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 백 년에 대하여'
이별이나 상처가 생겼을 때는
백 년이
참 지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로 쓰린 몸에 감각에 눈물에
스쳐가는 세월이
무심하다 생각했습니다
백 년 산다는 것은
백 년의 고통뿐이라 생각했습니다
차라리 상처고 아픔이고 슬픔이고
다 벗어 버리고
어둠 속에 드러누워 있는 것이
축복이라 했습니다
밑둥치 물에 빠트리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엉거주춤 죽어지내듯 사는
주산지 왕버들 같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사랑을 알고부터 백 년은
너무 짧다 생각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 익히는데도
백 년은 갈 거라 하고
손 한 번 잡는데도
백 년이 갈 거라 생각했습니다
마주 보고 웃는데도
백 년이 갈 거라 생각했습니다
백 년 동안 사랑으로
부풀어 오른 마음이
꽃피우는데도
백 년이 갈 거라 생각했습니다
사랑 속 백 년은
참 터무니없이 짧습니다
사랑 속 천 년도
하루 햇살 같은 것입니다
- 김 왕 노 -
원효와 의상.
불법을 구하고자 하는 일념 하나로
목숨을 걸고 먼 길을 나선
두 젊은 승려가
육로를 이용한 길이 막히자
다시 해로를 이용해
당나라로 가고자 당항성 인근에 도착했다.
밤이 깊어 잠시 몸을 쉬기 위해
우연히 찾아든 움막이 알고보니
무덤이었고,
밤에 시원한 감로수인 줄 알고 마셨던 물이
아침에 깨어보니
해골바가지에 담긴
골 썩은 물이었더라는 일화는
화엄경에 담긴 가장 중요한 가르침인
'一切唯心造'의 의미를 설명하는데
너무나 짝이 맞는 이야기라
만들어낸 이야기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화를 거짓이라 폄하하는 사람이나
글을 읽어보지 못한 것을 보면
그 오랜 세월을 두고
이 이야기를 접한 사람들 누구나
이 이야기에 담긴 진실에
공감한다는 뜻이리라.
김왕노 시인의
"사랑, 그 백년에 대하여"도
누군가는 분명히
엄살 혹은 과장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어쩌랴.
당신이 사랑을 알게 되고
사랑하게 되면 그 순간,
이 엄살 혹은 과장은 부정할 수 없는
진실한 마음이 되는 것을...
"만일 어떤 사람이 삼세 일체의 부처를 알고자 한다면
(若人欲了知三世一切佛),
마땅히 법계의 본성을 관하라
(應觀法界性).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다
(一切唯心造)."
화엄경(華嚴經)에 나오는 말이다.
첫댓글 좋은 저녁시간 되십시오...^^*
즐거우면 세월도 빠르게 흘러가고
괴로우면 세월도 더디게 간다지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선생님!
건강한 하루가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