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3.2. 148일차 이어말하기
국제민주연대 나현필
2015년 10월 7일부터 이 곳에서 농성 중입니다. 삼성이 직업병 문제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고 외친 지 148일이 되었습니다. 그간 재발방지대책 약속은 했지만 나머지 사과, 보상에 대해선 대화를 하지 않았습니다. 삼성은 자체 보상위원회를 만들어 일방적으로 기준을 만들어 집행하는 것으로 보상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과 역시 내용 없는 사과로 피해자들을 기만하고 있습니다. 제대로된 사과, 보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이 원하는 보상과 사과를 해야 합니다.
삼성은 반도체 LCD 에 직업병이 생겼음을 인정하고 제대로 해결하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3월 달은 황유미씨가 돌아가신 지 9년이 된 추모의 달입니다. 다른 유미들도 추모하고 삼성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기 위해 3월 한 달을 보내고자 합니다.
국제민주연대 나현필 님 모셨습니다. 제가 알기론 제 주변에선 항공을 가장 많이 이용하고, 마일리지로 또 항공을 이용하는 분 맞지요?
- 네
소개를 부탁합니다.
국제민주연대는 2000년에 만들어졌어요. 그 당시는 국내의 문제를 해외에 알리는 게 국제 활동이 주로 있었는데, 저희는 국제의 문제를 국내에 알리는데 초점을 맞추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해외에 나가있는 국내 기업의 인권침해 문제를 감시하는 활동을 주로 하고 있고, 해외 민주주의 문제를 국내에 소개하고 연대를 조직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인권침해 문제가 많아서, 오히려 해외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간혹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희 단체가 망할 지경이예요. 한국이 어느 정도 발전을 하고, 아시아 나라들에 비해 시민사회단체가 성장했다싶은데,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들면서 한국사회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보니, 오히려 국내의 일을 해외에 알려야 하는 지경입니다. 외국에 연대를 할 여력이 점점 없어지는 것같아 국제 연대를 주로 하는 활동가로서 걱정이 많이 됩니다.
한국의 GDP 수치로 보면, 지금까지 해외에서 받은 도움을 돌려드려야 할 시기 같지만, 주변의 삶과 인권 실태를 보면 팍팍하여 멀리 있는 분에 대한 연대가 다음 순위로 밀리는 것 같아요. 그래도 우리가 가장 힘들 때 외국에서 도움을 많이 받은 건 틀림없는 사실 같아요. 해외에도 여전히 관심을 갖고 우리의 역할을 놓쳐서는 안 될 것 같아요.
우리가 해야 하는 역할을 소개해 주세요.
국제민주연대는 기업에 대응하고 있는데, 전세계적인 경제 위기 때문인지, 임금 체불 내용이 많이 접수되요. 저희도 난감합니다. 기업도 ‘우리도 힘들다’고 호소하기도 하구요.
올해 오월 말에 기업과 인권 워킹 그룹이 방한하는데 그 준비를 열심히 하려 합니다. 유엔 차원에서 초국적 기업의 인권 침해 문제를 심각하게 다뤄보고자 합니다. 초국가 인권침해를 국가가 제대로 제약하지 못하니 유엔에서 제약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 왔구요. 기업들도 인권을 존중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하고, 기업이 인권 침해를 했을 때 구제할 방법을 법률로 만들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는 추세예요. 총 5분으로 구성된 워킹그룹이 각정부의 이행사항을 점검하고, 각 기업들의 인권침해 이슈를 찾아보고, 기업, 시민사회단체, 정부를 만나고 유엔 인권위원회에 보고하게 되요. 유엔에서 권고하더라도 정부가 무시하면 그만이긴 한데, 많은 정부들은 유엔의 지적에 눈치를 보기 때문에 올해 5월에 방문을 하게 되면 삼성의 문제를 유엔에 충분히 전할 수 있도록 준비 중에 있어요.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을 하는데, 언어만으로 소통은 안 될 것 같아요. 말이 통한다고 인권침해당한 이들이 원하는 것을 다 알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어려움이 있다면 어떻게 해나가시는지 말씀해주세요.
- 언어 문제가 가장 커요. 1월 달에도 집회와 결사의 자유에 관련한 특보가 오셔서 여러곳 다녔는데 통역이 어려웠어요. 문맥에 맞게 전하는게 어렵더라구요. 노동의 현실을 아는 이가 잘 풀어서 전해야 하는데, 유엔에서는 중립적이기 위해 전문 통역사를 모셨지만 그 분이 당황하셨다고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통이 되었던 건 피해자를 만나면 언어를 넘어서 진정성을 느끼는 것 같아요. 강남역 화려한 곳에 와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나. 라면서. 충격을 받으세요.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는 만으로도 효과가 있지 않아 해요. 충격이 자꾸되면 더뎌질까 걱정되긴해요.
한국 정부가 국제 기구의 조사, 압력에 영향을 받는지 궁금하네요.
-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차이가 있는데, 이명박 정부는 녹색 정부 해서 해외에서는 평이 좋은 편이기는 했어요. 국제 사회를 의식하는듯했는데, 박근혜 정부와서는 아예 무시하는 것 같아요. 인터넷에서 유엔을 치면 한국정부가 북한 인권과 관련해서는 많이 언급한 게 나와요. 그러나 한국 사회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등한시 하는 걸 볼 수 있어요. 그래도 유엔을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반기문 사무총장에 제 역할을 다하라고 요구하고 있어요. 반기문 총장이 유엔의 가치를 잘 알거라고 믿는 이도 있는데, 한국'위안부‘문제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보여준 것처럼 유엔에서의 활동이 국내에서 어떻게 적용될지는 잘 살펴야 할 것 같아요.
