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북이의 어린시절 이야기 한개 -
느림보 거북이/글
아주 아주 어릴때 이야기다.
지금도 그일만 생각 하면
얼굴이 확근 거리고 부끄러워 진다
초등학교를 입학도 하기전 6살 그 무렵,
충청도 대전의
어느 변두리에 살고 있었고
나에게는 2학년이 되는 형이 있었다
형과 나는 그 뜻을 모르고
또한 무슨 말 인줄도 모르고
한 아가씨를 놀렸던 적이 있었다
그녀는 우리집 앞을 지나다니는
하이힐에. 핸드빽. 양장을 한
그 당시 유일한 멋쟁이 여자였다
그렇지만 그녀에 대한
동네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으며
그녀를 부를때 모두들
"양공주.!
"양공주..!"
이렇게 불렀다
나와 형 그리고 동네 아이들도
그녀가 눈에 띄면 고래 고래
양공주라고 소리를 지르며 놀려댔다,
"양 공주....!!"
"양 공주....!!"
나와 형은 그렇게 그녀를 까닭없이
놀리면서도 더 확끈하게 놀려 보는것이
지상 목표이고 특별한 과제 인듯 했다
마침내 우리형제는 그녀를 놀릴
기상 천외한 묘수를 짜내었다,,,
우린 그게 얼마나 나쁜짓 인줄도 모르고
그녀가 지나는 우리집앞 길목에
구덩이를 파놓고
냄새 나는 인분을 가득 넣은후
마른 흙으로 살짝 덮어 놓았다
오후 어둑할 무렵 나와 형이
바라던대로 그녀는 우리의 집 앞을
지나다가 우리 형제의 작전대로
그녀는 그만 발을 그 더러운
오물속을 딛고 빠져 버렸다,
우리 형제가 파놓은 함정에
빠져버린그녀는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창피한듯 주변을 살피면서
발을 동동 구른 채 난감해 했다
그 냄새, 그 인분..
그 황당한 표정나와 형에게는
그 모습이 얼마나통쾌한 일인가
나와 형은 나무판자 담장
광솔구멍으로 그녀의 인분으로
범벅된 다리의 광경을보고
웃음을 참지못해 뛰어나오며
"양공주...!!"라고
소리치며 놀리고는
더욱 길길이뛰며 즐거워했다,,
당황스러워하는 그녀앞에는
순식간에 동네 아이들과 어른들까지
밖으로 나오더니 그녀의 더러운
모습을보며 박장 대소 하였다,
그녀는
얼굴을 가리고는 눈물을 흘리며
꽁지가 빠지게 그자리를
피하려는듯 도망을 가고 말았다
그런일이 있은후 두번다시 우리집 앞에서
양공주 그녀의 모습 볼수가 없었다
나와 형은 놀림감이 없어진 것을
못내 아쉬워했고
몹시 서운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빼쭉구두,핸드빽,
그리고 양장 투피스,
기묘하게 말아올린
그녀의 신기한 머리모양
그런것들을 볼수없어 안타까워 졌다
이제 우리앞에
그런 그녀의 모습은 볼수가 없게되었고
점점 잊혀져만 가고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형의 학교에서 놀다
형과함게 돌아오는 앞에 미군 지프가
갑자기 멈춰서고
난데없이 차문을 열렸다.
태어나서 처음보는 새까만 괴물같이 생긴
큰 흑인 병사가 흰 이를 들어 내며
양공주 그녀와 함께 우리 형제에게 다가 왔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 본 흑인...!!
어린 나는 그 모습에 그만 겁에질려
온몸이 마비되는 것 같았고
얼마전에
그녀에게 저지른 죄가 있어서
형과 함께 필사적으로 도망을 치게 되었다.
우리 형제는 그 흑인에게 잡히면
여지 없이 맞어 죽을 것만 같았다
산만한 흑인은 뒤에서 뭐라고
우리에게 말을 했으나 그 소리가
알아들을 수 없어
괴물임이 틀림 없었다
그날밤 형과 나는
그흑인 병사의 얼굴을 떠올리며
바로 그 검은 인간이
악마이고 마귀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그녀는 또 끔찍한 악마와 어울리는
여자여서 놀림을 당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 우리형제는 확신했다
다시 며칠이 지난후 형과 나는 함께
논뚝 고랑의 미꾸라지를 잡기위해
소쿠리를 들고 나섰으며
형은 좁은 고랑사이에
소쿠리를 펼쳐잡고 있었고....
나는 흑탕물을 일으키며 물속 가장자리
수풀사이을 힘차게 밟으며 물고기
몰이를 신나게 하였다,
고작 미꾸라지 몇마리에 방게를
서너마리를 잡고 있을 무렵
내 발밑이 갑자기 뜨거워 졌다..!
