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코칭 후기를 이제야 남깁니다.
그동안은 어떤 문장들로 설명해나가야 할지 몰라서 망설였어요. 그런데 요새 문득 1년 전의 코칭이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가 이전보다는 조금 더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의미는 아마 시간이 흐르면서 또 달라질 수도 있겠죠.
2차 코칭을 했던 게 벌써 1년이나 되어 그때와 같은 계절을 맞이했다는게 신기하네요.
작년의 이 계절은 제가 세상에서 사라질 것만 같은 추위였거든요. 그리고 그러기를 바라기도 했던 것 같아요.
내가 딛고 서있는 바닥 속으로 푹 꺼져버리길 바랐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겨울의 시작 앞에서는 정말 많은 게 바뀌어 있네요. 저는 올해를 ‘새로운 시작‘이라는 단어로 정리할 수 있을 만큼 제 삶에서 바뀐 것들이 많아요.
새로운 집, 새로운 직장, 새로운 인연, 배움.
이 모든 것들이 한 번에 제 삶에 밀려들어온 한 해였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때때로 어떤 일이 일어나면 왜 하필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에 대해 의문을 품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앞뒤 보이지 않게 절망적일 때도 있습니다.
또다시 삶의 어떤 바다 앞에 던져질 때면 끝이 어딘지 모를 수평선 어딘가만큼 삶의 답이 아득해 보일 때가 있어요. 전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휘청일 때가 여전히 있습니다.
하지만, 1년 전과 다른 점이라면 이젠 그 바닷속으로 끌려 들어가지 않는다는 거예요.
방향 키는 내가 쥐고 있다는 생각으로 어디로든 나아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끝이 없어 보이는 수평선 너머에도 결국 종착지는 있어요. 이제는 그런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삶의 비밀 하나를 알게 돼서 풀어 나아가는 법이 조금 쉬워졌다 하더라도 금방 다시 길을 잃은 것 같은 때가 오더라고요. 아직은 서투니까요.
우리는 계속 이 삶을 살아가야 하고 또 한 번씩 풀어내야 하는 삶의 숙제들 앞에서 매번 평온할 수는 없을 거예요. 하지만, 이전과는 다른 방법들로 조금 더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모든 것들이 지금 순간만을 위한 결과는 아니라는 생각으로. 지금 당장 보이는 결과들이 훗날에는 어떤 모양들로 다시 내 앞에 나타날지 모른다는 설렘으로.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이제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것 같은 때에도 다시 나를, 삶을 찾아 돌아오는 법을 알았다는 것입니다.
내가 나를 지키는 법을 터득해 나가고 있어요.
이전에는 모든 것은 내 탓이며 내 안에서 온다는 게 인정하기 싫고 거북했어요.
하지만, 조금만 바꿔 생각하니 내 안에서 오는 것이니 내가 바뀌면 그 어떤 것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남의 탓, 세상 탓이면 그건 내가 더 이상 어찌할 도리가 없잖아요. 근데 내가 바뀌니 내 주변의 것들이 다르게 보이고 바뀌어갔어요.
내가 갇힌 시야 안에서 한 발자국만 나와서 바라봐도 아무렇지도 않은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 한 발자국이 왜 그렇게 무겁게만 느껴졌는지.
그때는 그게 돌덩이 같았어요.
하지만 그 안에서 나오니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제 코칭을 담당해 주셨던 섬김님께서 해주신 말씀 중에 지금까지도 마음에 남아있는 것들이 있어요.
그중에서도 지금 문득 생각나는 하나는
우리가 가진 신념 때문에 우리는 살아오면서 많이 힘들었고 때때로 걸려 넘어져 아팠습니다.
하지만, 그 신념 덕에 우리는 또 이만큼 살아올 수 있었고 어쩌면 나를 지탱해 주고 이만큼 이뤄낼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신념들을 나쁘게 바라보기만 할 게 아니라 그저 알아봐 주고 바라봐 주고 놓아주고 보내주는 것.
