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까리 등불 (1941)
조명암 작사, 이봉룡 작곡, 최병호 노래
피리를 불어주마 울지 마라 아가야
산 너머 고개 너머 까치가 운다
고향길 구십리에 어머니를 잃고서
네 울면 저녁별이 숨어버린다.
노래를 불러주마 울지 마라 아가야
울다가 잠이 들면 엄마를 본다
물방아 빙글빙글 돌아가는 고향길
날리는 갈대꽃이 너를 부른다.
방울을 울려주마 울지 마라 아가야
엄마는 돈을 벌러 서울로 갔다
바람에 깜빡이는 아주까리 등잔불
저 멀리 개울 건너 손짓을 한다.
엄마를 잃고 보채는 아가를 돌보는 한 아비의 서글픈 정상이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아주까리 등잔불만이 개울 건너로 깜빡이며 멀리 가버린 아기 엄마의 혼이나마 돌아오는 길을
밝히고 있는 모습에 허전한 심사를 어찌할 수 없다.