉 번째 화신이라 믿고 있어, 그들에게 있어 부다는 힌두교의
주신(主神) 비슈누 그 자체인 것이다.
10)칼키(Kalki) : 칼키는 암흑의 시대인 파괴기(kail-yuga)가 끝날 무렵에 손에는 빛나는 불칼을 든 채 백마를 타고 나타나는 미래의 화신이다. 그는 사악함을 물리치고 정의를 재건하여 생성기(krta-yuga)의
법(옴금)에 따르는 자를 구원한다고 한다. 결국 칼키는 현상태로서의
우주의 파괴기에 나타나 자신 속에 모든 선(善)을 거두어들인 후 다음
단계의 우주 생성기가 될 때 다시 선과 질서를 우주에 펼쳐 내는 임무를 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칼키는 일반 민중으로부터 미래의
구체주로 추앙 받고 있다.
첫댓글 Bol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