" 으~~~~~~~~~악~!!!!"
나는 너무 놀란 나머지 반사적으로
물밖으로 뛰쳐나오며
발부터 바라 보았다..?
내발은 피범벅이 되어 있었다, ,
내발은 어느틈에
깨어진 유리병에 베어져 상상할수
없을 만큼 피를 쏟아내고 있었다
나는 대성 통곡을 하였으며 형은
나의 상처와 피를보고 난감해하며
어쩔줄을 몰라했다
나는 원래 큰소리로 우는 버릇이 있었다
그래야 사람들이
알아주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나를 달래려고 형은 안간 힘을 썼지만
그럴수록 더 울어 대는 버릇이 있었다
나를 데리고 허락없이
고기를 잡으러 온것부터 형은 부모님께
큰 잘못이라는 불경을 저지른 것이다
더구나 억수같이 쏟아져 나오는
나의 피로인해 형은
이중의 잘못을
우리 부모님에게 저지른 셈이었다
집으로 가까이 다가갈 수 록
나는 더 큰소리로 울어댔고 상처는
더욱 쓰라려왔다,
나를 달래려던 형도 어른들에게
혼이날것이 두려웠던지 아예 나 보다
큰소리로 울어버리기 시작했다
형제는 용감히 울어 대며 돌아오고 있었다,,
형제가 용감히 울며
마을 어귀에 들어설 무렵.........
우리의 앞에 웬수같은 양공주 그녀가
그 무시 무시한 검둥이
미군병사와 함께 다가 오고 있었다
나와 형은 울음마저 달아나 버릴 정도로
노라하며 또 다른 공포에 질려버렸다
" 맙소사...!!!! "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고 하더니...!!!"
우리 형제는 어찌할줄 모른채
무릎을 꿇으며 주저앉으며 시키지도
않았는데 동시에 빌고 나섰다
나의 피흘림 따위는 검둥이
흑인앞에서는...아니 이 무서운
괴물 앞에서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녀는 우리에게
다가오더니 핸드빽을 열고는
손수건을 꺼넨후 피 범벅이된
나의 발을 닦아 주는것이 아닌가....??
그녀는 흑인 병사에게 우리 형제가
알아 들을수 없는 말로 "쏼라 쏼;라 "
거리며 말을 건네자
검둥이 미군은 곧 찝차에서
비상 약을 꺼내왔고 그녀는 그것으로 오랜
시간동안 정성스럽게
나를 치료를 해주었다
나와 내형이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지금 그녀로 인해 벌어지고 있었다
나와 나의형 그리고 많은 사람이 그토록
놀려대던 그 양공주는 내앞에서
나와 형을 부끄러움 속에
밀어넣고 있었다,,
오물의 구덩이 속에 넣었던 우리에게
그녀는 천사로 우리앞에 앉아 있었다
천사는 나를 치료해준후 양키 껌.
그리고 샌드와 쵸코렛를 주고는
미군 병사와 함께
미소를 지으며 손까지
흔들며 찝차에 몸을 실고 멀리 사라졌다
나는 그 천사가 준 껌은 태어나서
처음 씹어보는 것이 였었다,
또한 묘한 맛의 쵸코렛역시 첨이었다
그 껌은 밤이면 벽에 붙이고
아침에 일어나면 다시 씹기를 두고 두고
우리 형제는 며칠을 반복하였다.
양공주...!!
그녀는 감정을 다스리고 그렇게 놀려대던
우리 형제를 따뜻하게 보살펴 주었었다
그녀의 아름다운 마음은 몇십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잊혀지지 않고 떠오른다
시대의 아픔이며 몸으로 참혹의 세월을
부딛쳐온 그녀는 마음에도 없는
격정의 순간을 얼마나 견디며 살았을까???
근본도 모르고 세상의 이치도 모르던
어린시절에 이유도 모르고
철없이 놀려되던
무지한 나로인해 그녀는
얼마나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었을까....??
어른이 된 지금
나의 옛날을 돌이켜 보면 언제나
그 아름다운 그녀가 떠올려지곤 한다
지금 이시간에도 그녀를 생각하면
고개가 떨구어 지고 부끄러워 진다
양공주,,,양공주...
그녀는 아름다운 천사로
내 가슴속에 남아있다
부끄러움으로 고개숙여
그 천사를 맞이하고 싶어진다
지금 이순간 그녀가 그립다
이른가을
스산한 바람에 옷깃을 여밀때쯤이면
어렸을적에 철없이 인연이 되었던
그 여인의 예쁜 마음과 얼굴이 그리워 진다
그리운 그녀는
나의 마음을 일평생 울려줄 그녀는
지금쯤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행여나 내가 지금까지도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떨구는 것을 알기나할까..? (끝)
- 거북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