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생각] 사람과 나무와 詩와 함께 한, 새 책 '나무가 말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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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 '나무가 말하였네 2- 나무에게 길을 묻다'의 표지를 펼쳐놓은 모습입니다. |
[2012. 1. 18]
바람이 좋은 섬, 제주도에서 사흘을 보내고 돌아와 나무 편지 올립니다. 새 책을 한 권 냈는데, 간단히나마 소개해 드리려고요. 지난 2008년에 '나무가 말하였네'라는 제목의 책을 낸 적이 있습니다. 여러 종류의 시 모음집이 있지만, 그들과는 조금 다른 시 모음집을 갖고 싶었습니다. 나무를 주제로 한 시 모음집이었습니다. '나무가 말하였네'는 그런 생각으로 만든 책이었습니다. 나무를 주제로 한 시 70편을 모으고, 각각의 시에 알맞춤한 사진을 골라내고, 그 시의 분위기에 맞는 제 글을 잇대어 편집한 책이었지요.
책은 2008년에 나왔지만, 실은 이같은 작업은 제가 홈페이지 솔숲닷컴을 처음 시작한 2000년부터 해 온, 어쩌면 일상과 같은 일이었습니다. 제 홈페이지의 부제를 '사람과 나무와 詩가 있는 곳'이라고 붙인 것도 그래서였지요. 오래 전 제 홈페이지를 기억하시는 분들은 잘 아실 겁니다. 그때에는 '나무가 있는 詩'라는 메뉴를 따로 만들어 놓고, 그 안에 나무를 주제로 한 시들을 차곡차곡 쌓아두었습니다. 아마도 그 당시에 대략 3천 편 정도의 시를 모아두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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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낸 책 '나무가 말하였네 2 - 나무에게 길을 묻다'의 본문 중 하나. 처음 편집할 때에 시안으로 만들었던 페이지입니다. |
그러다가 저작권에 대한 우리 사회의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하면서, 저 역시 시인들의 허락 없이 홈페이지에 그 분들의 시를 베껴 넣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내 그 메뉴는 폐쇄했습니다. 시에 대한 생각까지 내려놓을 수 없었기에 홈페이지의 부제만큼은 그대로 두어 지금에 이르렀지요. 어쩌면 많은 분들이 詩는 없는데, 왜 홈페이지 제목을 '사람과 나무와 詩가 있는 곳'이라고 했을까 하고 의아해 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홈페이지에 보여드리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늘 시를 가까이 두고 살았습니다. 새로 발표되는 시들 가운데에서 나무에 관한 시들을 따로 모은 건 당연한 일이고, 거기에 짬짬이 제 메모를 덧붙이기도 했지요. 이 아름다운 시, 그리고 이 시를 이토록 아름답게 한 나무들의 이야기를 더 많은 분들께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친구들과 자주 나누었는데, 그 이야기가 신문사 문화부 기자에게 흘러들어갔고, 마침내 지난 여름부터 겨울까지 신문에 '시가 있는 아침'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다섯 달 동안이나 매일 연재할 기회를 갖게 됐던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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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키우고, 사진 설명으로 짧은 식물 정보를 추가한 '나무가 말하였네 2 - 나무에게 길을 묻다'의 본문 중 한 페이지. |
칼럼을 연재하는 동안 많은 분들의 격려를 받았습니다. 나무를 주제로 한 시가 이리 많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말씀을 시작으로, 나무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방법을 돌아볼 기회가 되어서 좋았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석 달을 약속하고 시작한 칼럼을 다섯 달까지 연장하게 된 것도 그런 호평 덕분이었습니다. 짧은 글이었지만, 매일 한 꼭지씩 쓴다는 게 여유로운 일은 아니어서, 생각보다 힘에 부친 것도 사실이었죠. 그래도 분에 넘치는 칭찬과 격려가 그 어려움을 즐거움으로 바꾸어 주었습니다.
한 권의 책으로 엮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순서였습니다. 몇 분이 이 책을 내겠다고 제안해 오셨지만, 무엇보다 지난 번에 낸 '나무가 말하였네'와 짝을 이루고 싶었습니다. 책 제목을 '나무가 말하였네 2'로 한 건 그래서입니다. 새로운 맛이 좀 떨어지는 듯해서, 부제를 따로 붙였습니다. '나무에게 길을 묻다'라는 다소 진부할 수도 있는 제목이지만, 저로서는 이보다 더 알맞춤한 제목은 없지 싶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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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에서는 사진만으로 가득 채워서, 눈으로 보는 페이지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
욕심도 있었습니다. 이번에 낸 책을 더해 두 권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할 수만 있다면 아예 '시로 쓴 식물도감' 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연작 형태로 계속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던 거죠. 이번 책에서는 고작 80편 정도의 시를 추려냈습니다만, 이건 그야말로 시작에 불과합니다. 얼마나 많은 나무들이 시인들의 에스쁘리를 일으켜 세웠고, 그 아름다운 詩心은 바로 우리 삶과 생명의 알갱이가 될 수 있음을 조금이라도 더 살펴보고 싶은 겁니다.
꼭 하고 싶은 일이건만 이건 여러분들의 도움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독자들의 반응이 가장 중요한 열쇠입니다. 새 책을 내면서, 출판사와는 다음에 한 권을 더 낼 것까지 약속을 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이 약속이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이번에 낸 책에 대한 반응이 좋아야만 하겠지요. 반응이 적은 책을 출판사가 왜 내겠습니까. 그래서 이 책은 누구보다 우리 '나무 편지' 독자 여러분들께 잘 살펴 봐 주십사 하고 부탁드리고 싶은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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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낸 책 '나무가 말하였네 2 - 나무에게 길을 묻다'의 또 다른 페이지 하나입니다. |
책을 여러 권 냈습니다만, 이처럼 드러내놓고 많이 살펴봐 주십사 하고 부탁드리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냥 새 책을 냈다고 알려드릴 뿐이었습니다만, 이태 전에 낸 사진집 '동행'에 이어 이번 책만큼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나무의 아름다움, 그리고 나무와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알갱이를 할 수 있는 한 더 하고 싶은 때문입니다. 제가 따로 가지고 있는 나무 시의 목록 7천 여 편 가운데 두 권의 책을 통해 보여드린 시는 고작 150편 정도에 불과하니까요.
더 많은 분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신문 연재를 마치고 한 권의 책으로 엮으면서 조금 더 신중하고자 했습니다. 우선 신문 지면의 한계로 부분 생략했던 시의 원문을 완벽하게 살렸고, 신문에서 조그맣게 보여드렸던 사진을 넉넉한 크기로 키웠습니다. 또 각각의 식물에 대한 '식물도감적 정보'를 간략히 추가하기도 했습니다. 짧은 정보이지만, 식물을 만나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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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 낸 '나무가 말하였네'의 표지도 고쳐서 새 책과 짝을 이루게 하고, 두 권을 한 세트로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
아무쪼록 새로 낸 '나무에게 길을 묻다- 나무가 말하였네 2'에 대해 큰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한 말씀 더 올립니다. 새 책 소개를 내용으로 하는 나무 편지는 앞으로 두어 차례 더 보내드리겠습니다. 귀찮으시더라도 이해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나무가 말하였네 2 - 나무에게 길을 묻다' 살펴보기 '나무가 말하였네 - 두 권 세트' 살펴보기
고맙습니다.
고규홍(gohkh@solsup.com)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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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숲의 나무 편지]는 2000년 5월부터 나무와 자연과 詩를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