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
유식이 어려운 것은 용어가 어려운 거지 내용이 어려운 것이 아니다.
왜 쉽게 가면 될 것을 어렵게 가는지 원!
탐욕이 일어난다.
분노가 일어난다.
시기, 질투, 인색이 일어난다.
복잡한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번뇌가 일어난다.
붓다께서 말씀하시기를
"이런 것들이 일어나는 데는 원인이 있다."
라고 하셨다.
(이것이 연기의 법칙임. 연기법이라는 것이 우주의 법칙으로 생각하면 안 됨.)
그래서 원인을 추적해본다.
그랬더니 '나의 내면 깊숙한 곳에 열등감, 결핍감, 불만족, 컴플렉스(complex)가 자리를 잡고 있더라.' 라는 것이다.
이것을 붓다께서 잠재성향(Anusssaya)이라고 부르고, 여기에 일곱 가지가 있다고 하셨다.
감각적 쾌락(성욕 등), 적의, 사견, 의심, 자만, 존재에 대한 집착, 무명이다.
무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는 이와같은 것들을 자아의식, 에고를 형성한다.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잠재성향들이 자극을 받으면 자아의식, 에고가 눈을 뜨고 활동을 시작한다.
번뇌가 일어나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이것을 유식학적으로 설명하면 이렇다.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열등감, 결핍감, 불만족, 컴플렉스를 제8 아뢰야식이라고 부른다.
그것들이 자극을 받으면 에고, 자아의식이 일어나는데, 이것을 제7 말라식이라고 한다.
그러면 생각과 감정이 일어나 욕망을 일으키고, 분노를 표출하면서 그 결핍감과 불만족을 충족시키려는 끝없는 추구가 이어진다.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탐욕이 일어나고 분노가 일어나고 어리석음이 일어난다.
흥분, 짜증, 슬픔, 우울, 등의 수많은 감정이 긴장과 함께 일어난다.
이것을 제6식이라고 한다.
아주 쉽죠!
별거 아닌 것을 가지고 아외야식이니, 말라식이니, 육식이니 하면서 지적인 냄새를 풍기면서 유난을 떠는 것이다.
위빠사나 수행을 할 때는 항상 이것을 잘 관찰하고 조사해야 한다.
단지 알아차림, 사띠만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다.
번뇌가 일어나면 그 번뇌가 어떤 원인으로 일어나는지 관찰과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나의 내면에 애정 결핍, 돈 결핍, 사랑 결핍, 명예 결핍, 열등감 또는 우월감, 불만족, 컴플렉스.....가! 있구나."
라고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위빠사나 수행은 번뇌가 일어날 때 단순히 번뇌가 일어난 것을 알아차리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다.
내면 깊숙히 자리잡은 어떤 원인들이 자아의식과 에고를 불러 일으키고, 그것들이 어떻게 번뇌로 이어지는지 관찰과 조사를 함께 해야 한다.
이것이 칠각지에서 법에 대한 조사(dharma-vicaya)이다.
변계소집성, 의타기성, 원성실성이라는 것도 용어가 어렵지 별 거 아니다.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원인들(열등감, 컴플렉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해서 현재 내가 왜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모르고 살아가는 것을 변계소집성이라고 한다.
내가 오염원들의 통제하에 있는 상태다.
그 원인들의 자극을 받아 자아의식이 생겨나고 에고가 일어나고 잘못된 판단분별을 일으킨다.
이것이 의타기성이다.
원인들이 에고를 일으키고, 그 에고가 어떻게 생각을 일으키고 수많은 감정에 휩싸이게 하는지 관찰한다.
위빠사나 수행으로 법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진다.
미망에서 깨어나고 지혜가 일어나 활동을 시작한다.
번뇌가 떨어져 나가고, 번뇌를 일으키는 원인자마저 무너지만 원만한 성품이 드러난다.
이것을 원성실성이라고 한다.
어렵지 않죠!
용어가 어렵지 별 거 아니다.
알아차림, 관찰과 조사를 통해 번뇌가 떨어져나가고, 지혜가 일어나 끝없이 올라오던 생각들을 모두 무너뜨린다.
마음은 고요해지고 순수의식만이 남는다.
선가에서 '공적영지니, 성성적적이니, 본래면목이니, 본지풍광이니'라고 한다.
이것을 유식학에서 "오직 식뿐이다(유식)!"라고 하는 것이다.
요즘 세상이 시끄럽다.
수많은 생명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자들, 타인의 생명을 빼앗고 건물을 파괴하는 파괴의 화신들의 내면에는 아주 강한 열등감, 불만족, 결핍감이 도사리고 있다.
역사적으로 전쟁을 일으켜 영토 확장으로 제국을 건설하여 영웅으로 추앙하는 자들일수록 더 강한 열등감(우월감이 열등감임), 불만족, 결핍감이 자리잡고 있다.
권력의 정점에 올라선 자들부터 개개인의 작은 가슴에도 크기가 다를뿐 수많은 열등감, 불만족, 결핍감,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세상이 시끄러운 것은 마음이 시끄럽기 때문이다.
마음이 시끄러운 것은 마음을 관찰하고 조사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의 안녕을 위해서 또 개인의 안녕을 위해서, 그 원인들이 어떻게 에고를 일으키고 자신의 정신과 육체를 조종하고 행위를 통제하고, 세상을 헤치고 또 자신을 헤치고 번뇌로운 삶을 살아가게 하는지 관찰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심층적인 자아탐구가 이우러져야 세상도 평화롭고 마음도 자유를 찾을 수 있다.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 이 생각이 왜 일어나는 거지?"
이 간단하고 단순한 거기에 심오한 진리가 있다.
이것이 위빠사나 수행법 중에 어느 한 부분인 '법에 대한 조사'이다.
첫댓글 _()_()_()_
담마위짜야가 이렇게도 설명이 되네요. 쉽게 이해되요, 스님
감사합니다.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