그게 우리가 해줘야 할 일 같다고 느꼈습니다.
이런 것들이 제게는 가장 큰 배움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젠 최악을 생각하지 않아요.
모두 괜찮을 거고 괜찮습니다.
의연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어요.
당장은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도 우리의 본질인 평화로움과 사랑과 빛을 찾으려 합니다.
이젠 최악을 향해 가는 법이 아닌 최선으로 가는 방법을 찾으려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 같아요.
저는 작년 겨울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았던 저에게 고마워요. 작은 용기가 열어준 세계는 꽤나 살아갈만한 세상이었습니다. 그때 제가 용기를 내지 않았다면 저는 올해의 겨울을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으니까요.
주저앉아있던 저를 일으켜주려 도와주셨던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고, 나 하나도 벅찬 세상을 살아가면서 주변의 안타까움을 포기하지 않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덕분에 용기를 냈어요.
지나고 보면 이렇게 감사한 것들 투성이인데 우리는 그 지나는 순간들을 제대로 누리는 법을 모르는 듯합니다.
그걸 몰라서 꽤나 괜찮은 삶을, 길을 걷고 있음에도 그 삶을 온전히 사랑해 주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해요.
이제는 내가 걸어가며 보는 삶의 풍경들을 모두 느끼며 누릴 줄 아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그 안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사랑이고 감사한 것들임을 아는 사람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책이 저를 안아줄 수 있다는 경험을 하게 해준 문장인데요.
저는 ‘신과 나눈 이야기’의 이 부분을 보면서 참 많이 위로받았고 삶이 나를 따뜻하게 품어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이 문장은 제가 괜찮지 않을 것만 같을 때면 마음속에서 잔잔히 떠오르면서 제게 괜찮을 거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습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시는 분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구절과 함께 항상 괜찮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므로 너희가 언제 어디 있든지 내 본질인
평화로움에서 분리될 때마다 나를 부르도록 하라.
나는 거기 있으리라.
진리와.
빛과.
사랑과 더불어.
- 신과 나눈 이야기 1 中
첫댓글 한울님~ 저는 반디라고 합니다~
한 번도 뵌 적은 없는 것 같지만 쓰신 문장 문장에 공감이 되고 어쩜 이리 잘 표현하셨을까 싶네요..
저도 제 인생에서 제일 힘들었을때 빛살림상담을 받았어요^^ (저도 섬김님과 배롱나무님한테^^)
각자가 겪는 어려움의 모습은 다를 수 있지만 우리 누구나 다 어려움이 있지요^^
잘 지나오셨음을 축하드립니다~ 맞아요.. 어려움은 계속 있고 또 다가오지만 그걸 겪는 내가 달라졌기에 그 어려움이 옛날과 같지 않고 옅게 그리고 점점 더 빨리 넘어가게 되는 것 같아요^^
1년이나 속에서 삭히고 삭혀 명품으로 탄생한 후기를 보고 답을 쓰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진심이 담긴 소중한 나눔.. 감사합니다~
신나이1에 글귀.. 가슴에 남네요..나눠 주셔서 고맙습니다~♡♡♡
한울님, 정성껏 적어 준 후기 한줄 한줄이 가슴에 와 닿네요.
작년에 받았던 빛살림 상담으로 자신을 들여다보고 성찰 해 온 모습들이 갈피 갈피 보이고요,
그 상담을 함께 해 준 상담사들의 노고도 알 것 같아요.
이렇게 한울님이 성장하고 변화된 모습처럼 빛살림과 빛살림 상담도 성장하는 여정 중에 있습니다.
여러 변화가 많지만 빛살림 상담이 앞으로도 한울님같은 처지에 있는 분들을 일깨워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울님 글쓰기에 달란트가 있어요. 잊고 있던 빛살림의 의미를 글속에서 다시 발견하게 해 주어서 감사합니다.^^
한울님의 감사 가득 후기가 감동입니다.
위로 받으셨다는 그 구절이 제게도 평안을 줍니다.
한울님 내내 평안하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