국제민주연대의 주요 역할이 해외에 있는 국내 기업의 인권 상황을 감시한다고 하는데, 사례를 들어주세요.
- 최근에 중남미 조사를 다녀왔는데 마약, 갱이 활개를 쳐서 인권 침해가 엄청난 곳입니다. 기업이 갱을 고용해서 노조 지도자를 납치하거나 폭력 강간하는 경우도 있어요. 한국 기업만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한국 기업에 그런 일에 빠지지 않는 게 문제인 것 같아요. 한국 기업은 노조를 허용하지 않는 문제도 큽니다 전 세계 어디 가더라도 문제제기를 받는 내용이예요. 어용노조로 만들어버리거나 노조 지도자를 매수하기도 해요. 한국 기업인들은 노조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이예요. 어디에서 연유할까보면 삼성이 떠오르죠. 한국의 노동탄압을 해외에 가서도 그대로 하고 있어요. 해고하고 ,해고해도 사설 경찰을 동원하고. 말이지요.
베트남, 중국 등에서 폭력 노조 탄압 등이 접수되는데,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새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지켜야 할 기준을 지키기 않고 해외에서 악랄하게 이윤 추구만 하는 걸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요?
- 저희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아요. 국내에서 기업이 이렇게 하면 골치 아프다. 라는 것을 알면 바뀌고 관례가 될텐데, 국내에서 노동개악이 통과되면 저성과자 해고가 일상이 되고. 그러면 해외에도 이것이 일상이 되지 않을까싶어요. 쉽지 않네요.
오늘 오전에도 기자회견이 있었는데, 삼성 하청공장에서 일하던 젊은이들이 메틸알코올에 노출되어 실명 위기가 온 일에 대해 삼성과 LG에 공개 질의를 한 내용으로요. 삼성은 전자산업시민연대(EICC)에 가입해서 기업의 윤리를 지키겠다고 약속했지만 삼성은 하청 업체를 이윤의 도구로만 보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요. 국내에서도 이런데, 해외는 어떨까 걱정이 많이 되더라구요.
-2011년 기업과 인권 원칙을 보면서 자신의 기업만이 아니라 하청, 유통, 소비자 모두에서 인권침해 여지를 면밀히 살펴서 인권을 지키자라고 되어 있어요. 아프리카 어느 광산에서 핸드폰 부품을 만들 때 아동 노동을 착취하지 않은 지를 삼성에서 먼저 조치를 취해야 할 책임이 있는 거예요. 문제가 생기면 소비자에 AS를 제대로 해야 하는데 삼성은 그러지 않고 있어요. 누가 실명되거나 죽어서 만든 제품이라는 걸 소비자가 안다면 꺼림직 하지 않을까요. 다른 기업들은 그 책임을 지고 있는데, 삼성이 그 책임을 다 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반올림에 병에 결렸다고 제보한 수만 222명이고 그 중 76명이 사망했어요. 안타까운 죽음과 희생이 있었다는 게 국제 사회에 알려진다면, 삼성 제품에 우호도가 떨어질 게 뻔해요. 삼성은 이를 돌아봐야 할 것 같아요. 비윤리적인 제품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길 바랍니다.
국제민주연대에서 기업 문제 말고 공정 무역을 하고 있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 소개 부탁합니다.
- 공정 여행을 하고 있는데 윈난성, 사천성 등을 하고 있어요. 이왕 여행을 가는 것 현지 주민에 도움이 되는 방식입니다. 이것도 사실 걱정입니다. 경기가 어려워 다들 허리를 졸라매고 있어서요.
국제민주연대에서 활동하는 것을 보면 인권을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은 국내외로 필요하다. 시민사회에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어요. 지금까지 인권의 가치가 국내에 머물지 않고 각국에 전하는 나현필 활동가였습니다.
마무리 할 때에는 삼성에 하는 따끔한 이야기를 해요.
- 작년에 오고 올해 처음 왔는데, 이렇게 오래갈지 몰랐어요, 누군가가 바깥에서 주무시고 있어 제 마음이 불편하더라구요. 5월이 워킹 그룹이 오기 전에는 이 분들이 집에서 주무실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싶어요. 삼성이 마음만 바꾸면 해결할 수 있는 일이예요. 혜경씨가 언제까지 이렇게 고생해야 하나요. 국내에서 제대로 기준을 정하고 해결하면 해외에서 똑같이 문제가 나와도 한결 문제 해결을 쉬울 거예요. 해외에서도 삼성의 평판이 좋아질 거구요. 공덕을 쌓아야 이건희 회장님도 좋은데 가지 않겠어요. 농성과 관련해서 해외에서 많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어요. 제안을 주시면 국제 행동의 날 등을 정해 국제민주연대에서 함께 적극적으로 하겠습니다. 3월 6일은 제 생일인데 해마다 이 곳에서 와서 황유미 추모 기일에 참여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3월 4일에 하시더라구요. 다행인 것도 같고. 6일에도 꼭 농성장에 들러 응원하겠습니다.
<또하나의 약속> 개봉되면 뭔가 변화할 줄 알았는데, 개봉관도 적어서 많이 못 봐서 안타까워요. 반올림 페이스북을 보면 답답하면서도 어떻게 이렇게 많이 연대도 오고, 주무시는 분도 많을까하여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많이 배워요. 저도 자주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